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 - 그때가 더 행복했네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 1
이호준 지음 / 다할미디어 / 2008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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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과 비교해보면 더 느렸던 그래서 불편하고 고단했던 예전의 삶과 풍경에 관한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참 아름다운 책입니다.
수필과 소설을 오가는 독특한 형식이 전혀 지루함을 느끼지 못하게 합니다.

푸른 보리밭과 둥글둥글한 초가지붕이 있는 고향은 없지만
그 아련한 풍경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이미 잊혀져버린 것들에 대한 미련이랄까
너무 삭막해져버린 세상에 대한 아쉬움이랄까
설명할 길 없는 감정들이 한참 밀려왔습니다.

아마추어 사진작가의 사진이라고 하기엔

책 속의 사진들은 하나같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짚으로 엮은 달걀 꾸러미, 연탄, 양은 도시락, 투명한 이슬을 잔득 머금고
바람에 흔들리는 푸른 보리밭, 들과 논에서 일하고 난 뒤 농부들이 시원하게
막걸리 한잔하고 잠깐 눈을 부치던 원두막 등 은
꼭 한번쯤 내 눈으로도 사진을 찍어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 그리고 우리들 까지
죽고 태어남을 반복해야 하는 것이 세상사는 이치이니 아쉬워도
사라지고 잊혀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이라고 포기하려고 하지만
이제 정말 책이나 박물관에서나 접해야 하는 정겨운 옛 시절의 모습들이
사라져가는 게 왜 이렇게 안타깝기만 한 것일까요.

요즘 아이들은 20년이나 30년쯤 흐른 뒤 자신이 어린 시절 가지고 놀았던
닌텐도나 핸드폰 등을 보면서 저같이 이런 아련함을 느끼겠지요?
그래서 더욱 책 속에 담겨진 옛 추억과 풍경들이 아쉬운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조금만 더 머물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요즘 아이들도 동내 친구들과 여름이면 물놀이를 하며 깔깔 거리던 웃음을,
자신은 굶어도 자식의 도시락을 싸주던 어머니의 그 피 끓는 모성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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