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 민음사 모던 클래식 41
다니엘 켈만 지음, 임정희 옮김 / 민음사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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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적인 디자인입니다... 빛과 그림자 그리고 반사되는 쾌감을 만끽하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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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복서간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1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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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사건이나 사고에 대한 기억이란 보편적으로 상대방도 나와 같은 비슷한 생각을, 기억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착각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기억은 철저하게 자신에게 유리한 양상으로 전개된다.

기억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접근법이 이 책의 핵심이다. 그것을 편지라는 색다른 매개를 통해 풀어나가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고백하는 부분, 기억하는 부분 그 자체에는 사실상 결함이 많고 그것에 오해와 가설이 포함될 경우 더더욱 위험한 수준으로 왜곡되는 경우가 많다.


십 년 뒤의 졸업문집.

이십 년 뒤의 숙제.

십오 년 뒤의 보충수업.


3가지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십 년 뒤의 졸업문집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일지도...

그래서 일까... 지아키에 대한 궁금증이 90페이지에서 풀려나갔을 때 묘한 쾌감과 즐거움을 맛볼 수 있었다.


가능성에 대한 가설이 강화되어 버리면 그것이 곧 사실이 되어 버리는...

사람들은 삶에 있어서 관계의 확실성을 포기할 수 없다.

그렇기에 부족한 부분과 자신이 믿는 부분에 대해서는 자기가 생각하는 모습으로 전부 포함 시키려고 한다. 그리고 불편함이 없는 수준(맞는 표현인지 모르겠지만 규격화 된 틀이라고 말해야 할까?)에서 그 기억들을 가지고 일상적으로 상호작용을 만들어간다.

살아오면서 몇 번씩 누구나 경험할 것이다.

자신이 어울렸던 친구들까지는 아니더라도 가깝게 지냈던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서, 내가 기억하고 있는 부분은 어디까지나 내 기준에서만 보이던 부분이고 믿으려 했던 부분이란 것을.. 사람들 마다 제각각 나에 대해서 그리고 그 관계에 대해서 다른 각도를 (때에 따라서는 전혀 다른 구성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로 인해서 자신이 모르고 있던 어떤 한 부분을 발견하게 되었을 경우 또는 듣게 되거나 알게 되었을 때 우리는 실망하기도 하고 관계가 미묘하게 틀어지기도 하며 어긋나기도 하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기억에 대한 부분과 전혀 다르게 구성되어 있는 어떤 단면을 마주하게 된다면 그 느낌은 어떠했던가?

이해관계에 따라, 집단 내에서의 관계역학에 따라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같은 사건의 전혀 다른 전개란 사실 매우 흥미로운 것이다.

때에 따라선 기억이라는 것은 너무나 지독한 편견일 수도 있고 집착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런 기억에 대한, 혹은 가설에 대한 공유는 너무나 경솔할 수도 있으며 성가신 비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또 나의 작은 행동, 사소한 단서 하나 하나가 나중엔 어떤 해석을 위한 중요한 도구이자 증거가 되어버릴 수도 있느니 이 또한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다른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타인의 마음을 알려고 한다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무모한 노력이고 불확실하기에.. 그렇기에 우리는 끊임없는 가설 속에서 상대방을 판단하려고 하는 것이 손쉬울 것이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되는, 어떤 상황이든 해석은 사실상 많은 부분 오해와 논쟁의 연속이다, 따라서 그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부분이다..

어쨌든 사람이 자신처럼 생각하길 바라고 착각하는 존재라는 점에서 보면 이 편지의 대화들은 나름대로 그들의 방식대로 이해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낭만적인 이야기들도 아니고 이전 작품들처럼 작가 특유의 전형적인 어두운 이야기들로 마무리 되는 것은 아니지만... 왠지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는 지를 적당한 알람을 통해 보여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조금은 혼란스럽지만, 조금은 실망스럽지만 그렇기에 그렇다는 것을, 그리고 그 안에서의 의사소통을 서신형식으로만 전달하는 있는 부분이 여전히 생각할 꺼리들을 많이 제공해주고 있었다. 많은 여백을 던져줌으로써 축축하고 물렁물렁한 기분에 젖어 들게 하는 느낌을 말이다.

어쩌면 분명한 것은 우리의 생각, 그리고 우리의 기억은 철저하게 어디까지나 우리의 가정일 뿐이라는 것이다...(책을 읽는 내내 나 역시 지아키를 그런 지아키로 인지하고 있었으니... 또 반대로 그 지아키가 그런 지아키가 맞다 해도 달리 어떻게 할 방법도 없지만...)

일반적으로 관찰되는 상관관계와 마무리되어지는 인과관계는 분명히 다르다는 것... 짧은 탄식을 하고 싶을 정도로 마음이 작게 난도질 당한 느낌이었다.


