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도르노 - 시공 로고스 총서 22 시공 로고스 총서 22
마틴 제이 지음, 서창렬 옮김 / 시공사 / 2000년 6월
평점 :
절판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대표격인 테오돌 바이센그룬트 아도르노는 1903년 9월 11일 포도주 상인인 유태인 아버지와 성악가인 이탈리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음악적 지적으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두 부분의 학문적 성취를 달성한 독일의 사상가였다.

아도르노의 학문적 위치는 그가 당시의 보편적 독일 사상가들의 계몽주의적 낙관주의와 헤겔주의적 역사 의식에 반대하여 부정의 변증법을 통해 문명 사회를 비평하고, 나아가 개체주의의 가치를 확립한 데 있다. 그의 최초의 문제 제기는 '왜 인류는 진정한 인간적인 상태에 들어서기 보다 새로운 종류의 야만에 들어섰는가'라는 것이었다. 인류는 계몽주의 사상가들이 예견한 것처럼 진보해 가지 못하고 오히려 자연과 인간에 대한 폭력적인 지배로 나아가고 있음을 그는 지적했다. 따라서 그는 계몽을 계몽해야 한다는 계몽 변증법을 주창하기에 이른다.

아도르노가 주목한 인간은 합리적인 이성의 주체가 아닌 도구적 이성의 주체였다. 이성은 단지 지배 욕구를 추구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특별히 계몽은 고대 사회의 신화를 벗겨내고 자연을 탈신화화했지만 물질적 사유라는 새로운 신화 속으로 정초해 들어갔다고 보았다. 결국 계몽의 부정성과 현실의 참혹함은 인류 이성에 의한 진보라는 잘못된 개념을 드러내주고 있다고 보았다.

아도르노의 사상 중 주목받는 또 한 요소는 동일성의 철학을 비판한 것이다. 그는 '전체는 비 진리이다'라는 대항명제로 헤겔식의 세계 정신에 의한 보편성의 추구에 비판을 가했다. 보편자의 우위가 실현된 현실에서 그는 비동일정인 것, 비언어적인 것, 비개념적인 것을 구제하기 위한 부정변증법을 실현하였다. 즉 개념도 없고, 개별적이고, 특수한 것을 동일성이라는 이름으로 차이를 무시해서는 안 되고 그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체와 객체에 대한 아도르노의 이해는 칸트 철학으로부터의 초월을 시도한다. '객체는 주체에 의해 사고될 수 있으나 주체에 대해 항상 다른 무엇이다. 주체는 그 고유한 속성에 있어 이미 또한 객체이다. 주체로부터 객체는 이념으로서 결코 떼어내어 생각할 수 없다. 그러나 객체로부터 주체는 떼어낼 수 있다'고 말함으로써 객체 없는 주체만으로는 현실적인 인간을 규명할 수 없다고 보았다. 결국 그동안 칸트주의에 의해서 관념적 우위를 점유했던 주체보다도 객체를 우위에 둠으로써 신마르크스주의적 유물론의 성격을 드러내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아도르노의 사상들을 설명하고 았다. 저자인 마틴 제이는 아도르노의 철학을 구조주의와 후기 구조주의를 이어주는 매개 역할을 하는 사상으로 소개하면서 그의 사상을 다섯 개의 성좌를 중심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이 일반 독자들에게 다소 어렵게 여겨지는 이유는 사상가의 사상의 난해함과 철학적 사유에서 기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우슈비츠 희생에 빚진 자들로서 현대를 살아가는 지성인들에게 존재의 사회적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 주는 아도르노의 사상을 이해할 필요성이 있다면, 이 책은 그것으로서 읽을 가치를 지닌다고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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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영 2008-01-24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리나라를직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