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6펜스 소담 베스트셀러 월드북 25
서머셋 몸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199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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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우리는 모두 외토리다. 황동탑 속에 갇혀서 동료들과는 부호로 의사를 소통하고 있을 뿐이다. 더구나 그 부호 역시 공통된 가치를 지닌 것이 아니며 그 뜻은 애매하고 불확실한 것이다. 어떻게든지 자기 가슴 속의 소중한 것을 남에게 전하려고 피나는 노력을 하지만 상대방에겐 그것을 받아들일 만한 힘이 없다.

이리하여 우리는 나란히 걸으면서도 서로가 동료인지도 모른체 맞닿는 법이 없는 평행선상을 오로지 혼자서 쓸쓸히 걸어가는 것이다. 우리는 마치 언어도 거의 모르는 이국에 사는 사람들처럼, 온갖 아름답고 심오한 것들을 이야기하고 싶어도 회화책에 나오는 진부한 표현밖에는 쓰지 못하는 딱한 사람들이다. 머릿속에는 여러 가지 생각이 용솟음치고 있는데도 '정원사 아주머니, 우산이 집안에 있습니다.'정도의 말밖에는 못하는 것이다........]

<달과 6펜스>를 생각하면 난 줄거리는 거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이 구절만은 생생히 기억한다. 사람이 인간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이유가 자신을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들을 알아가기 위해서가 아닐까?... 하지만 사람들은 그들의 생각을 제대로 표현해 내지 못한다. 그런 현실을 가장 잘 드러낸 표현이 이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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