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 민음사 모던 클래식 10
재닛 윈터슨 지음, 김은정 옮김 / 민음사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오렌지야말로 유일한 과일이지” 56p
주인공 지넷에겐 오로지 교회와 성경, 하느님의 말씀만이 진리인 엄마에게 입양되었다.
지넷에게도 오렌지만이 과일이었다.
교회는 가족이고 사회는 교회가 확대된 형태로 인식하며 살았다.
세상의 모든 것을 주님의 말씀대로 보았고 믿었다.
그런 지넷에게 큰 일이 생겨버렸다.
여자를 사랑하게 되어버린 것이다.
동성애를 더럽고 악마들이 하는 짓이라고 교육받아온 그녀가 여자를 사랑하게 되다니…
지넷의 엄마와 이웃들, 목사님까지 그녀의 몸에 사탄이 씌었다며 죄를 회개하고 용서를 받으라는데…
지넷은 어떤 삶을 선택할 것인지…
지넷이 두 눈을 번쩍 뜨고 진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기를…
알을 깨고 나와 세상엔 정말 다양한 과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녀의 선택을 지켜보았다…
저자인 지넷 윈터슨의 삶을 그대로 옮긴 것처럼 작가 지넷의 삶과 책 속 지넷의 삶은 참 많이 닮았다.
작가도 입양아로 기도와 성격 속에서 어린시절을 보내다 여자를 사랑하게 되었고
가출은 한 뒤 돈을 번 후 열심히 공부를 해 옥스퍼드에 입학하였다.
성공한 작가의 모습을 보며 무척 뿌듯했다. 책 속의 지넷도 결국 성공했을 테니까… 
 

짧게 생각해 보다면…이 세상에는 수많은 모습을 한 다양한 인종들이 모여 사는 곳인데
나랑 다르다고 타인의 취향과 삶을 나쁘다고 손가락질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누구도 그럴 자격은 없다고…
하지만…혹시 내가, 내 가족 중에 누군가가 커밍아웃을 한다면?
생각이 달라질지는 모르겠다.
아직은 나에게도 우리 사회에게도 무척 어려운 문제이다.
성적소수자들도 우리와 같은 인간이고, 어차피 함께 살아가야 한다면
평화롭고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니까” 285p 라는 지넷의 엄마의 말씀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정천 가족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24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권일영 옮김 / 작가정신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유정천=불교용어로 기뻐서 어쩔 줄 모르는 상태를 이르는 말이란다.

바보의 피가 흐르는 너구리 가족의 황당한 모험기!
이 책을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까…
너구리가 주인공이니 애니멀+코믹+판타지+액션+휴먼+드라마 이 모든 느낌이 짬뽕된 책이었다.
갑자기 아버지를 잃고 흔들리는 너구리 가족의 이야기는
모든 게 귀찮다고 개구리로 살겠다는 둘째 아들의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점점 흥미로워지기 시작한다.
아버지 죽음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사이가 나쁜 작은 아버지 가족들과의 불화로
싸움은 점점 커지면서 각자 자신의 스타일대로 하고 싶은 대로 살던 형제들은 힘을 모으고 
가정에 닥친 난관을 이겨나가면서 서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더욱 단단해진다. 
 

