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해도 괜찮아 1
권교정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1년 2월
평점 :
절판


인물이면 인물, 성적이면 성적 부족한 것 없고, 각종 재주와 재능을 모두 갖춘 남자 주인공과 가진 것은 귀여운 정의감 하나뿐인 여자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심하다 싶을 정도로 순정 만화는 같은 주제가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그래서, 이 만화는 '무언가 다르다'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물론 남자 주인공은 잘 생겼다. 하지만, 만능은 아니다. 성적때문에 고민도 하고 장래를 생각하는 보통의 남자애다. 여자 주인공도 마찬가지다. 노래를 잘하고 공부를 잘하지만, 모든 주위의 꽃미남들이 그녀를 죽자사자 따라다니지는 않는다.여기서 말하는 보통이란, 평범하고 흔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저,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모습중의 일부라는 말이다. 그리고 그 안에는 언제나 처럼 '그 개인이 가진 비범함과 특별함'이 숨어있다.

가창 실기평가나 모의고사때문에 고민을 하는 고등학생들의 모습을 보노라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 정말로, 그랬지.. 그 당시 모의고사 문제 하나 실수했을때 얼마나 안타까워했는지 모른다. 이 만화의 진가는 이런 부분에서 발휘된다. 특별한 주제로 주제 자체만으로 이야기가 되는 화려함없이도, 작은 일 하나하나를 사실적으로 그리고 공감이 가게 표현해 낸다.

그리고 그 안에서 일상의 소중함을 잡아낸다. 평범한 것이 개성이 없다는 말은 아니다. 우리는 그것을 잊고 산다. '어색해도 괜찮아'는 이제 고등학생이 된 긍하의 하루하루를 보여주며, 그곳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잊혀졌던 혹은 현재 겪고 있는 아무렇지도 않았던 일들이나, 지루하게만 느껴졌던 일들이 '추억'으로 드러난다.

또 하나, 스스로 평범하다고 느끼고 있어도 실은 비범하다는 것. 긍하, 강이, 그리고 정언이나 현민이 희정이 덕현이...이들은 학교에서 흔히 보는 학생들일 수 있지만, 그래도 한 사람 한 사람은 독특하고 '남과 다른 재주'를 가진다. 하지만 그 재주들은 오버되지 않아 자연스럽고, 노력하기 때문에 성실하다.잊고 있었던 어떤 그 순간을 살아낼때만이 느낄 수 있는 소중함. 그것을 느껴보았으면 좋겠다.

나는 정말 이 만화를 추천하고 싶다. 책장에 어릴적 읽던 동화책이 한 권쯤 남아서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기쁨을 아는 사람은, 이 만화책이 주는 섬세하고도 사실적인 잔 감동을 느낄 줄 알것이다. 지금 자신의 생활에 변화가 필요하다면, 혹은 잃었던 일상의 소중함을 되찾고 싶다면 이 작은 이야기들에 빠져보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여겨진다. 내가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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