인간 본성이나 마음에 대한 어떤 설명도 사실 완벽한 이론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어설프게 건드렸다가는 그 어떤 설명도 부실해질 것이며 헛된 노력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의 소설의 역할은 분명 어중간한 심리학 서적 보다 더 많은 사례를 제공하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이 소설에서는 그러한 부분을 다른 설명이 하나도 없는 오직 편지를 주고 받는, 그 편지 내용만을 빌어서 은근하게 재편되는 심리들을 들여다보게 해주었다.


왕복서신이라는 현재의 오늘과는 그 전달 수단이 많이 어울리지 않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 점이 조금 흥미롭기는 했지만, 역설적으로 이 부분으로 인해 젊은 독자층에게는 다소 생소한, 이질적인 느낌으로 다가가진 않을까 싶다. 서신이라는 방식을 이용해서 이야기들 전달하는, 기다리는 방식을 경험하는 방법에 익숙지 않은 세대들이기 때문에... 그런 면에선 다소 소재가 가진 선택과 장점이 약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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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往復書簡 , 왕복서간, 미나토 가나에
    from いきる - mix1110 - 윤재홍 2012-06-22 17:44 
    어떠한 사건이나 사고에 대한 기억이란 보편적으로 상대방도 나와 같은 비슷한 생각을, 기억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착각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기억은 철저하게 자신에게 유리한 양상으로 전개된다. 기억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접근법이 이 책의 핵심이다. 그것을 편지라는 색다른 매개를 통해 풀어나가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고
 
 
 
1Q84 3 - 10月-12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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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4권을 염두하고 만들어진 3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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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그대를 춤추게 하라 - 아침편지 고도원의
고도원 지음 / 해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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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p
"사람이 온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다. 왜냐면 그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101p
정말 힘이 들 때, 무거운 마음의 짐을 다 내려놓고, 따뜻한 손길로 위로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세상이 나를 외면해도 끝까지 내편이 되어주는 정신적 동지가 있는가?
평생에 한두 번 나타날까 말까 한 특별한 영혼의 친구가 있다. 우리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이 될 수 있는지 깊이 이해하는 친구, 몇 마디로 우리 인생을 바꿔놓을 수 있는 친구, 스승이라고 부를 만한 친구 말이다.
스티븐 나흐마노비치의 '놀이, 마르지 않는 창조의 샘'에 나오는 말이다.

149p
가야금은 자연물로 만들어진 악기라서 조명 빛에도 금방 줄이 늘어지고 당겨집니다. 그래서 계속 만져줘야 합니다.
그러고는 계속 안족을 만져가며 신명 나게 연주를 했다. 듣는 사람들은 미처 느끼지 못하는 미세한 음률과 음색을 연주자가 순간순간 느끼고 조금씩 만져가며 연주하는 것이 놀라웠다.... 완전히 자신의 손끝에 녹아 있지 않으면 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날 음악회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사람의 마음에도 기러기 발이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269페이지.. 거의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이런 말이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나에게는 고통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희망이 되는 것..,, 아름다움과 행복으로 채워지는 것... 그것이 바로 위대한 꿈이며 위대한 비전이다.. 꿈도 아름다워야 하지만 그 꿈의 끝도 아름다워야 한다. 그러면 그 꿈의 길을 가는 사람의 인생도 아름다워진다..

가르친다는 것은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훌륭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가슴을 열게 하고.. 우리가 이해한 것을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게 해주는 마음을 갖게 해주는 가르침.. 그리고 우리들 스스로에게 그 사람만의 인생 여행의 과정을 더욱 성장적으로 촉진시켜주는 가르침의 멘토를 만난다는 것... 정말 아름다운 일이 아닐까?
많은 에세이 서적들.. 그리고 자기계발 서적들이 있는데.. 고도원의 이야기들은 공식적으로 우리에게 무언가를 주입하려고 하지 않는다.. 가벼운 듯하면서도 깊은 무게가 있는 수준의 조화롭고 예쁜 삶의 영위법을 조용하게 이야기해주는...
간접적으로 삶에 있어 보여주는 그 느낌이 있는 존재하는 방식을 방법을 의미심장하게 고백하고 있다.

소소하지만 관용과 연민으로 그리고 믿음과 애정으로 진실로 흥미를 알려주고 삶에 행복을 확인하는 단서를 나에게 말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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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침편지 고도원의- 꿈이 그대를 춤추게 하라
    from いきる - mix1110 - 윤재홍 2012-06-14 18:55 
    67p"사람이 온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다. 왜냐면 그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101p정말 힘이 들 때, 무거운 마음의 짐을 다 내려놓고, 따뜻한 손길로 위로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세상이 나를 외면해도 끝까지 내편이 되어주는 정신적 동지가 있는가?평생에 한두 번 나타날까 말까 한 특별한 영혼의 친구가 있다. 우리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이 될
 
 
 
괜찮다, 우리는 꽃필 수 있다 - 김별아, 공감과 치유의 산행 에세이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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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 같다.
올해 역시도 너무나 더워서 그런지 아침에 깬 얼굴엔 항상 윤기가 없고 기운도 없는 것 같다.
매일 같은 사람들 사이에 둘러싸여 어쩌면 그 한가운데에서 또는 구석에서 요즘 나는 표현할 길 없는 외로움에 풀이 죽어 있다.
얼마 전엔 기분을 전환할까 하고 여러 곳을 두리번거렸지만 오히려 마주친 사람들의 행복한 얼굴들이 떠올라 나만 홀로 남겨진 기분이었다.

