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의 이틀
장정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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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익과 우익…   

정치라면 늘 거짓 공약만 늘어놓는 사기꾼 같은 정치인들 얼굴이 떠올라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살던 터라
내가 좌익 성형인지 우익 성향인지도 잘 모른 체 살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좌익 성향이 아닐까 싶었다.
은이 계속 쏟아내는 논리들은 나를 상당히 불편하게 했다.
못 배우고 모자란 인간들은 다수의 생존을 위해 희생되어도 괜찮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논리는 아니지만…
좌익과 우익, 금과 은 사이에서 나는 길을 잃는 느낌이었다.
작가는 은에게 기대를 해도 좋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젊고 순수한 우익으로 단련되어 갈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난 은에게 그런 기대를 엿 볼 수가 없었다.
강한 것만이 아름답다고 하는 사람
‘못 배우고, 못 자기고 못난 똥 찌꺼기들이 권력을 넘보거나 나눠먹자고 덤비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245p
이런 생각을 가진 우익 단체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은에게 나는 기대를 가질 수가 없었다.
극단적으로 다른 정치적 성향인 두 사람은 신기하게도 친구가 되고 서로를 사랑하게 되는 모습도 불편했다.
동성애에 대한 심한 거부감이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나도 어쩔 수 없구나 싶었다.


장정일이란 작가의 책은 처음이었다.
그의 소설에 대한 칭찬은 많이 들었다.
그 칭찬들을 너무 신뢰했던 탓일까?
우익 청년 탄생기라는 무척 낮선 주제에 대한 불편함이 책을 읽는 내내 거슬렸다.
그렇지만 이 책이 무척 지루하단 얘기는 아니다.
책을 읽다가 내 취향에 안 맞으면 금세 지루해지고 읽기 싫어지는데
이 책은 다음 내용이 무척 궁금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그 재주가 없었다면 아마 중간에 읽기를 포기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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