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미초 이야기
아사다 지로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주인공 이노는 저녁이면 차를 몰고 나가 나이트클럽을 활보하는 평범한 고등학생이다.
그 당시 일본에서는 평범한 학생의 모습이었다니…
사양길로 들어선 사진관을 운영하는 할아버지
데릴사위로 들어와 사진관을 함께 운영하는 아버지
방탕한 고등학생인 이노…
일본 소설은 가볍다는 편견, 이 책을 읽고 나면 일본소설이라고
다 그렇지만은 않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지나가버린 시간, 떠나간 가족에 대한 애틋함이 가득 담겨있다.
누군가가 그리워지는 가을에 이 책을 만났다는 게 정말 행운이다 싶을 만큼 감동적이게 읽었다.

‘할아버지의 유골은 할머니와 삼촌이 기다리는 이구라의 작은 절에 안치되었다.
납골하는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찍은 후, 어머니는 재빨리 새 필름을 끼워 넣은
라이카(할아버지가 아끼던 카메라)를 납골함 옆에 놓았다.
아버지. 다녀오세요.
라이카의 초점은 무한대 표시에 맞춰져 있었다.’ 59p

치매 증세가 심해져가던 할아버지는 하나뿐인 손자의 고등학교 졸업사진을 마지막으로 찍어준 뒤 숨을 거둔다.
손자가 태어나고 자라온 소중한 기억들을 사진으로 남겨주신 할아버지…
그가 마지막으로 찍은 손자의 졸업 사진,
그 사진을 바라보던 이노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르는듯하다.

할아버지가 가르쳐 주신대로 평생 거짓말을 하지 않을게요. 제 키 이상의 허세는 부리지 않을게요. 입이 찢어져도 불평하지 않을게요.’ 259p
그런 할아버지가 있던 이노가 참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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