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별이 사라지던 밤
서미애 지음 / 엘릭시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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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주는 인터넷이 거지 같았다.
아예 안되었으면, 서비스를 불렀을텐데,
되다가 말다가..하였고, 전화로 원거리 고침(trouble shooting?)을 하고,
또 되다가 말다가 하여서, 마침내, 집에 기사가 와서 고쳤다.
이곳에서 그들의 인건비는 참으로 비싸고, 그들의 걸음은 참으로 귀하다.

덕분에 나는 인터넷 금단현상으로 손톱이나 물어 뜯다가,
나의 아저씨를 못본다고 머리를 쥐어 뜯다가,
요번주는 결방이라는 소식에 기운을 내어
집에 있는 시집들을 훑고, 책들을 읽었다.

한국사는 친구가 보내준 책들은
내가 선택한것이 아니라서, 내용이 예측불허이고
그래서 골라 읽을 때마다 스릴이 느껴진다.

나는 귀찮은 게 팔자인 사람이라,
처녀적에는 이모나 엄마에게 옷을 사오라 카드를 주고,
그들이 사다주는 신발과 가방과 옷을 입고 다녔으며,
마음 맡는 미장원 언니를 찍어 놓고, 
그 언니가 짤르라면 짜르고, 염색을 하라면 염색을 하고, 볶으라면 볶았는데
참 편하고 좋았었다.

책도 이렇게 누군가가 그래주니, 
이 또한 새로운 경험인데도 익숙한 냄새가 나고 좋았다.
책을 읽어 주는 여자 혹은 남자 말고도,
책을 골라 주는 여자 혹은 남자도 괜찮은 직업이리라 생각한다.
다만, 이 또한 괜찮은 직업이라 돈과 거리가 멀듯하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드라마 원고를 읽는 듯 
묘사하는 장면들이 머리속에 그려졌다.

이야기가 아주 짧게 느껴지고,
스토리 전개가 흥미로와 읽는 속도는 빨라지고 말이다.

다 읽고 나서, 작가의 후기를 보니
가족을 잃은 작가의 경험이 쓰여 있었다.

중간중간에 속독으로는 감당하지 못할
겪어 본 사람의 감정들이 빼곡히 그려져 있었을 때 알아 봤어야 할 일이었다.

서미애작가의 말대로
작가는 잔인한 직업이다.
견디기 힘든 시간을 지나가도,
그 감정들을 다시 실타래로 풀어내서, 
이리 이야기로 다시 짜내는 일을 하니까.

작가뿐이랴
사랑하는 사람은 별인데
그 별을 잃고도
그 한결같은 내가 서있는 곳의 풍경같았던
그 별들을 잃고도..

그 부재를 순간순간 확인하면서
몸을 일으켜 일상을 살아가는 그 숱한 사람들이
사람이 할 짓을 아닌 나날을 지켜가는 데..

쥐뿔도 모르는 나는 
그저 나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만 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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