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그는 80년대 민주화 운동의 험난한 시기에도 순수시를 썼다.
그 끓어오르는 시기에도 순수시를 쓸 수 있었다니?
그 시대의 지식인들은 그를 비난했을 지도 모른다.
문학적 사치라고 치부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누가 사치하며 살았을까?
김용택이 섬진강 자락에 위치한 한 시골 마을에서
순수한 삶을 살아갈 때,
우린 도심 한 복판에서 문명의 혜택을 누리면서
수혜자가 얻지 못하는 분복을 위해
목숨 걸고 투쟁해왔다.
물론 그 명분만큼은 어느 시골의 순수함 못지 않았겠지만
그 명분 뒤에 가려진 우리네 욕망의 자국을 지울 수 있을까?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아예 그 자국이 없었던 걸까?
그래서 섬진강을 노래하고, 자연을 노래하고, 삶을 노래할 수 있었을 것이다.
누가 삶을 노래할 수 있는가?
"시가 내게로 왔다"에서 김용택이 보여 준 삶의 노래가 이제사
한국 사회에 아름답게 다가오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