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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일, 시간의 기록 - 계엄에서 탄핵까지
심미선 외 지음 / 일파소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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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내란에 대한 경험은 대개 12월 3일 계엄선포를 둘러싸고 국회에 출몰한 계엄군의 존재에 대하여, 그리고 헌재에서 탄핵이 인용될 때까지 123일간의 숨막히는 투쟁의 경험이 이야기 된다. 집단적으로 공유되는 경험일 것이다.
그런데 그 집단적 경험은 각 개인의 일상 속의 특이성이 모인 구성물이다. <123일, 시간의 기록>은 4명의 여성들의 각각의 삶 속에서 경험된 내란을 서술한다. 광장보다는 언론, 여성노동, 문화, 공공재정이라는 각각의 직업적 영역에서의 내란세력과의 충돌의 지점을 보여준다.
가장 평범한 경험일수도 있지만 내란은 그 평범한 일상을 뒤집은 사건이기에 내란의 야만성을 가장 잘 보여줄 수도 있다.
쉽고 책장이 잘 넘어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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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시대의 일상사 - 순응, 저항, 인종주의, 개마고원신서 33
데틀레프 포이케르트 지음, 김학이 옮김 / 개마고원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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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시대의 일상사....

이 책은 ' 작은 사람들 ' 이 겪은 나치시대의 일상적 경험을 중심으로 서술하였다.
나치하면 누구를,무엇을 연상하는가?
히틀러, 2차대전, 그리고 유태인에 대한 홀로코스트.... 나치시대는 야만의 시대이고 비정상적인 시대? 맞는가?
저자는 나치시대를 야만의 시대도, 비정상의 시대도 아니고 바로 우리 근대사회에 내재한 병리적인 모습으로 그리고 있다.
나치는 특별한 악한이 아닌 바로 아주 평범하고 진부한 그런 사람들이었음을.... 그래서 오히려 섬뜩하게 만드는 책이다. 나치즘은 우리와 상관없는 멀리 있는 일이 아님을 느끼게 만들기 때문이다.
연대와 해방을 향한 줄기찬 운동이 없을 때는 언제 어디서든지 다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임을...

다름을 당신은 어떻게 보고 있는가?

장애인이나 정신박약아는 재생산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불임수술을 해야 한다.
길거리에서 일하지 않고 방황을 하는자는 수용을 해서 강제로라도 노동을 시켜야 한다.
열등한 민족의 외국인은 차별받는 것이 당연하다.
타락한 문화에 오염된 청소년은 교정되어야 한다.
여성은 출산과 육아에 최우선의 가치를 가져야 한다.  

위에서 제시한 사회적인 태도와 규범에 대한 당신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과연 우리들은 우리와 다르다고 해서 차별하고 배제하는 사회적인 태도에 명확하게 비판적인 태도를 갖고 있습니까?
아니면 은연중에 이러한 태도를 갖고 있는것은 아닌가요?

나치는 독일게르만 민족공동체의 동지와 이방인, 그리고 우수한 형질과 타락한 형질을 구분하고 차별하고 배제하고 결국은 가스로 절멸을 시켜버렸다.

우리는 나치의 아우슈비츠에 대해서는 분노하지만 나치가 일상적으로 벌여왔던 체계적인 차별과 배제에 대해서는 잘 알지못하고 알더라도 명백한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지 않는다.

장애인과 정신박약아에 대한 불임수술, 동성애자에 대한 강제수용, 재즈에 심취한 청소년들에 대한 강제수용, 동유럽노동자들의 강제노동과 착취...... 나치가 만들어 놓은 지배적인 규범에 일탈하는 것에 대한 다양한 방식의 제제, 차별, 배제, 절멸..... 그리고 이에 대해서 저항도 하지만 많은 부분에서는 광범위한 동의가 있었음을 이 책은 충격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 우리는 이러한 경험이 없는가?

정신박약아는 불임수술을 해야 한다고 아직도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거리의 부랑아나 걸인, 심지어 멀쩡한 사람들을 거리낌없이 가두었던 복지원들...
삼청교육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멸시.... 동성애자나 자신과 다른 많은 사람들을 단지 다르다는 이유로 이들의 인권은 짓밟혀도 된다고 생각, 생각들...그리고 실제로 벌어졌던 차별과 배제의 정책들... 태도들.....

나치는 멀리 있지 않다.
바로 이렇게 우리와 다르다고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생각을 갖는 자들이 정권을 잡고... 체계적으로 차별하고 배제하고 절멸해 나가고... 수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모습에 저항하지 않고 심지어 박수치고 동의하는 모습... 그것이 바로 나치다....

