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69 - 상 여기자 안니카 시리즈 2
리사 마르클룬드 지음, 한정아 옮김 / 황금가지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전작 <폭파범> 이은 여기자 안니카 벵트손 시리즈의 제 2편이다.

제 2편이되, 전체 시리즈의 시작점에 가까운 프리퀄으로서,

아직 신출내기 기자인 안니카가 스톡홀름 중앙지로 진출하기 위해 인턴 기자를 하고 있던 시절의 이야기다.

 

사회지 기자를 중심으로 하였던 <밀레니엄>과 달리

이 시리즈의 안니카가 일하는 신문은 타블로이드 이므로,

살인 사건과 같은 보다 원색적인 소재와 정치 스캔들에 선정적으로 접근하는 만큼

대중적이고 친숙한 시각으로 접근해 간다.

따라서 안니카 역시 어떤 사명감이나 치열한 사회 의식보다

특종과 판매 부수에 연결될 수 있는 논란 거리를 쫓아가는데

그 과정이 역시 흥미롭다.

 

때로는 우연으로, 때로는 고민끝에 내린 판단의 결과로

사건 당사자들과 관계를 맺으며 다른 기자들이 가지지 못한 이야기 거리를 찾기 위해

이리저리 동분서주하는 여기자.

성폭행 살인사건의 피해자와 얽힌 사건의 뒷 이야기는

그녀 자신의 복잡한 현재와 맞물려 묘한 동질감을 자아낸다.

그녀 또한 남자 친구와의 문제, 자리를 얻고 싶은 스톡홀름의 신문사 내부에서의 문제 등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에,

어린 나이에 힘겨운 삶을 살아가다 결국 비극으로 마감한 희생자의 삶은

아직은 그저 하나의 사건 소재로만 여겨지지는 않는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신문사 내부를 들여다 보는 재미와

사건의 끝이 어떻게 될지 조마조마하게 결말을 향해 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매우 흥미로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나름 충격적인 반전으로 마무리되는 이 시리즈의 다음 편은 과연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을지..

기대되는 시리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50인의 사진 -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BIG IDEA
크리스 디키 지음, 김규태 옮김 / 미술문화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각 예술 분야에 따라 그 분야의 역사를 정리한 책은 상당히 많다.

회화사라든가 영화사에 관한 책은 내 서가에도 꽤 꽂혀있다.

그렇지만 어찌 보면 가장 대중적인 예술 (직접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으로 자리매김한 사진의 역사는

다른 분야에 비해서 오히려 덜 대중적으로 공부되거나 받아들여지고 있지는 못한 듯 하다.

유명한 화가나 영화감독의 이름은 누구나 알되,

중요한 사진가의 이름은 알고 있는 이가 그렇게 많지 않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50명의 중요한 사진가로 사진의 역사를 정리한 이 책은 그래서 나름 가치가 있다.

 

사진의 역사에서 주요한 인물은 초기에는 그 예술성과 성과를 인정받는 사진가 이외에

테크놀로지 그 자체를 개발해 간 발명가부터 시작된다.

사진기와 인화법 등의 테크놀로지 자체의 발전이 기법과 표현의 발전이었던 시절이다.

 

어느 정도 기법과 기술이 정착되고 났을 때 그 소재와 표현 양식에 대한 고찰이 이루어지고

대가들이 나타난다.

이 책은 그 카테고리를 보도사진, 기록사진, 인물사진, 패션사진, 풍경사진, 도시사진,

그리고 예술 사진 등으로 분류한다.

 

익히 들어왔던 사진가들도 있고,

처음 들어보는 작가들도 있다.

단지 그들의 업적이나 평가만을 담기에도 모자란 지면이지만

간략한 생애에 지면을 할애함으로써

오히려 얄팍한 상식 보다는 한두 가지의 일화나 임팩트에 연관을 잘 시키는 서술이 효과적인 듯 싶다.

 

회화와는 또 다른, 사진이 가진 강렬한 힘에 처음 반하게 된 것은

최민식의 사진때문이었는데..

기록 사진이 가지는 그 힘에 매료되어 지금도 가장 좋아하지만,

조금씩 사진이란 예술 장르를 알게 되면 될수록 매력이 있다..

 

이 책을 계기로 조금은 더 가까워져 보리라.
 

