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사랑 세계문학의 숲 32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김석희 옮김 / 시공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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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무렵 그녀가 타고난 음녀라는 것을 절실히 느낀 적이 있었는데,
그게 어떤 점인가 하면,
그녀는 원래 다정다감한 성질이어서 많은 남자에게 맨살을 보이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면서도,
평소에는 그 맨살을 비밀스럽게 감출 줄도 알고 있어서,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사내들의 눈에는 결코 무의미하게 띄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누구에게나 허락하는 살을 평소에는 비밀스럽게 감추려는 버릇
이것ㅇ은 내가 보기에는 확실히 음탕한 여자가 본능적으로 자신을 보호하려는 심리입니다.
왜냐하면 음녀의 살이란 그녀로서는 무엇보다 귀중한 '매물'이고 '상품'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열녀가 몸을 지키는 것보다 더욱 엄격하게 그것을 지켜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매물'의 가치는 점점 떨어져버립니다.

사람은 한 번 호된 꼴을 당하면 그게 강박관념이 되어 언제까지나 머리에 남아 있는 듯,
나는 아직도 전에 나오미가 나가버렸을 때의 그 무서운 경험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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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 - 고독한 사람들의 사회학
노명우 지음 / 사월의책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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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장구는 필요하다.

맞장구쳐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만큼 불행한 일도 없다.

..........

그 사람은 친분의 강도를 적극적인 맞장구에서 측정한다. 그래서인지 모여서 남편 흉을 보고 있는 주부들의 모임은 시끄럼다.

남자들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단지 여자들의 경우 맞장구의 리액션 잔치가 벌어지는 자리에 커피나 케이크조각이 있고, 남자들의 앞에는 소주와 족발이 있다는 차이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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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 창비세계문학 16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이한정 옮김 / 창비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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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동력을 기가 막히게 묘사했어요... 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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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 창비세계문학 16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이한정 옮김 / 창비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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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왔지만 마지막 선을 넘지는 않았다.하고 말한다면 남편은 과연 믿을까. 그러나 믿든 믿지 않든 그것은 사실이다.
마지막선은 매우 좁은 의미로 정말 마지막을 의미하는 하나의 선이고 그것을 넘지만 않는다면 해서는 안될 것도 없다고 말해도 될지 모르겠다.
왜냐하면 나는 봉건적인 부모님에게 교육을 받아서 인습적인 형식주의가 언제나 머릿속에 박여 있고, 그래서 정신적으로야 어찌 되든 남편이 항상 입버릇처럼 말하는 오서독스한 방법으로 성교만 하지 않는다면 정조를 더럽힌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나의 어딘가에 잠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정조라는 형식만을 지키면서 그밖의 다른 방법으로 온갖 것을 다 해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냐고 물으면 답변하기 곤란하지만....

.....
그렇지만 어느 쪽이 좋고 나쁘고를 운운하며 이제 와서 책임을 서로 떠넘기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러니까 남편이나 나는 서로가 서로를 충동질하고 부추기고 팽팽히 맞서면서 어쩔수 없는 힘에 이끌려 꿈꾸듯 여기까지 와버린 것이다....

나역시 "자신이 일기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남편에게 들키는 바보짓은 하지 않는다."
"나 처럼 다른 사람에게 속내를 말하지 않는 사람은 하다못해 자기 자신에게 그것을 말하거나 들려줄 필요가 있다"라고 한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나는 남편이 나의 일기를 몰래 읽어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자기 자신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남편에게 읽히는 것도 목적의 하나였다는 점을 밝혀둔다.

그건 그렇고 나의 몸에 음탕한 피가 흐른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남편을 죽이려고까지 계획하는 마음이 잠재해 있었다는 사실은 어찌 된 일일까.
도대체 그런 마음이 언제 어느 틈에 파고들었을까.
죽은 남편처럼 성격이 꼬이고 병적이며, 사악한 정신으로 집요하게 조금씩 뒤틀리면, 아무리 착한 마음씨를 지녔다고 해도 결국에는 삐뚤어지고 마는 걸까.
그렇지 않고 나의 경우 고지식하고 봉건적인 여자로 보인 것은 환경과 부모의 가정교육 탓으로, 원래는 무서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일까.
이 역시 잘 생각해보지 않으면 어느쪽이라고 말할 수 없는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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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 일어날 수 있는 단 한 가지 - 에로티시즘의 환상, 거침없는 로맨틱 포르노그래피
이우담 지음 / 시그널북스 / 2012년 10월
품절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쩌면 두 가지 모두 맞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자신의 심정을 본성(本性)으로 정리했다.
인간의 본성은 철저히 감추면 감출수록 더욱 스스로 드러내고 싶은 욕구가 있는 것 같다.
그에게 지성인 품위 따위의 가면(假面)은 손톱만큼도 없다.
그는 마초, 야성, 그 자체였다.
전혀 꾸밈없이 드러내는 그의 본성이 그녀의 욕망을 자극하고 그에게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꽉 붙잡고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어느새 익숙한 출입문 앞에 그녀가 다가섰다. 스타벅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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