전쟁도 좋다! 테러도 좋다! 결과만 좋다면?

1차대전의 패전국이었던 독일은 나치가 집권하고 목소리를 키우기 시작한다. 주눅들었던 독일이 드디어 미국, 영국, 프랑스에 맞서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전시경제에 힘입어 실업률이 떨어지고 경기가 좋아지기 시작한다.

그래 어떠랴? 노동조합이 테러로 박살이 나고... 곳곳에서 야만적인 테러가 벌어져도...

부패한 한나라당, 온갖 의혹의 이명박 후보라도 어떠냐? 내가 좀 생활이 나아지면 그만이지....좀 비슷하다. 박정희가 나쁜 짓을 한 것은 많지만 우리를 잘 살게 하지 않았냐고? 그래서 제2의 박정희가 필요하다고?

이 책에서 일관되게 보여주는 것은 바로 나치시대에 사회문화적 연대구조가 파괴되고 개인이 원자화되고 다들 공적인 공간에서 사적인 공간으로 도피해가는 모습이다. 괴벨스가 히틀러를 , 그리고 나치의 영광을 체계적으로 선전하는 것보다 소비문화속에서 원자화되도록 오락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주력했던 사실도 시사적이다.

역사속의 야만적이고 비정상적인 시대로 인식해왔던 나치의 시대를 현재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는 반성과 성찰의 거울로 생각하도록 만들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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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 - 절망의 시대에 쓰는 희망의 경제학 우석훈 한국경제대안 1
우석훈.박권일 지음 / 레디앙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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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이나 저자, 제목보다는 ' 20대여, 토플책을 덮고 바리케이트를 치고 짱돌을 들어라'는 도발적인 부제에 끌려서 책을 샀다.
일단 틀에 사로잡히지 않고 자유롭게 사고하고 그리고  도발적으로 문제를 던지는 것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저자들은 지금 양극화의 문제, 비정규직의 문제를 세대의 문제로 접근하고 있다. 특히 20대를 한국사회의 최대의 희생양임을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면서 생생하게 드러내고 있다.

하긴 저자들이 주장하는 모습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부딪치는 모습이기도 하다.
40대 정규직아저씨들 옆에서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절반의 급여를 받고 있는 20대 비정규직의 모습이나...
낭만도 운동도 사라진 채 취업학원으로 전락한 삭막한 캠퍼스에서 서로 채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대학생들의 모습이나....꿈보다는 불안감을 안고 밤늦은 시간에 학원으로 독서실로 전전하는 우리의 아들딸의 모습에서 20대, 나아가 10대의 서글픈 모습을 항상 우리는 보고 있다.

우리는 이것을 신자유주의니, 양극화니, 교육정책의 문제니, 경쟁사회니 등등 산만하게 문제를 던져왔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단호하게 이야기한다.
세대간 경쟁의 문제로... 그리고 해결책 역시 세대간 연대등 양보의 문제로....

일단 책은 재미있다.
그리고 젊은 세대의 고통에 대한 절실한 공감과 애정이 실려있는 책이다.
또한 틀에 박힌 사고의 틀을 깨는 신선함이 좋다.

하지만 그러한 신선함뒤에는 또한 씁씁할 공허함이 뒤따른다. 왜, 신선하긴 하지만 문제제기 수준을 뛰어넘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세대간 경쟁과 착취구조로 나타나는 것은 분명 드러나고 있는 현상이다. 문제는 이런 모습이 나타나게 되는 본질과 구조에 대한 전면적인 천착이 필요하지 않을까?

저자들은 자본론은 잊으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들은 노동과 자본의 대결의 관점을 배제하고 세대간 경쟁만을 기본틀로 설명하면서 스스로 함정에 빠져있지 않은가?
전 세대를 관통하는 착취의 구조와 시스템이 제시되고 밝혀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면서 20대가 가장 큰 희생양이 되게하고 또한 이를 통해서 전체적인 착취구조의 얼개를 만들어가는 자본권력의 일관되고 교묘한 책략을 밝혀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저자들의 신선한 문제의식은 노동과 자본의 대립의 관점에서 다시 재해석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나는 20대여, 토플책을 덮고 바리케이트를 치고 짱돌을 들으라는 주장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전면적인 운동이 살아나야 한다.
그런데 누구에게 짱돌을 던질 것인지.....그리고 무엇을 바꾸려고 할 것인지...
또한 바리케이트와 짱돌이 단지 상징이 아닌 진짜 바리케이트와 짱돌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20대 비정규직은 스스로를 조직하고 투쟁에 나서야 하고...
대학은  토플점수로 경쟁하는 공간이 아닌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토론하고 논쟁하고 투쟁하는 공간이 되어야 하고...
알바들은 인터넷이나 다양한 자유로운 방식으로 자신의 권리를 찾을 수 있는 네트워크를 창출해야 한다...