 

(본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 견해에 의해서 작성되었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어느 지하생활자의 행복한 책일기 1
윤성근 지음 / 이매진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내 20대를 홀딱 삼킨 취미는 헌책방 다니기다.

원체 좋아했던 책을 실컷 살 수 있게 되고 보다 많은 책을 배울 수 있게 해준 친구들과의 시간들.

무엇과도 바꿀 수 있는 추억인데..

사실 이 취미는 요즘과 같은 디지털 시대에 맞지 않는, 아날로그적 감성이 묻어나서

때로는 희한한 취미의 동호회로 취재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결국 별난 인간이라는 얘기.

 

헌책방에서 책을 사는 사람도 그럴 진대, 그 책방을 운영하는 사람은 또 얼마나 별종인가.

원래부터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던 직업이 아니었다가

이 업종을 선택해 삶을 꾸리는 이들이 있는데..

내 단골 헌책방 주인장 형님들 중에서도 몇몇이 그러하다.

어렵고 고단한 일이지만 좋기에 하는 그들..

그렇기에 그렇게 생겨난 책방들은 또 이전의 책방과는 다른 성격을 조금씩 지니고 있어

새로운 문화의 시작점이 되는 공간이 된 곳들도 많다.

 

최근 이렇게 새롭게 오픈한 곳 중에 눈에 띄는 헌책방이

이상북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이다.

어찌어찌 인터넷에서 알게 되어 가끔 홈페이지는 들어가보곤 하고

주인장의 트위터도 follow 중이지만, 아직 실제 방문은 해보지 못했다.

분당에서 은평구는 참으로 멀기도 멀다.

학생 때는 전국을 누볐으나 이제는 인터넷이 너무도 편해져 버린..

일주일에도 수십번을 다녔던 나조차도 그럴 진대

요즘같은 세상에 어떤 생각으로 새로운 일을 시작했을까..

궁금하던 차에 그 주인장의 글 모음집을 읽게 되었다.

 

그의 사는 이야기와,

세상 생각하는 이야기, 그리고 책 읽은 이야기가 펼쳐지는 책.

나와 동년배이고 (적어도 내 기준에) 세상 보는 눈은 똑바른 축에 속하고,

책 좋아하는 것이 비슷하다..

또다른 젠틀 매드니스 동지를 만나게 되어 기쁘다고 해야 할까..

 

조만간 그의 책방을 꼭 찾아가 볼 작정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드 - 여섯 개의 도로가 말하는 길의 사회학
테드 코노버 지음, 박혜원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길'이란 단어는 얼마나 매혹적인 단어인가.

비단 어느 한곳에서 다른 곳을 연결하는, 물리적인 길만 보더라도

그 길을 통하여 서로 소통하고 교류하며 많은 것을 나눌 수 있고

인류를 그것을 통하여 문화라는 것을 만들었고 사회라는 것을 건설할 수 있었으며

결국 문명을 이룩했다.

 

그런 의미 이외에도 '길'이란 사람과 사람 사이의 통함, 즉 커뮤니케이션을 뜻할 수도 있으니

사회적 동물, 혹은 교감적 동물로서의 인간을 상정한다면

인간을 정의함에 있어 길이란 필수적인 것이라 하겠다.

 

또한 한자의 '道'를 떠올려 본다면 길이란 그 위를 가야만 의미가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인간으로서 가야할 규범, 이치 등을 동양에서는 상정하며

따라서 어떤 진리와 가까운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리고 복잡한 이런저런 것을 다 떠나서 그저 길이란 단어가 주는

그 여행, 떠남 등의 이미지와 어우러진 낭만.. 혹은 고달픔 등등을 생각해 봐도 좋겠다.

 

이렇듯 다층적 의미를 가진 길을 해석해 보고 공부한다는 것은

실로 그 의미만큼이나 다양한 방법이 있을 것이다.

역사적, 문학적, 물질적, 종교적, 철학적.. 등등 어떤 방법도 그 접근 방식으로 손색이 없다.
 

저자인 테드는 그 중 하나의 방법,

즉 그 길 위를 직접 다녀보는 방법을 택했다.

그가 선택한 여섯 개의 길은 각각 현재 지구의 다양한 곳에서

인간이 무리지어 사회를 이루고 살아감에 따라 필연적으로 발생한 어떠한 사회 현상과 묶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 길 위를 직접 걸으면서 느끼고 생각해 보는 본격 로드 스터디의 산물이 바로 이 책이다.

