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1
김진명 / 해냄 / 199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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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 우선 통쾌하다. 현실에서는 일어난절 없고 그리고 현재까지의 상황으로 봐선 불가능한 일들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소위 강대국이라 불리는 나라들틈에서 기 못펴고 사는 우리나라가 작가는 나만큼이나 답답했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이 출판되고도 여러해가 흘렀는데도 내가 보기에 우리 나라의 상황이라는 것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은 것 같기 때문일까? 그 분을 푸는 마음으로 책을 읽지만. 물론 이 책을 덮고 나면 씁쓸함이 더 짙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문학이 모든걸 해결할 수는 없으니까..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가는 지금 우리가 '조국'에 대해서 얼만큼 생각하고 사느냐고 묻는 질문을 들었을 것이다. 그 질문에 대해서 부끄러워 하지 않을 사람이 몇 사람이나 될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난.. 부끄러운 쪽이다. 이 책은 이런 생각을 하게 해줬다. 요즘은 아마도 나처럼 부끄러운 사람이 많을것이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더 안타까운것은 그 부끄러움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이다. 자신을 희생하는 것은 힘들다. 하지만,내가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자신감정도는 가지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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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마록 국내편 1 - 눈뜨라고 부르는 소리 있도다 퇴마록
이우혁 지음 / 들녘 / 199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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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공포시리즈가 인기 있을 무렵에도 단연 최고의 인기를 받은 작품이다. 무서운 얘기를 듣고는 며칠을 밤잠을 설치면서도 듣고 싶은게 사람마음이듯이 제목에서 느껴지는 으시시한 붕위기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었다.신부님과 현암, 승희그리고 준후 이렇게 넷이서 여기저기 나타나는 사악한 영들을 물리치는 얘기들을 읽는 것은 재미있었다.

무섭기도 했지만 그 이상으로 재미있었고 또 안타깝기도 했다. 귀신이라고 다 나쁜건 아니듯이 사람이라고 다 좋은 사람만 사는게 아닌 이 세상을 비판하는 내용들을 읽다보면 말이다. 생생하게 묘사된 귀신들을 주인공들의 위태위태한 몇 년동안 지치지 않고 읽는 사람이 있다는건 이 책이 재밌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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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는 7시에 떠나네
신경숙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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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방>이라는 신경숙님의 소설을 읽고 작가 신경숙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 소설역시 그렇기 때문에 골랐다. 작가의 차분하게 마음속을 훑어내는 듯한 문체는 잠자는 감수성을 자극한다. 그런 느낌이 나쁘지 않다. 기차는 7시에 떠난다는 암호같은 말 한마디와 그 속에 묻혀있는 과거를 현재와 맞물려서 찾아나서는 하진의 이야기는 추리소설을 읽는 것처럼 흥미로운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 그 속에서 내내 작가의 다른 이야기들처럼 슬픈 기분이 떨어져 나가지 않았다.

이루어지지 못한 애처로운 연인들과 슬퍼하는 동생을 감싸안는 언니와 시름에 빠진 조카를 보살피는 이모의 모습들은 한결같이 '사랑'을 이야기한다. 나는 그 중에서도 특히 가족애에 눈이 갔다. 기억이란 것이 사라져버릴만큼 끔찍한 일들도 가족이란 이름으로 어루만지면 치유가 될만큼 그 결속력은 단단하고 따뜻했다. 조금 여유를 갖고 내가 사랑하는 내 가족들을 돌아보는 기회를 갖는다. 아마도 신경숙님의 도 다른 소설이 나와도 나는 그 이름을 보고 읽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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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은희경 지음 / 문학동네 / 199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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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기사에서 은희경씨의 인터뷰기사를 본 적이있다. 기자는 'ㅇㅇ 에서 뽑은 10대 소설가'에 뽑힌걸 축하한다며 소감을 물었고 작가는 '서로 짜고 나눠주는 상일뿐인데 기쁠 이유가 없다'고 말을 했던걸로 생각난다. 아마 묻는 기자는 당황했을지도 모르지만 읽는 나는 재미있었다.

그래서 이 책을 처음 골랐을때 그런 재미 한가닥을 기대했다. 그렇지만 이 책은 단순한 비판에서 오는 재미보다는 냉소적일정도로 차가운 글을 보여준다. 아니 '차갑다'라기 보다는 공허할정도로 무관심한 태도랄까? 가끔 내가 생각하는 것과 비슷한 구절들을 보면 내 안에도 그런 면이 있었나하고 생각한다. 마음을 분배해놓는 진희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사실 그 태도가 가여웠다. 기쁘지도 슬프지도 화내지도 울지도 않은채 일관하는 그녀는 무얼 말하고 있었던걸까? 이해되지 않았다. 따뜻함에 대한 희망을 품지 않은채 돌아서는 진희의 모습이 안타까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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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반양장) -전16권
박경리 지음 / 솔출판사 / 199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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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글씨. 두꺼운 책. 16권이라는 어머어머한 분량. 과연 내가 저 책을 읽을 수 있을까하는 의심을 먼저 불러 일으키는 이 책을 읽고 있는 중이다. 두 달전쯤 처음 1권을 읽었을때 사실 제대로 읽지 않았기 때문인지 재미를 느끼기 보다는 글자읽는데 연연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 다시 1권을 손에 잡았을때 '어!'하는 말을 스스로에게 할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나도 모르게 재미있다고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초반일뿐인데도 등장인물은 많고, 그 많은 인물 한사람 한사람이 모두 생생하게 살아있다.

영화를 보는 것처럼 '지금 이사람은 이런 표정일테지.' '이 사람은 이렇게 생겼을거야'하는 식으로 하나하나 내 앞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모든 사람의 입장에서서 그들의 심중을 헤아리는건 오랜 세월 살아온 작가의 연륜인듯도 싶다. 그래서인지 난 아직 그네들 심정을 다 이해하지는 못한다. 미운 사람도 있고 좋은 사람도 있고 연민이 느껴질 만큼 가여운 사람이 있는 반면 보고만 있어도 화가 나는 사람들도 있다.

<토지>에 나오는 이런 많은 사람들은 주인공 서희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기 보다는 그 자체로 살아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진짜 삶이란것도 어찌보면 그렇지만. 각자 열심히 자기 삶안에서 살아가는 것이지 다른 사람의 삶에 얹혀서 살아지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한 사람 한 사람 읽어내려가다보니 1권을 벌써 다 읽었다. 아직 15권이나 읽을 책이 남았다는게 나를 기쁘게 한다. 줄어드는 페이지에 가슴졸여하지 않아도 아직은 많이 남은 책이 날 안심시키고 있으니까 말이다. 책이 너무 길어서 선뜻 손이 안간다면 내 글을 읽고 용기를 냈으면 하고 바란다. 이제 2권을 읽어야 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벌어질 일들이 나쁜일이 아니어야 할텐데하는 조바심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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