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컨설턴트 - 2010년 제6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ㅣ 회사 3부작
임성순 지음 / 은행나무 / 2010년 4월
평점 :
살인 컨설턴트로 살아갈 것인가 말 것인가…주인공에겐 처음부터 선택의 여지란 없었다.
자신이 컨설턴트를 제공하는 쪽을 ‘고객’이라 부르며 어떻게 들키지 않고
서비스를 제공할지에 대해 많이 공부하고 계획하는 장면은 스릴 있고
고객이 죽게 된 이유와 과정들은 아주 치밀해서 놀라울 지경이었다.
절대 그 실체가 들어나지 않는, 주인공과 의뢰인을 연결시켜주는 회사가 어쩜 실제로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생각까지 들만큼 책에 푹 빠졌다.
주인공은 처음 컨설턴트를 맞았을 땐 자신이 저지를 죄를 합리화시키기 위해
죽어도 괜찮을 이유를 찾았다. 그 이유 찾기도 반년 만에 그만둔다.
누구나 죽어도 괜찮을 이유를 한가지씩은 가지고 있었으니까…
자살을 가장한 타살을 계획하는 일은 점점 익숙해지고
더 이상 진실이나 거짓 그 따위 것들에 마음을 쓰지 않게 된다.
일주일을 마구 뒤섞어 꺼내 보아도 차이가 없을 만큼 그의 일상과 일은 순조롭게 진행된다.
가벼운 연애를 끝낸 후 새로운 컨설턴트 의뢰가 들어오고
고객은…뜻밖에도 얼마 전 연애를 했던 여자였다.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렸다는 이유로 그녀는 서비스를 제공받게 될 예정이다.
그제야 주인공은 깨닫기 시작한다.
이 회사에서 벗어날 순 없겠구나.…내 선택 따윈 필요 없는 인생이겠구나.…
그 후로 주인공에겐 컨설턴트를 가장한 회사의 시험이 주어주고 그는 어떤 선택을 할 것 인가…
결국 모든 일은 받아들이거나 체념하거나 둘 중 하나일 뿐이다.…
무엇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전혀 앞을 볼 수가 없는 세상이다.
무섭다… 정말 무섭다… 내가 제일 무서웠던 부분은
그가 모든 관계에 대해 의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이다.
주인공은 자신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같은 회사의 매니저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다.
부인과 아이를 보면서 ‘이 모든 일이 (결혼+출산) 다 회사의 계획이 아닐까?’라는 대목에서 아주 무서워졌다.
내가 선택한 것은 없다. 했던 그의 말처럼 그의 인생은 회사의 계획대로 흘러가는 것인가…
그럼 믿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가족이라도 믿을 수 있는가?
앞으로 회사에선 어떤 시험 또 낼까? 누구를 얼마나 더 죽어야 하는 것일까?
그리고 회사는 도대체 어떤 곳인가?…다음편이 정말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