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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자고 우린 열일곱 ㅣ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42
이옥수 지음 / 비룡소 / 2010년 3월
평점 :
1988년 3월 25일..안양의 봉제 공장에서 불이 났다.
불법으로 만들 지하 기숙사.. 그 시설은 은폐하기 위해 출입구는 봉쇄되어 있었고
모두가 잠을 자던... 하필 그때 불이났다...
도망갈 곳이 없던 어린 소녀들 22명은 연기에 질식해 죽었다.
그 사건을 작가는 순지, 은영, 정애 세 소녀를 통해 이야기 한다.
80년대 가족을 위해 희생해야 했던 어린 소녀들의 아프고 아픈 삶 속으로 빠져들었다.
여러 책이나 방송을 통해 그녀들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들었다.
각성제를 먹여가며 일을 시키기도 지문이 없어질 만큼 일을 했지만 임금은 터무니없었던 그 시절..
지금 60대가 되어있는 그분들에게 80년대, 시골에서 상경해 일을 시작하던 시절을 물으면
눈물부터 쏟는 분들이 많았다...그 세월을 눈물 말고 어떤 말로 설명할 수 있었겠는가...
책 속에 세 소녀들도 가족을 위해, 자신의 꿈을 위해 서울로 상경해 진짜 사회의 모습을 맛보고
점점 성장해간다.
'상처 입은 짐승처럼 몸과 마음을 웅크리고 있는 사랑하는 내 친구들,
어쩌자고 꽃다운 열일곱 청춘들이 대책 없이 이 개 같은 현실에 던져졌을까?'131p
돈을 벌어서 공부를 하겠다는 결심으로 하고 은영과 정애를 따라 서울로 온 순지는
공장과 집만 오가며 편히 밥먹을 시간 화장실 갈 시간도 없는 일상에 꿈을 잊어가다
전자부품 회사를 나와 봉제 공장에 취업을 하면서 야학을 다니기 시작한다.
순지를 따라 은영과 정애도 봉제공장으로 취직으로 하면서 3명의 소녀들은
드디어 꿈을 이룰 수 있겠다는 희망에 부풀어 열심히 공부를 한다.
하지만 냉혹한 현실은 그녀들이 달콤한 꿈을 꾸는 시간을 길게 허락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욕심으로 수십 명의 소녀들이 희생된 그 사건 속에 순지와 정애 은영이 있었다.
기적처럼 순지는 살아남았다.
순지는 그날의 충격으로 말을 잃었고... 죽은 친구들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으로 죽음만 생각하던
순지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다시 한번 희망이 그녀에게 찾아올까?
겨울이 지나 봄이 되듯이... 순지의 삶도 겨울을 지나고 있다.
반드시 봄이 오겠지?... 아프지만 감동적인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