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비파 레몬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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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리의 책 중에 가장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는 책일 듯하다.
서로 다르지만 닮은 것 같은 사람들의 사랑과 연애 이야기이다.
전혀 복잡하다거나 어수선한 느낌은 없다.
몇 번 이야기와 등장인물들의 관계가 꼬이기도 했지만 금방 제 자리를 찾아간다.
각자의 이야기가 늘어날수록 등장인물들이 많아지고,
그들의 관계의 모습은 가지가 뻗어 나가는 나무 같아진다.

배우자가 있지만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은 불륜 상대에게 자신의 배우자 보다
더 나은 매력을 발견하게 되면서 사랑에 빠지는 게 아닐까 생각했었다.
중년의 남자가 어린 여자에게 빠지듯이..
하지만 이 책엔 운동화 뒤축을 꺾어 신고 있던 남자에게 결국 빠져버리는 주부가 등장한다.
몇 년간 만나던 남자친구를 버리고 만난지 6개월 만에 결혼을 할 만큼 반해버린 남편 이였는데
딱히 남편에게 불만이 있는 것도 아니고 불행한 결혼 생활은 더더욱 아닌데
그녀가 불륜에 빠지는 걸 보면서 사랑이라는 게 정말 도무지 알 수 없는 것 이라는
생각이 더욱 확고해졌다.

가오리만의 세계... 책 속에 있는 가오리가 만든 세상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일상들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읽는다거나 음식을 만든다거나
다른 사람과의 얘기 끝에 벽에 부딪치는 것 같은 막막함을 느끼는 순간 등
참 평범한 장면들도 그녀의 세계 속에선 너무나 특별하게 느껴진다.
모든 순간순간들이 빛나는 것 같은 기분이다.
어떤 책은 현실감이 너무 떨어진다는 이유로 싫다고 느껴진 적이 있었다.
하지만 가오리의 책은 현실감이 떨어질수록 더욱 맘에 든다.
현실적이진 않지만 불편하지 않다는 점이 내가 가오리를 좋아하는 이유라 그럴 것이라 생각된다.
장미 비파 레몬 속 세상도 역시 가오리만의 그런 매력이 가득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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