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는 나타나지 않으나
참억새의 가슴에 품은 연심
사뭇 애틋하게 이슬에 젖은
옷자락으로 손짓하는 억새처럼
유혹하는 편지 부지런하니
이렇게 흥얼거리며 니오노미야는 부드럽게 몸에 감기는 익숙한 옷에 평상복만 걸친 모습으로 비파를 퉁기고 있습니다.
황종조의 가락으로 마음을 절절하게 파고들도록 연주하니,
작은아씨는 원래부터 좋아하는 곡이라 언제까지고 토라져 있을 수만은 없어 휘장 끝에 놓여 있는 조그만 사방침에 기대어 있습니다.
얼핏 보이는 그 얼굴이 아무리 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을 만큼 귀엽습니다.
가을도 지난 들판의 모습은
희미한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의 움직임으로 알 수 있듯이
내게 싫증난 당신의 마음은
몸짓으로 알 수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