이 책의 주장과 내용의 근거가 아무리 문제가 있더라도 20대의 저항을 요구하는 것에는 절대 공감한다.

이책의 핵심은 바로 이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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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까지 어루만진 의사, 장기려 청소년인물박물관 2
임정진 지음 / 작은씨앗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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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들을 위한 책을 주문하기 위해서 인터넷 서점[ 알라딘 ]을 검색하다가 장기려선생님의 전기를 주문했다. 아이들의 책이 배달오면 가장 먼저 손을 대는 것은 엄마다. ' 야 , 이거 재미있겠다 ' 금새 다 읽고는 느낌을 받은 구절을 읽어 준다. 그리고 우리 둘째가 책을 이어서 읽는다.
' 정말 재미있어! ' 그리고 내가 읽는다. 마지막으로 중3이라서 항상 시간에 쫓기는 우리 큰딸이 읽는다. 그리곤 식탁에 둘러앉아서 이야기를 한다.
" 장기려 선생님은 정말 훌률하신 분이구나 "
아이들의 엄마는 장기려 선생님이 평생 홀로 살면서 북에 남아 있는  아내에 대한 사랑을 이어온 것이 가장 감동적이란다.
아이들은 그렇게 뛰어난 실력을 갖춘 의사선생님이 자신의 부를 위해선 한 푼도 쓰지 않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쏟아부은 모습이 인상적이란다.   
나는 어떻게 평생을 이토록 일관된 삶을 살 수 있을까 , 그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가가 궁금했다.
" 신앙의 힘이 없으면 불가능한 것이 아닐까? "
아내는 대답한다.
화려한 성전을 짓고 이기적이고 독선적인 선교활동을 펴고 있는 지금의 한국의 교회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항상 신과 마주하고 대화하면서 흔들리고 부족한 자신의 모습을 끊임없이 되돌아보게 만드는 그런 신앙의 힘 말이다.
장기려 선생님도 교회가 아닌 성경과 기도를 중심으로 하는 신앙생활을 하셨다니까.
아이들과 함께 보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다.

아내와의 영적인 사랑
 
장기려 선생은 한국전쟁 당시에 남북으로 갈라진 아내와의 사랑을 40여년이 지난 후에 다음과 같이 나타내고 있다.
' 여보,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당신인듯하여 잠을 깨었소. 그럴리없건만, 혹시하는 마음에 달려가 문을 열어봤으나 그저 깜깜한 어둠뿐 . 택용 어머니, 나는 요즘도 이따금씩 당신과 아이들의 꿈을 꿉니다. 다 내 불찰입니다. 그날 당신과 애들을 먼저 대동강변에 보내지 않았더라면.... 또 종로거리에서 차를 세웠더라면.... ' ( 1990년 동아일보 기고 )
책에서 장기려 선생님이 서로  헤어지기 전에 아내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이렇게 표현한다.
' 그러던 어느 휴일이었다. 장기려가 마루에서 원고를 쓰고 있다가 마당에서 빨래를 하고 있던 아내를 물끄러미 내다보게 되었다. 이상하게도 보통때와 달리 갑자기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자신이 얼마나 아내를 사랑하는지 깨닫게 되었다. 그는 마당으로 내려가 아내를 지그시 안아주며 속삭였다. " 사랑하오" 결혼한지 15년이나 된 남편이 그런 말을 하자 아내의 얼굴이 발그레 해졌다. 그녀 역시 깊은 사랑을 느꼈을 것이다. '

장기려 선생은 아내와의 사랑을 영적인 사랑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죽기전에 하늘나라에서 영원히 같이 만나서 살겠다는 말을 남기고 갔다.