너구리 사회에서 신임을 받고 있는 훌륭한 너구리였던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비밀과
절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화자인 셋째 아들의 약혼녀에 대한 궁금증으로
책을 빨리 빨리 넘길 수밖에 없다.
가벼운 이야기를 싫어하는 분들이라면 이 책을 권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이미 대충의 줄거리를 읽고, 너구리 아버지의 말처럼 나도 재미있는 건 좋은 거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 이런 장르의 책(가볍게 웃을 수 있는 책)을 만나게 된 것이 무척 즐거운 경험이었다.
숨쉬는 것도 귀찮다고 말하는 둘째 아들에게 화가 난 엄마는 아들을 강에 집어 던져버린다.
이 장면을 상상하면서 피식거리다가
수영하는 것도 귀찮아 둥둥 떠내려가다 다리에 걸려있는 걸 동생들이 수거? 해오는 장면에서는 신나게 웃었다.
어쩜 그렇게 한심하게 사는지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지만
무엇이 아이를 좌절하게 만든 건지 알게 되면서 안쓰러운 맘이 커졌다.
바보의 피를 주체하지 못하는 너구리 가족들을 2편으로도 꼭 만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사라 쿠트너 지음, 강명순 옮김 / 은행나무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책 속의 그녀 ‘카로’의 우울증 극복기…
심하고 덜 심하고의 차이일 뿐 여자라면, 아니 인간이라면 누구나 공감이 갈 만한 이야기다.
특히 나는 카로를 보면서 또 다른 나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지금 나는 잘 살고 있는가? 라는 질문이 느닷없이 나를 덮치면 맥이 탁 풀리면서
수 만 가지 부정적인 생각이 뇌를 잠식시킨다.
도저히 내가 잘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는 하나도 찾을 수가 없고
잘못하고 실수하고 나를 힘들게 하는 일들만 떠오르면서 손도 까딱하기 싫을 만큼 무기력해 지면서 우울의 늪으로 빠져드는 경험…
카로 같이 숨을 쉬기 힘들 만큼의 불안장애가 있는 건 아니지만
어쩜 여자 맘을, 내 맘을 이렇게 잘 집어낼 수 있는지 사라 쿠드너라는 작가의 무한한 가능성을 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27살 파트타임 직업으로 생활하며 남자친구와 불행한 연애를 끝낸 그녀는
스스로 감당 할 수 없을 만큼 끔찍한 불안장애를 겪기 시작하고
심리치료와 우울증 약을 복용하면서 자신의 인생이 어디서부터 꼬이기 시작한건지
이 매듭을 어떻게 풀 수 있을지 험난한 길을 떠나는데…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우리 삶에서 사랑을 때어놓고 살아갈 수 있을까?
카로의 마음은 사랑에 오랜 시간 상처받아왔다.
27년간 곪고 있던 상처가 남자친구와의 이별을 계기로 터져버린 것이다.
삶을 지탱하고 있던 팽팽한 끈이 전부 끊어져 버린 카로는 불행하지만 희망이 전혀 없는 상황은 아니었다.
언제든 그녀를 위해 달려와 줄 친구와 이젠 자식을 사랑 할 줄 아는 엄마가 곁에 있기 때문이다.
조금씩 우울증에서 벗어나고 있을 무렵
사랑에 상처받고 이젠 사랑을 믿지 않으며 절대 사랑에 빠지지 않겠다고 얘기하는 남자를 만나게 되고
카로는 그 사람과 연인이 되고 싶지만, 그는 절대 사랑을 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카로는 그를 쿨~하게 떠나고 다시 사랑을 시작할! 삶을 살아갈 힘을 내기 시작한다.
우울증을 앓고 있지만 절대 우울한 이야기는 아니다. 

 우울증 치료는 장기전이다.
나아진 것 같다가도 다시 처음 상태로 돌아가는 패턴을 반복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그렇다고 삶을 포기 할 순 없으니 어떻게든 스스로 이겨내야 하지만
이젠 병원의 도움을 받는 일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인식이 필요한 때다.
책 속의 심리치료사의 말처럼 ‘지옥을 아무런 대책 없이 통과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으면 당연히 치료제를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우울증 치료제는 먹는 것도 꺼리고 먹게 되어도 얼른 끊어야 한다는 생각에 병을 더 악화시키기도 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신경정신과 진료나 심리치료가 아직은 많이 보급되지 않은 대한민국에서 홀로 우울증과 고군분투하고 있는 수많은 ‘카로’들에게, 나에게
‘고민하지 않는 것, 도움은 받고 책임감은 버리는 것,
현제 상태에 만족하는 것…이제부터는 아름다운 인생을 살아갈 것이다.’348p 라는 그녀의 말을 전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뉴문 - 화보와 비하인드 스토리
마크 코타 바즈 지음, 이원열 옮김 / 북폴리오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드디어 뉴문이다!!!

브레이킹던까지 끝나고 이제 새로운 영화가 개봉될날만 기다리는 팬들께 최고의 선물~! 뉴문 화보입니다.
트와일라잇이 에드워드와 벨라가 어렵게 사랑을 시작하는 두근거림이라면
뉴문은 그들이 헤어지고 그 실연의 아픔과 그 안에서 서로의 사랑을 더 단단하게 만들게 되는 과정이 볼만한 작품입니다.  


