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향수 (양장)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강명순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좀머씨 이야기>로 잘알려진 파트리크 쥐스킨트를 생각하고 있던 나에게 이 소설은 충격이었다. 다른 책 뒷면에 실려진 광고를 보고 이 소설을 찾아 읽었던 것이 기억난다. 그 때는 지금처럼 표지가 하얗지 않고 검정색이었다. 그래서 그 책이 더 암울하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처음에 내용을 읽으면서는 좀 지루하고 황당해서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다. 솔직히 처음부터 끝까지 한자리에서 읽기엔 지루한 면도 있었다. 하지만 주인공 그르누이의 활동이 시작되면서는 점점 더 흥미로워졌다. 난 원래 읽은 책도 주인공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거의 5년전에 읽은 이 책의 주인공 이름을 기억하는건 정말 특이한 캐릭터였기 때문이리라. 타인의 냄새는 기막히도록 잘 알지만 자신은 냄새가 풍기지 않는 사람. 특이한 설정이었다.
마지막장을 읽으면서 난 멈칫했었다. 그리고 다시 읽었다. 이렇게 끝을 맺는 구나. 그 장면은 소위 요즘 유행어인 '엽기'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장면일게다.
작가가 표현하고자 했던 내용과 내가 느낀 내용이 일치 하는지는 모르겠지만...모든 사람들에게 존재를 인정 받지 못했던 한 인간이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한 노력이 아니었을까..냄새가 없는 그르누이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랐고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지도 못했다. 그가 만들어 낸 향수는 그의 인정 받고 싶은 욕망의 산물이 아니었을까.. 나중에 자신이 무슨 일을 한지 깨닫고 자신의 죽음을 자청하는 모습... 그도 그것은 진정한 만남에 의한 사랑이나 인정이 아니라는 사실을 자각한 것이다.
모든 사람들에게는 그르누이와 같은 욕망이 있을 것이다. 다만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이나 행동함에 있어서 다를 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