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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지 아일랜드 감자껍질파이 클럽
메리 앤 셰퍼.애니 배로우즈 지음, 김안나 옮김 / 매직하우스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만화도 드라마도 옛날 배경을 무척 좋아해서 빨간 머리 앤을 최근에 다시 봤고
육남매(드라마)나 검정고무신(만화) 좋아합니다.
이런 나에게 건지 아일랜드는 100% 내 취향의 책이라고 할 수 있지요.
전쟁 직후 새로운 주제의 글을 쓰길 원했던 칼럼리스트 줄리엣은 건지 섬의 낮선 이에게
편지를 받으면서 이야기는 흥미롭게 흘러갑니다.
그 남자의 이름은 도시...줄리엣은 그와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건지 아일랜드 감자껍질파이클럽’이란 문학회를 알게 되었고
그 문학회의 사람들과 친구가 되어갑니다.
줄리엣은 런던에 살면서 그들과 편지로만 소식과 전쟁 중 건지 섬에 있었던
비극적인 사건(가족의 죽음, 질병, 굶주림, 실종 등)과
그 속에서도 작게나마 살아있던 희망과 재미들을 서로 공유합니다.
읽기에도 힘든 슬픈 이야기들이 많지만 절대 우울하다거나 신파적이지 않습니다.
아날로그 통신수단의 재미를 깊게 알고 있는 사람 으로써
주인공인 줄리엣과 건지 섬 사람들과 편지로 서로의 안부를 묻고 추억을 이야기 하고
아픔을 공유하며 진정한 영혼의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은 충분히 공감이 가면서
가슴 속 깊은 감동을 전해 받았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편지로만 이뤄진 이 책은 주인공(줄리엣)외에
감자껍질파이 클럽의 멤버나 오래된 친구와 직장동료 등 다른 소설에 비해
주변 인물이 많지만 하나같이 독특한 자신만의 성격과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서
조금의 상상력을 지니신 분이라면 등장인물들의 얼굴마저 하나씩 그려낼 수 있고
그 인물들 하나하나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기까지 했습니다.
건지 섬 주민들과 서신을 주고받으면서 줄리엣은 전쟁에 대한 책을 쓰기로 결정하고
돈 많고 잘 생긴 남자친구와의 편안하고 풍족한 런던에서의 생활을 뒤로 하고
건지 섬으로 떠납니다.
그 섬에서 줄리엣은 인생의 최고의 순간을 맞이합니다.
아름다운 바다와 나무, 꽃들이 그림처럼 펼쳐져있는 건지 섬
그 곳의 자연보다 더욱 아름다운 사람들, 그 사람들과 하나가 된 줄리엣...
이렇게 아름답고 멋진 작품을 또 만날 수 있을지 걱정스럽습니다.
전쟁 후 뭐든지 부족하고 불편한 현실이었지만
마음만큼은 지금보다 더 풍요로웠던 그 시절...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가며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난 사람의 따뜻한 마음을 느껴보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