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
배명훈 지음 / 오멜라스(웅진)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600층이 넘는 높이에 넓이만도 몇 킬로가 넘는 타워이자 주권국가인 빈스토크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사람들 이야기를 보면서
기상이변으로 한파가 몰아지고 홍수와, 폭염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는 이 지구에
빈스토크같은 도시가 어쩌면 생길 수도 있겠구나...
그럼 그 속에서 일상생활이 어떻게 가능할까 호기심에 책장은 시원스럽게 넘어갑니다.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하다.

타워라는 독특한 형태의 국가이지만 이곳도 역시 사람이 사는 곳이었습니다.
욕심과 권력욕이 뒤섞인 싸움들은 여기에서도 이어지면서 살인과 음모들이 긴장감 있게
그려집니다.
딱딱한 콘크리트 안에 사는 사람들은 그저 기계적인 차가운 인간이지 않을까 상상했지만
‘타클라마칸 배달사고’ 나 ‘샤리아에 부합하는’를 읽으면서
나랑 전혀 상관없는 사람을 찾기 위해 빈스토크 국민들은 힘을 모아
사막 사진을 샅샅이 살펴보고 다른 이웃 국가의 사람들에게 까지 도움을 요청해
생명을 구하고, 빈스토크를 파괴하려는 무리의 계획을 무산시킨 한 주민의 대사
60년을 살면서 지켜봐왔지만 바벨탑이 아니었거든…내 손으로 여기를 없앨 수가 있어야 말이지, 여기 이 동네 말이야… 여기는 바벨탑이 아이었거든, 그러니까 저기……
마지막 점점으로 쓰인 부분에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인지 충분히 짐작이 되었습니다.
끝까지 인간에 대한 희망과 사랑을 발견할 수 있어 참 가슴이 따뜻해지기 까지 한 에피소드였습니다.

또 책 중간 중간에 배명훈 작가의 전공인 외교학 지식들이 비치기도 하고
구성이 아주 치밀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6가지 단편으로 이뤄져 있지만 몇 가지 이야기는 서로 연결되어 있기도 합니다.
과학소설, SF소설은 정말 피하는 편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머리 쓰는 걸 아주 싫어하는 편이라 탐정추리 소설 같은 장르도 피하는 편인데 과학소설은 산만하고, 어렵고, 황당무계하고 나랑은 안 맞을 것 같다는 나의 편견을 단호하게 거부하는 ‘타워’를 만나서 아주 즐거운 한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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