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 무지개
누쿠이 도쿠로 지음, 이수미 옮김 / 청하 / 2014년 1월
절판


마사후미는 정말로 결백했어요.
그런데 아무도, 그 누구도, 그 애가 하는 말을 믿어주지 않았어요. 경찰도 검찰도 재판소도, 변호사도, 언론도, 이웃도, 모두 마사후미가 죽였다고 단정하고 우리 말에는 아무도 귀를 기울여주지 않았어요.
그런데 뭘 할 수 있었겠어요?
그들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뭘 할 수 있었겠냐고요? 내가 마사후미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건, 그 아이가 이루지 못한 뜻을 대신 이뤄주는 것뿐이었어요.
나만 그 아이 편이었으니까.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세상에서 그 아이에겐 나밖에 없었으니까.
그런 우리를 비난하고 싶나여?
그럼 왜 그때 마사후미를 믿어주지 않았나요?
그저 성실하게 살던 우리 마사후미의 인생을 왜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나요?
대답해 보세요, 형사님. 대답 좀 해보세요!

"그건 무리에요!
저는 재판소는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일반 시민이에요.
그런 곳에 호출되면 순간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게 당연하잖아요.
내 증언이 중요하다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 더더욱 아니라고 말할 수 없었어요. 누구라도 그랬을 거에요."

"당신 같은 사람이 있어서 세상에서 원죄가 없어지지 않아. 불행의 사슬이 끊이질 않는다고, 당신이 저지른 죄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해봐. 그리고 진심으로 에기에게 사죄할 준비해. 그것이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의무니까!"

그릇된 믿음만큼 무서운 건 없다.
피상적인 정의감이 지금 무고한 사람을 죄인으로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이 모순을 아무도 깨닫지 못했다.
지금 이 순간 마사후미는 자신이 진정으로 고립됐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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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와 진실의 빛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2
누쿠이 도쿠로 지음, 이기웅 옮김 / 비채 / 2012년 6월
절판


어쩌면 사이조에게는 미래에 관한 선택지가 훨씬 더 많았을지도 모른다.
최소한의 직업 선택의 여지는 꽤 있었다.
그렇지만 어디에서 무슨 일을 했던들 지금과 똑같았으리라.
일에 매진하여 성과를 올린다.
그 외의 일은 모두 하찮고, 남들보다 잘나 보이고 싶다는 과시욕이나 허영심 같은 건 의미가 없다.
주위 사람들과 관계를 잘 맺어야겠다는 생각이 없으니, 그 안에서 와타비키처럼 노골적으로 미워하는 인물이 나타나고, 톰처럼 몰래 원한을 품는 사람도 나오겠지.
그렇다는 걸 알면서도 사이조는 이런 식으로밖에 살 수 없다.
약삭빠르게 세상을 헤쳐 나가겠다는 야심 같은 건 애초에 꿈도 꾸지 않았다.
그렇기에 이런 데서 헛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지금이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난 대체 뭘 하고 있는 건가?

범인을 쫓는 것만이 나의 존재이유인데. 이제는 그 존재 이유마저 뺏기고 말았다.
그리고 나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가족마저 잃고 말았다.
존재할 의미가 없는 빈껍데기. 그게 지금의 자신이었다.
거기에 더하여 동료들로부터 미움을 사고 있었다고 하면 그야말로 완벽히 아무것도 없는 셈이다.
자신이 갖고 있다고 생각한 것들이 모두 환상이라고 판명된 이후의 허탈감. 불쑥 뱃속에서부터 웃음이 터지려는 충동이 치밀었다.
기가 막히게 우스워서, 벤치에 혼자 앉은 채로 키득키득 새는 웃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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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와 진실의 빛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2
누쿠이 도쿠로 지음, 이기웅 옮김 / 비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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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틈없이 꽉 채워진 574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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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방정식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6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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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편 ˝허상의 어릿 광대 갈릴레오˝, 8편 ˝금단의 마법 갈릴레오˝도 빨리 국내 출간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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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방정식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6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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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문제라도 반드시 해답은 있어."
"하지만 해답을 바로 찾아낼 수 있다는 보장은 없어. 인생도 그래. 금세 답을 찾지 못하는 문제가 앞으로도 많이 생겨날 거야. 그때마다 고민한다는 건 의미 있고 가치도 있는 일이지. 하지만 조바심을 낼 필요는 없어. 해답을 찾아내려면 너 자신이 성숙해져야해. 그래서 인간은 배우고 노력하고 자신을 연마해야 하는 거지."

"쓰기하라가 하려던 건 인간으로서 결코 잘못된 일이 아니야. 하지만 위험이 동반되는 행동이었지. 마치 바닷속에 있는 비밀의 문을 여는 것과 같이. 거기서 무엇이 나올지.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전혀 예상할 수 없었지. 그렇기 때문에 아무도 건드리려 하지 않았던 거고 열려고 하지도 않았어."

"자네들에게 형사의 감이라는 게 있듯이."
"우리한테도 있는 거야. 물리학자의 감이라는 것이."

"이과를 싫어하는 건 상관없어.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이 있지. 모르는 건 어쩔수 없다. 그렇게 생각하다가는 언젠가 큰 잘못을 저지르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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