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돌 1
전민희 지음 / 자음과모음 / 1999년 10월
평점 :
품절


특별히 머리가 좋은 건 아니지만, 책을 읽고 주인공이며 사건들을 잘 잊어버리진 않는다(사실, 실생활에선 지명이며 사람이름이며 유명 문화재 이름등은 잘 잊는다. 내 여행노트들에 쓰인 지명들은 지금도 고치지 않고 있어서 지금 보면 '대체 여기가 어딨었던거야?'라고 묻는 사람들이 생길 것이다..). 헌데, 이 책의 내용이 잘 기억나진 않는다.

이 책이 재미없었냐구? 아니, 그런건 아니었다. 이틀만에 열권의 책을 읽었었던 걸로 짐작컨데 꽤나 재밌었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이 책을 읽었던 시기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잠시 손을 놓고 있다 '반지의 제왕'의 마지막 편이 개봉되면서 판타지 소설을 찾아 읽기 시작했었다. 문제나 무수히 쏟아져 나오는 판타지 소설을 믿을 수가 없어서 그럭저럭 알려진 이름을 찾아다니느라 이영도작가의 드래곤 라자, 퓨처 워커, 눈물을 마시는 새 등을 연속으로 읽고 거기다 전민희 작가의 룬의 아이들과 세월의 돌을 연속 읽는 등...소화해내기 힘들만큼 무작정 읽어댄 까닭일게다.

파비안이라는 캐릭터. 상점을 운영하며 한 푼이라도 더 모아대던 악착같던 모습이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 것은..그런 모습의 파비안을 좋아하기 때문이 아닐까~ 사실, 여행을 떠나고 모험을 하는 파비안도 좋지만..이윤을 남기기위해 그 특유의 상술을 반짝이던 파비안의 모습이 더 기억에 남는다. 전공이 전공이니만큼 눈에 보이는게 다 그런거다.

뭐, 어찌됐든 이 책을 읽었던 시간이 아까웠던 것 같진 않다. 기본을 갖춘 구성과 판타지 소설의 재미있는 기획력은 시중의 시덥잖은 많은 소설들보다 우월하다. 멋진 캐릭터들과 아슬아슬한 사건들도 인상깊었고.. 가슴에 깊게 남는 그 무언가가 꼭 필요한건 아니지 않는가? 그 열권을 읽는 시간동안 난 즐거웠고, 지금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그 때가 무의미했던건 아니니까~

정말로 말하건데, 책은 가려읽는게 좋다. 하지만, 무작정 남을 쫓아 읽는 것도 나쁘다. 다른 모든 사람들한테 좋은 책이 아니었어도 자신에게만 좋은 책이라면 뭐 나쁘지 않지 않을까? 그래서, 결론은? 재미있거나 혹은 아니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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