겐지 이야기 9
무라사키 시키부 지음, 세투우치 자쿠초.김난주 옮김, 김유천 감수 / 한길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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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는 나타나지 않으나
참억새의 가슴에 품은 연심
사뭇 애틋하게 이슬에 젖은
옷자락으로 손짓하는 억새처럼
유혹하는 편지 부지런하니

이렇게 흥얼거리며 니오노미야는 부드럽게 몸에 감기는 익숙한 옷에 평상복만 걸친 모습으로 비파를 퉁기고 있습니다.
황종조의 가락으로 마음을 절절하게 파고들도록 연주하니,
작은아씨는 원래부터 좋아하는 곡이라 언제까지고 토라져 있을 수만은 없어 휘장 끝에 놓여 있는 조그만 사방침에 기대어 있습니다.
얼핏 보이는 그 얼굴이 아무리 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을 만큼 귀엽습니다.

가을도 지난 들판의 모습은
희미한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의 움직임으로 알 수 있듯이
내게 싫증난 당신의 마음은
몸짓으로 알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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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지 이야기 8
무라사키 시키부 지음, 세투우치 자쿠초.김난주 옮김, 김유천 감수 / 한길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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꺾어보면 그 향기
더욱 그윽하게 퍼질 터인데
조금은 요염한 모습을 보여주시지요
올 들어 처음 핀 매화 같은 그대여

재빠른 솜씨라고 감탄하며 가오루도 답가를 읊었습니다.

남들은
이파리마저 메마른
고목이라 여기겠지요
실은 색도 향도 있는
첫 매화꽃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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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지 이야기 7
무라사키 시키부 지음, 세투우치 자쿠초.김난주 옮김, 김유천 감수 / 한길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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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목이 메마르는
들판의 쓸쓸함을 꺼려하여
그리운 그분은
가을에 마음을 붙이지 못하고
봄을 좋아하셨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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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지 이야기 6
무라사키 시키부 지음, 세투우치 자쿠초.김난주 옮김, 김유천 감수 / 한길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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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만 넌저시
아름다운 꽃을 바라볼 뿐
꺾을 수 없는 한스러움 깊어만 가는데
그 꽃의 자취가
지금도 아쉽고 그리워



새삼 내색하지 마시길
손도 닿지 않는
산벚나무 가지에
마음을 두었다고

"소용없는 일이지요."
답장에는 이렇게 씌여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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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지 이야기 5
무라사키 시키부 지음, 세투우치 자쿠초.김난주 옮김, 김유천 감수 / 한길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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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반디의 불은
사람이 지운다고
지워지지 않는 법이거늘
하물며 내 사랑의 불길이야.

병부경은 이렇게 노래하고 말았습니다.
"이 마음을 헤아리시겠는지요."
이런 노래에 뜸을 들여 답하면 좋지 않을 듯하여 아씨는 얼른 답가를 지었습니다.

우는 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다만 홀로
자신의 몸을 태우는 반딧불이야말로
말로 전하는 그 누구보다
마음이 깊은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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