 

저자는 현대 인류의 사회 양상 중에서 여섯 가지를 꼽아낸다.

욕망, 변화, 위험, 증오, 번영, 혼돈.

각각의 양상을 드러내는 길을 그저 처음부터 끝까지 거쳐보는 여정의 소개로 이 책은 진행된다.

 

욕망의 길은 사치품인 마호가니의 불법 벌채와 이동의 길인 페루.

변화의 길은 오지 마을의 길인 인도의 잔스카르.

위험의 길은 에이즈의 발상과 전이의 길인 케냐.

증오의 길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웨스트뱅크.

번영의 길은 한창 발전하고 있는 중국의 고속도로.

혼돈의 길은 질서가 없어 보이는 나이지리아의 라고스.

 

어떤 해석을 시도하지 않고 자신의 시선을 통해 설득하려 하지 않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저 한 사람의 저널리스트로서 그 길을 따라, 그 길 위에 있는 이들과 여행하고

그 여정을 서술한다.

그럼으로써 그가 달아놓은 저 양상들을 독자들이 생각해 볼 수 있다.

 

저 길들은 아마도 가장 다난한 길은 아닐지도 모른다.

인간 한 사람사람의 인생이 모두 사연이 있고 가치 있듯히

그 삶이 만나 어우러지는 어떤 길이라도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읽어볼 만 하리라.

하지만 저 길들은 아주 극적인 길들 임에는 틀림없다.

일상적인 현대인이 매일 마주하는 아침 저녁의 길의 일반적 양상과는 매우 다르므로.

물론 그 길 위에서 사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일상일 뿐이겠지만..

 

저 길들을 보고 느끼며,

나의 출퇴근 길. 나의 일상. 그리고 내 도리에 대해서 생각한다.

내가 살고 있고 내가 살아갈 길은 어떤 것인지..

 

저 길들의 모습이 매우 힘들어 보임에도, 그리고 증오와 혼돈, 욕망 등의

부정적인 모습이 현대인의 힘든 삶 만큼 많이 드러남에도,

저자는 결코 절망을 보고 있지는 않다.

나의 길 또한 절망 보다 희망으로.. 닦아 나아가야 하지 않겠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2번째 카드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2-6 링컨 라임 시리즈 6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링컨 라임 시리즈 여섯 번째.

전신마비 환자라는 등장인물을 상정함으로써

안락의자형 추리가와 행동형 형사의 콤비 플레이라는 정형화된 패턴이 반복될 수 밖에 없는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이 시리즈가 계속 인기를 얻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각 편 마다 독특한 킬러와 소재를 택하여 매편 새로운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이번 편에서는, 제목 답게 타로와 관련된 무엇이 나올까 했으나

사실 그 예상은 빗나가게 되고

상당히 마이너한 주인공인 할렘의 흑인 여자 아이와 그를 노리는 살인자가 주 컨셉이다.

 

항상 그러하듯이,

자신의 상태에 대해 까칠하지만 사건에 대해서는 고도로 집중하는 링컨과,

그를 사랑하면서도 자신의 일과 삶에 충실한 아멜리아를 주축으로

그들을 믿고 돕는 많은 이들이 함게 사건을 해결한다.

그렇지만 다른 작품처럼 매우 개성강한 범인이나 희생자가 드러난다기보다

작품 전체는 다른 시리즈와는 이질적으로 느껴질 만큼

아주 강한 치열함이나 스릴링이 나타나지는 않는다.

 

약간 루즈한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할 만큼 이야기의 축을 이질적으로 끌고 가는 건,

주인공 제네바의 조상인 찰스의 이야기이다.

140년전의 이야기를 추적하는 그 이야기가 언제 현재의 살인자 추적과 연결될지 궁금해 하며 읽지만

평행적으로 흘러간다.

 

하지만 전작에서 반복되는 반전의 반전으로 멋진 결말을 만들었던 디버는

이번 작에서도 다소 평범했던 흐름을 후반부에서 다시 반전과 반전으로 극적으로 고조시킨다.

결국 스릴러 답지 않은 해피 엔딩으로 즐겁게 끝내는 장면이

오히려 인상적이고 미소를 짓게 하는 작품.

 

시리즈의 다음 작품을 즐겁게 기대하고 책장에서 꺼낼 준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