가난한 이들에 대한 사랑

장기려 선생은 수없이 많으 수술을 하셨으면 서도 수술전에는 반드시 관련서적을 읽고 기도를 하고나서 수술에 임했다고 한다.
" 선생님, 이 수술은 선생님 같은 분이면 눈 감고도 하는 수술이잖아요. 또 책을 보실 필요가 뭐가 있습니까? "
" 다 아는 것 같아도 다시 보는 게 좋아요. 의사란 모름지기 최선을 다해야 하니까요."
장기려선생님은 간절제 수술등으로 의학계의 탁월한 권위자였지만 경성의전, 서울의대등의 돈과 명예가 있는 곳에 있지를 않았다.

기율병원, 전쟁중의 천막병원, 복음병원.... 항상 가난한 사람들을 치료할 수 있는 곳에, 또 그들을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을 짓고 무료로 치료를 하기 위해서 온 평생을 바쳤다. 그리고 의료보험이 시행되기 전에 힘든이끼리 서로 의료비를 마련하던 청십자조합을 만들어 22만명이 가입하는 운동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는 병원 옥상에 20평정도의 옥탑방 ,- 원래 관사가 아닌 전화교환기를 설치하려고 했던 곳 - 에 낡고 작은 풍금과 책이 가득 꽂혀 있는 서재가 있는 소박한 숙소를 남겨놓고 갔다.
그가 주는 세벳돈은 항상  천원이었고 식사는 주로 병원 구내식당에서 했다고 한다.
죽을 때 남긴 돈은 천만원이었는데 그돈은 병간호를 해준 간병인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남겨두었다.
1995년 돌아가실 때 당시 라디오칼럼을 진행하던 이만열 교수는 " 방금 우리는 , 우리 곁에 있던 성자를 떠나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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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 소담 베스트셀러 월드북 45
펄 S.벅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199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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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때 보고 거의 30년 가까이 지나서 다시 대지를 읽게 되었다. 사실은 중학교2학년인 사랑스러운 딸에게 읽어보라고 책을 샀는데 그만 내가 푹 빠지고 말았다. 이렇게 재미있는데 고등학교때는 이정도의 느낌을 받지 못했지? 아마도 땅에 대한 애착이나 끈질긴 생활력이라든가 하는 단순한 코드로 책을 읽었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이번에는 책을 읽으면서 생생한 중국의 봉건성, 아니 지금도 우리 사회에 끈질기게 남아 있는 봉건성을 아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것에 강하게 끌린다.

' 여자가 오는 것이다. 왕룽은 내일부터는 여름이나 겨울에도 늦도록 누워 있을 수 있다 '

오란은 첩을 들이려는 왕룽에게 항변한다.

' 난 당신의 아들을 낳았어요. 당신을 위해 아들을 낳았어요 '

왕룽은 첩을 들이는 것에 대해서 오란에게 미안해 하면서도 ' 다른 남자들도 다 마찬가지가 아닌가 ?'라면서 자위를 한다.

가부장제, 아주 쉽게 딸을 종으로 팔아넘기는 모습, 첩을 들이고 이것에 대해서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하는 모습들이 아주 생생하게 그려지고 있다. 그리고 흉년이 들어 왕룽일가가 남방으로 가서 왕룽은 인력거꾼으로 가족들은 구걸을 하면서 먹고 살아가는 장면은 극단적인 빈부격차속에서 첨예한 계급투쟁으로 들끓고 있는 중국사회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아이가 훔쳐온 고기를 왕룽은 팽개쳐버린다. 하지만 오란은 ' 그래도 고기는 고긴데 왜 그래요?'라면서 고기를 다시 씻어서 끓인다. 끔직한 굶주림을 경헙하고 가난때문에 종으로 팔려갔던 오란에게는 지금 도덕을 따지는 것은 사치다. 생존이 문제인 것이다.

그래도 왕룽과 오란을 지켜온 것은 바로 땅이다. 왕룽이 굶어 죽으면서도 지키려고 했던 땅. 여색에 빠져 허물어져 가다가도 땅에서 땀을 흘리며 다시 건강성을 회복한다. 땅은 바로 왕룽의 생명줄이다. 오란에게 땅은 종에서 벗어나서 당당한 주인으로 서게 만드는 소중한 것이다. 황부자집에서 겪었던 멸시에서 벗어나게 해준 땅. 땅에 대한 고마움과 애정은  왕룽과 오란을 강하게 묶는 끈이 된다.

펄벅의 대지는 바로 이런 봉건성의 리얼리티를 살려냄으로서 성공을 거두었다고 생각이 든다.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끊임없는 애정이 살아있다. 이런 모습이 펄벅재단으로 한국의 고아들, 혼열아들을 구하는 사랑의 모습으로 다시 나타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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