별생각 없이 오디오를 켜서 경쾌한 음악을 들어보아도 음악소리만 울려 퍼질 뿐 왠지 따로 떨어져있는 기분이다..

문득, 산행을 한번 해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머릿속이 너무나 복잡하던 몇 해전 매일 같이 몸 구석구석까지 취기가 도는 상태로도 지내보고 늘 현실에서 벗어나고만 싶어하던 때에.. 계속된 평온하지 않음이 반복되던 그때의 어느 순간 한 통의 전화통화에서 새로운 활력의 시작은 만나게 되었다. “산을 한번 타봐… 다 좋아질 거야.. 그리고 왜 사람들이 산에 오르게 되는지 알게될꺼야.. 속는 셈 치고 한번 해봐.. 필요하다면 주말에 같이 옆에 있어줄게..”

김별아 작가의 ‘괜찮다, 우리는 꽃필 수 있다.’라는 에세이를 보니 예전 생각이 문득 스쳐 지나갔다.
이야기를 계속한다면..  억누르질 못해 항상 불안하던 나는 아래턱에까지 힘을 잔득주고 모든 걸 회피하고만 싶어하던 때였던 것 같다. 그러던 어느 순간 그 한마디의 권유에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인생에 그래프가 만일 있다면 나는 단연 그 그래프 속에서 여행이나 산행이 가장 평온한 체험을 하게 되는 차분하게 그리고 완만하게 유지되는 부분이라고 말하고 싶다.
어떤 경우든 우리는 살다 보면 우리 마음속에 인내심과 확신이 흔들리고 지치게 될 때가 있다. 그런 경우에는 꼭 여행이 아니더라도.. 여행자의 차림이 아니더라도 산행을 권해보고 싶다.

김별아 작가는 산행 그 자체에 초점을 두고 자연스러운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예측불허의 삶 속에 그 흐름 속에 지쳐있을 때 중심을 잡으려고 또는 중심을 잡지 못해 멈춰있을 때 산행을 통해 작은 마음의 변화를 알아차리고 그것을 바라보면서 나와 만나는 소중한 경험.. 그리고 내가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고 있던 느낌들을 차분히 바라보고 있으면 그 것 자체가 이미 치유와 희망의 시작일 것이다.

우리의 정해진 틀 안에서의 우리에게 부여되는 여러가지 의미란 항상 변화무쌍하다. 늘 같은 것 같으면서도 끊임없이 바쁘게 변화하고... 놓치지 않기 위해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우리는 우리자신의 소중한 것들을 놓쳐버리게 된다.

책 안에서는 작가가 산행을 통해 느꼈던 새로운 에너지와 감각 그리고 그 안에서 발생하게 된 좋은 변화들을 가감 없이 솔직하게 그리고 포근하게 이야기해주고 있다. 또한 작가의 부드러운 사유와 그리고 잠시 생각할 거리를 주는 삽화, 그곳의 간략한 지리정보와 위치, 한편의 온기 어린 시들이 어떤 생각의 향연 뿐만이 아닌 나를 어느 순간 같은 체험을 하게끔 권유해주는.. 다정하게 안내해주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조용히 아님 누군가와 평온하게 시간의 방해에서 잠시 벋어나 그 길들로 다시 걸어봐야겠네..  깊은 눈맞춤이 이루어지는 순간을 기대하며...’


85페이지부터 나와 있는 산너머 산, 삶너머 삶 챕터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94페이지의 정현종의 시는 그 챕터를 위한 가슴아픈 한편으로 가슴에 와닿았다...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 '정현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 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를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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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괜찮다, 우리는 꽃필 수 있다- 김별아, 공감과 치유의 산행 에세이
    from いきる - mix1110 - 윤재홍 2012-06-11 15:41 
    '김별아'괜찮다, 우리는 꽃필 수 있다.대단히 멋있고 훌륭하진 않지만 반성과 성찰을 할 줄 알기에 그럭저럭 괜찮은 사람인 나와 가만히 눈을 맞춰본다.나와 나의 소통이, 깊은 눈맞춤이 이루어지는 순간 비로소 세상과도 똑바로 마주 볼 수 있을 것이다.-235p근심과 곤란까지도 기꺼이 받아들인다는 것은 곧 세상의 모든 것을 기적이라고 생각하며 사는 것이다.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