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일깨우는 글쓰기>를 읽고 리뷰해주세요.
나를 일깨우는 글쓰기
로제마리 마이어 델 올리보 지음, 박여명 옮김 / 시아출판사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0.

갑자기 사는 게 시뜻하다. ‘왜 사냐건, 웃지요’라지만 웃을 일도 없다. 지루한 일상이 반복될 뿐이다. 머릿속엔 어느새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며 연신 자신을 꾸짖는다. 그래 봐도 뾰족한 수가 없다. 답답하기만 하다. 메모지가 보인다. 펜을 들어 몇 자 끼적인다. 이내 글자 위에 까맣게 환칠을 하고 메모지를 북북 찢는다. 산산 조각난 종이를 공처럼 뭉쳐 휴지통에 휙 던져 넣는다. 한숨을 길게 내쉰다. 

 

1.

삶이 끝 간 데 없이 허무할 때 당신은 무얼 하시나요?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있어도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이 밀려올 때 당신은 어떻게 하시나요? 별 의미 없이 종이 위에 몇 자 긁적이진 않나요? 글을 써 보는 건 어때요? 힘들다구요? 자, 그럼 이렇게 해 보세요.
 

스텝 원, 짜~~잔. 우선 백지공포증을 극복하라!
누구나 글 잘 쓰는 사람을 마냥 부러워하죠. 그런데 정작 자신은 그런 글재주가 없어 쓸 수 없다고만 합니다. 허나 타고난 천재는 없고 길러진 천재는 있는 법. 누구나 연습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답니다. 학창시절 글을 썼다가 선생님께 빨간 글씨로 도배된 자신의 글을 받아 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빨~간펜! 무지 공포스럽죠. 그 후론 스스로 자신의 글을 검열하진 않았는지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이제부턴 그냥 생각이 떠오르는 대로 무작정 써 보는 겁니다. 

그래도 어렵다구요. 그럼 스텝 투, 짜~잔. 자신만의 글쓰기 환경 조성하라!
당장 문구점으로 뛰어가 노트와 펜을 사는 겁니다. 그것도 자신이 제일 맘에 드는 걸루다. 마치 애인에게 선물하듯 자신에게 선물하는 겁니다. 집으로 돌아와 방문에다 ‘홀로움을 즐기는 중’라고 붙여 두세요. 홀로 책상에 앉아 좀 전에 산 노트와 펜으로 그냥 자신에게 말을 걸듯 써 내려가는 겁니다. 조용한 분위가가 낯설다면 음악을 살짝 틀어두는 것도 좋아요.
 

글쓰기 참 쉽죠~잉! 

2.

낙서하듯 써 내려간 글을 소중히 보관하였다가 최소한 하루가 지난 후에 꺼내어 읽어보세요. 자신과 거리를 두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거예요. 그러면서 점차 억압된 감정의 찌꺼기들이 사라지며 새롭게 삶의 의미를 발견하게 됩니다. 우리 인간은 의미가 없는 일에 쉽사리 싫증을 냅니다. 의미를 좇는 존재라고나 할까요. 

이젠 제대로 글을 써 보고 싶겠죠? 그렇다면 색다른 글쓰기를 시도해 보세요. 제가 이 책 2부에서 언급한 자동기술법, 클러스터, 마인드맵, 시, 콜라주, 두 단락 기술, 다이얼로그와 같은 기법을 적용해 보세요. 대신 진솔하게 써야 하는 거 잊으시면 안 됩니다.

그렇게 꾸준히 쓰다보면 상처 난 마음이 치유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글은 힘이 셉니다. 여러분이 상상했던 것보다 치유의 힘이 놀라우리만치 강하죠. 당신이 살고 있는 한국, 어느 시인은 살아온 만큼만 쓰라고 했다죠. 삶이 녹아있는 글을 쓰면 내면이 치유되고 남도 공감합니다. 삶이 배어 있는 글을 써 보도록 하세요.

3.

당신이 읽은 제 책, 152쪽을 펴 보세요. 거기에 예식에 대한 정의가 있지요. 습관처럼 반복하는 행동이 아니라 자신이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여 의식적으로 반복하는 행동을 예식이라고 합니다. 여태껏 당신이 제 말대로 글 쓰는 연습을 했다면 이젠 글쓰기를 예식으로 여기고 일상에서 틈틈이 글을 쓰도록 노력해 보세요. 그러다보면 재미 없는 일상이 기쁨과 즐거움으로 가득한 나날로 바뀔 거예요. 때론 집 근처를 산책하세요. 펜과 작은 노트를 들고서. 칸트도 니체도 산책을 즐겼답니다. 그들이 세상에 내놓은 책들도 산책하면서 구상했던 겁니다. 걸으며 사유하기를 즐겨 보세요. 이젠 헤어질 시간이군요. 부디 올해는 재미나고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길 빌게요. 글쓰기와 함께.

 

- 스위스에서 저자가

 

# 위 글은 필자가 저자의 처지에서 독자에게 띄우는 편지 형식으로 쓴 가상 편지이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