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도시들, 민음사 5250원
어떤 선물은 피를 요구한다, 문학과지성사 6300원
숨그네(양장), 문학동네 10800원
이별하는 골짜기, 문학과지성사 9900원
퀴르발 남작의 성, 문학과지성사 9900원
백의 그림자, 민음사 9000원
합계 : 51150원
나는 문학 전공자다. 주 전공은 문예창작이다. '글을 쓴다'는 행위에 사람들은 대게 티비 드라마를 연상한다. '그럼 곧 네가 쓴 드라마를 티비에서 볼 수 있는 거냐'라고 당연하게 누군가는 묻는다. 언젠가 볼 수도 있겠죠. 그러나 영영 보지 못할 거에요. 나는 어린이처럼 왠지 침을 뱉고 싶어진다.
위에 적힌 여섯 권의 책은 최근 읽고 싶어진 것들이다. 우선 임철우의 <이별하는 골짜기>와 최제훈의 <퀴르발 남작의 성>, 황정은의 <백의 그림자>는 꼭 보고 싶은 신간들이다. 특히 황정은은 전작 <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열차>이후 처음 쓴 경장편이다. 그 책의 어떤 장면들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한밤중에 배가 아파 울부짖는 어미의 모습을 보며 경멸감을 느끼는 인물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이번에도 그녀가 나의 머리를 잡아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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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제훈은 등단 이후 흥미롭게 지켜본 작가 중 한명이다. 소설에 대해 고민 하는 작가는 매력적이다. 최제훈은 그런 고민을 가진 작가 같다. 그런 그의 첫 소설집을 반드시 사서 읽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우리나라 리얼리즘 문학의 대표작가인 임철우의 신작 소설 또한 무척 기대된다. 2010년을 바라본 이 단단한 작가의 시선을 천천히 음미하고 싶다.
최근 2010년 노벨문학자가 선정되었지만, 나는 작년 수상자인 헤르타밀러의 소설을 다 읽지 못했다. <숨그네>에 대한 많은 찬사와 감상은 익히 읽어 알고 있다. 이제 내가 직접 그 명성을 읽을 차례다. 연극계에선 희곡작가로 더 알려진 최치언의 신작 시집 또한 얼른 읽어보고 싶다. 이번엔 무엇을 보여줄까?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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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도서 앞에서 침을 질질 흘리는 나를 보면 가끔 측은해진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 책을 들고 숨어 들어가 게걸스럽게 책을 먹어치울 나를 상상하면 오싹하기도 하다. <보이지 않는 도시들>은 그러한 면에서 메인 요리와도 같다. 칼비노가 말해주는 도시의 이야기에 잠이 오지 않는다. 세헤라자데의 이야기를 밤마다 기다리던 왕의 기분이 이럴까? 어찌되었건 신간도서 앞에서 하염없이 손가락을 빨다 아사하기 전에 누군가는 날 도와줄 것이다. 그렇죠 문학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