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영웅전설 1 - 여명편 은하영웅전설 1
다나카 요시키 지음, 윤덕주 옮김 / 서울문화사 / 200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기 위해 추천자가 필요하다면, 내가 그 사람이 되어주고 싶다. 읽혀 주고 싶을 만큼의 매력이 있는 책이니까. 그런 생각을 한다. 어느 시대, 어떤 사회에서도 그 사회를 지탱해 주는 것은 그 사회를 향한 희망과 그 사회에 대한 비판이라는..여기 '은하 영웅 전설'이라는 이 책안에는 그렇게 멋지게 사는 사람들이 숨쉬고 있다. 나는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보고 싶은 마음과 덮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 갈피를 잡을 수가 없어서, 이제 마지막 한 권의 책을 남겨두고 이렇게 서평을 쓴다. 한 숨을 돌리고 한 사람, 한 사람을 생각하는 것은 한 순간 눈물이 솟아날만큼 벅찬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듯이 이 책은 한 손에 날카로운 칼을 들고 세상 이곳 저곳 무뎌진 곳을 찔러댄다. 민주주의..그것은 단순한 이름이 아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권리만을 들고 설치고, 그 사람들을 비웃으며 민주주의의 이름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는 이상은, 그것은 또한 이름 이상의 의미는 가질 수 없다. 나는, 트류니히트의 썩은 머릿속을 보고 얼마나 화가 났던가. 오해하지 마시길..내가 좋아하는 양웬리를 대신한 분노는 아니었다. 정당한 분노란 정당한 찬사만큼이나 중요한 원동력이니까.

천재라 불리우는 압도적인 카리스마적 존재인 라인하르트에 의한 정의로운 전제정치는 얼마나 매력적인지. 그는 불의에 대항하고 국민을 위해 그들을 '통치'한다. 양웬리와 율리안의 고민처럼 나도 내내 이 고민을 해야만 했다. 망가질 대로 망가진 정치인들과 자신들의 권리밖에서 사는 사람들이 만드는 민주주의와 한 사람만의 지배지만 그안에서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다면 과연 나는 어느 쪽 손을 들어줘야 할 것인가.

다분히 정치적인 요소를 포함한 이책을 보면서 내 주위를 보는 눈이 넓어진 듯한 느낌이 든다면, 어쩐지 너무 잘난척같지만, 정말로 그런 느낌이 든다. 나는 이들같은 영웅적인 존재는 아니다. 하지만, 그냥 나로 족하다는걸 나는 알고 있다. 이 안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누구나 그에 맞는 개성이 있고 그 존재로 중요할뿐이라고.

내 머릿속에 키운 생각 말고도 가슴속에 자라난 감정 역시 이 책을 읽고 무시할 수 없다.
아니, 단지 그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시간을 아까워하지 않을 수 있다. 나는 수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의 지혜로움과 용감함과 재치있는 모습에 행복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서투르게 고백하는 방법만을 알던 용맹스럽던 장군도 기적을 잃으킨다는 전쟁의 명수가 생활안에서는 언제나 열등생의 자리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도. 그런 작은 모습 하나하나에도 작가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살려 놓는다. 완전한 영웅이 아니라 완전한 사람의 모습으로 말이다.

아깝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슬프다고 느낄 수 밖에 없는 죽음의 모습들앞에서는 다시 되돌리고 싶다는 안타까움이 간절했다. 내가 내내 주의깊게 봐오던 그들이 죽을때, 그때 그때 나도 같이 울어버렸다. 그들이 아주 매력적이었다고, 훌륭했다고 말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이거다. 그들은 옳은 선택을 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으로 살았다고, 아무것도 안하고 포기하느니 무엇을 하고 실패하는 것이 더 멋진 일이라는 것을 잊지 않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좋은 책이었다고 마지막으로 한 마디 적는다. 나처럼 그들을 좋아하게 되고, 나처럼 지금을 돌아보게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지금 이 책을 읽기 위해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닿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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