트와일라잇과 비교컷~ 벨리가 좀 성숙해진것 같지요? 뉴문이라는 제목에 어울리도록 약간 브라운 빛이 감도는 포스터는 더욱 고급스러워보입니다.
   

첫장을 평치면 확연하게 다른 분위기지요?  

트와일라잇은 무척 강렬한 빵강이 인상적이지요(개인적으론 조금 촌스러워보이는 빨강이라 아쉬웠습니다)
뉴문도 트와일라잇과 똑같은 디자인으로 편집이 되어있는데요. 뉴문은 약간 어두운 빨강을 사용해서 훨씬 차분해 보입니다.
정말 벨라가 성숙해보이네요...  

  

이 커플, 영화를 찍으면서 진짜 커플이 되었다는 소식이 들리던데...
그 얘기를 듣고 나서 화보를 보니 생각을 그렇게 해서인지 더욱 가까워 보이고 둘이 바라보는 사진들은 진짜 사랑이 팍팍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뉴문은 에드워드와 벨라의 감정표현을 잘 표현해야 하고 제이콥의 본격적인 등장으로 정교한 그래픽이 필요한 작품이라
감독과 스태프들의 인터뷰를 읽으면서 그들이 이 영화에 들인 정성과 열정에 영화를 좀 더 성의있게 봐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영화를 보고 뒷 이야기들을 읽는 재미도 있겠지만 비하인드 스토리를 읽고 영화를 보는 재미도 남다를것 같아서
영화보다 책을 먼저 읽었습니다.
책에서 나온 장면들을 영화에서 볼 때면 '저 장면에서 그래픽은 어디야 중점으로 두고 만들었다던데...'
저 장면을 찍고 나서 편집은... 저 장면에서 조명은... 이런 생각들로 바쁘게 영화를 보게 될 것 같습니다.
트와일라잇 화보와 뉴문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발전했다는게 눈에 보입니다.
그럼 다음편인 이클립스도 뉴문보다 더 발전한 모습의 화보로 출간될것이란 기대를 품게 만드는 화보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99 - 드라큘라 사진관으로의 초대
김탁환.강영호 지음 / 살림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김탁환 작가는 노서아 가비라는 작품을 읽고 이야기를 참 재미나게 풀어가는 작가라 다른 작품을 한번 읽어 보고 싶었고

강영호 사진작가는 거울 앞에서 자신을 찍는 신기한 퍼포먼스를 하는 장면을 방송에서 보았다.
그 둘이 함께 만든 책이라니 무척 호기심이 생겨 읽기 시작했는데…
책 속에 실린 사진을 처음 보고 느낀 감정은 ‘걱정’이었다.
나는 무서운 걸 극도로 못 참는 성격이다.
몇 년 전 한참 일본공포영화 주온이 인기 있을 때
이불속에서 귀신이 기어 나오는 장면을 보고는 몇 일 동안 이불을 못 덮었을 정도로
공포 알레르기라고 해도 좋을 만큼 무서운 것에 민감하다.
사진들 때문에 이 책을 다 읽어낼 자신이 없었다.
모든 사진들이 엽기적이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던데…
그래서 인지 사진을 봐도 도무지 이게 무슨 의도로 찍은 건지도 모르겠고
그냥 무섭고 섬뜩한 기분만 들었다.
정면으로 바라보는 것도 어려울 만큼 그런 강한 충격을 받았다.
그렇다고 안 읽을 수도 없었던지라 빈종이로 사진을 가리고 읽기 시작했는데…
한 장. 한 장 넘어갈수록 이야기에 반하기 시작했다.
강영호라는 사진작가가 드라큘라 성을 모티브로 한 사진관을 짓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자신이 원하는 모습의 집을 지어줄 건축가를 찾으면서 이 무시무시한 이야기는 시작된다.
제이 킬이란 건축가, 모든 말의 어미를 ‘ㅁ’로 끝내는 그 천재 건축가의 비밀이 풀리면서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없을 같던 내 걱정도 풀리기 시작했다.
그 뒤로 6가지 이야기가 더 나오는데
배에서 얼굴이 솟아나기 시작한 남자의 이야기
날개가 자라는 사람 등등 하나같이 비상식적인 인간들, 삶이 김탁환, 강영호의 엄청난
상상력으로 흥미롭게 나를 반하게 만들었다.
연작소설의 시작인 ‘99’ 느낌이 좋다.
다음편이 기다려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