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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 ㅣ 소담 베스트셀러 월드북 45
펄 S.벅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1994년 1월
평점 :
고등학생때 보고 거의 30년 가까이 지나서 다시 대지를 읽게 되었다. 사실은 중학교2학년인 사랑스러운 딸에게 읽어보라고 책을 샀는데 그만 내가 푹 빠지고 말았다. 이렇게 재미있는데 고등학교때는 이정도의 느낌을 받지 못했지? 아마도 땅에 대한 애착이나 끈질긴 생활력이라든가 하는 단순한 코드로 책을 읽었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이번에는 책을 읽으면서 생생한 중국의 봉건성, 아니 지금도 우리 사회에 끈질기게 남아 있는 봉건성을 아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것에 강하게 끌린다.
' 여자가 오는 것이다. 왕룽은 내일부터는 여름이나 겨울에도 늦도록 누워 있을 수 있다 '
오란은 첩을 들이려는 왕룽에게 항변한다.
' 난 당신의 아들을 낳았어요. 당신을 위해 아들을 낳았어요 '
왕룽은 첩을 들이는 것에 대해서 오란에게 미안해 하면서도 ' 다른 남자들도 다 마찬가지가 아닌가 ?'라면서 자위를 한다.
가부장제, 아주 쉽게 딸을 종으로 팔아넘기는 모습, 첩을 들이고 이것에 대해서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하는 모습들이 아주 생생하게 그려지고 있다. 그리고 흉년이 들어 왕룽일가가 남방으로 가서 왕룽은 인력거꾼으로 가족들은 구걸을 하면서 먹고 살아가는 장면은 극단적인 빈부격차속에서 첨예한 계급투쟁으로 들끓고 있는 중국사회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아이가 훔쳐온 고기를 왕룽은 팽개쳐버린다. 하지만 오란은 ' 그래도 고기는 고긴데 왜 그래요?'라면서 고기를 다시 씻어서 끓인다. 끔직한 굶주림을 경헙하고 가난때문에 종으로 팔려갔던 오란에게는 지금 도덕을 따지는 것은 사치다. 생존이 문제인 것이다.
그래도 왕룽과 오란을 지켜온 것은 바로 땅이다. 왕룽이 굶어 죽으면서도 지키려고 했던 땅. 여색에 빠져 허물어져 가다가도 땅에서 땀을 흘리며 다시 건강성을 회복한다. 땅은 바로 왕룽의 생명줄이다. 오란에게 땅은 종에서 벗어나서 당당한 주인으로 서게 만드는 소중한 것이다. 황부자집에서 겪었던 멸시에서 벗어나게 해준 땅. 땅에 대한 고마움과 애정은 왕룽과 오란을 강하게 묶는 끈이 된다.
펄벅의 대지는 바로 이런 봉건성의 리얼리티를 살려냄으로서 성공을 거두었다고 생각이 든다.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끊임없는 애정이 살아있다. 이런 모습이 펄벅재단으로 한국의 고아들, 혼열아들을 구하는 사랑의 모습으로 다시 나타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