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김재혁 옮김 / 이레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참... 서평을 쓰기가 쉽지 않은 책이다.
부담스럽지 않은 두께의 책이고, 무척 어렵다거나 지루하다거나 하지도 않았는데
서평을 쓰자니 참 막막하다.
고등학생과 서른여섯 살의 여자가 사랑에 빠지고 그녀는 사라졌다.
한참이 흐른 뒤 그들은 법원에서 방청객과 범죄자로 마주치게 된다.
그는 그녀의 재판과정을 지켜보고 그녀가 끝까지 지키고자 했던 비밀들을
하나씩 알게 된다는 줄거리이다.
작가가 인물들의 심리상태들을 정말 멋지게 표현하는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주인공이 어린 시절 병으로 누워있을 때 병석에서의 시간들과 감정 상태들을 고백하는
장면을 읽으면서 순간순간 지나가버리는 감정들을 그렇게 잘 잡아낼 수 있는지 놀라웠다.
참 재미있게 읽었다.
파격적인 사랑이야기에만 초점을 맞춘 책이 절대 아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 내 머릿속에 남은 이미지들만 봐도
그녀에게 책을 읽어주는 장면,
그녀를 위해 책을 읽고 녹음하는 장면 등이 남은 것만 봐도 그렇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난 아직도 그녀를 이해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서평을 쓰기가 쉽지 않다.
수치심과 죄책감이 인간에게 주는 영향이 대단하다는 것을 나도 알고 있다.
하지만 인간에게 살고자 하는 욕망이 더 크지 않을까?
그 당시 그녀는 무척 지쳐있었을 것이고 그래서 다 포기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도 그녀가 자신의 목숨과 바꿔서라도 지키고자 했던 것들에 대해
나는 너무나 큰 실망스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버린 그녀를 보면서,
평생 그녀의 기억에서 벗어날 수 없을 그를 보면서 무척 서글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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