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홀릭
신명화 지음, 이겸비 일러스트 / 은행나무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하이힐을 목숨 바쳐 찬양하는 30세 구두 디자이너…
야심차게 준비한 하이힐이 굽이 부러지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잘 나가던 골드미스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로 절락해버렸다.
입장이 달라졌으면 거기에 맞게 살아야 하는데
이 여자 정신 못 차리고 명품 구두를 산다.
백 만 원이 넘는 하이힐을 산다.  

나도 여자라 구두에 관심이 많고, 구두를 사랑하는 여자들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예쁜 하이힐, 귀여운 플랫슈즈들을 보면 사고 싶고 가끔 사기도 한다.
하지만 구두를 살 때 내 수준에 맞는 가격인지를 꼼꼼히 따지는 스타일이라
“이 여자 미친 거 아니야?” 책을 읽다가 한심함에 이런 소리가 몇 번이고 나오게 된다.
알콜 중독, 도박중독 못지않게 슈즈홀릭의 상태도 심각하다.
퇴직금 중간정산 한 돈은 뉴욕 여행 때 구두쇼핑으로 다 써버리고
백수가 된 후에도 구두 산다고 긁은 카드 값 메운다고 마지막 남은 자산인 펀드마저 깨고
속된말로 알거지가 된 후에도 구두를 산다.
그럼 그 돈은 어떻게 갚느냐~ 잘 사용하지 않던 백과 구두를 팔아 카드 값을 냈다.
그렇게 이리저리 빚 갚고 나니 관리비 낼 돈이 없어 전기마저 끊기는 처지가 된다.
어쩜 이렇게 대책 없이 살아가는 걸까?… 사회생활이 몇 년인데
몇 달 백수생활에 파산 지경까지 이르다니…맙소사…  

좋은 남자 골라내는 리트머스 시험지 같은 건 안 나오나?
실직한 후 결혼을 재촉하는 부모님의 등쌀에 선도 보고 소개 팅도 해보고
몇 년 전에 헤어졌던 남자가 만나자는 연락을 받고 다시 연애를 시작해보기도 하지만
전부 “꽝”
신고 싶은 구두와 신을 수 있는 구두, 만들고 싶은 구두와 팔리는 구두 사이에서
절충안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그녀…
일도 사랑도 손에 잡히지 않고 그녀는 길을 잃고 서러운 울음을 쏟아낸다.
그때 오랜 하이힐 착용으로 망가진 그녀의 무릎을 치료해주던 까칠한 한의사
그녀의 마음속으로 비집고 들어오기 시작한다.
구두만 사랑하며 살던 그녀, 구두와 사랑에 빠지던 그녀
이젠 사람도 사랑해야 할 때가 된 것일까? 이 남자 믿어 봐도 괜찮은 걸까?
못 말리는 슈즈홀릭의 사랑이야기~  

목차 시작마다 등장하는 멋진 구두 일러스트는 정말 멋지다.
진짜 구두 디자이너가 그린 일러스트라 그런지 날렵하고 화려한 디자인이 근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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