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없는 그 자리
이혜경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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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김없이 설명하지만 얼핏 완전히 결핍되게 만들어 버리던 결코!!의 이야기들... 아주.. 인상적인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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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양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품절


"내가 몇년째 상담글을 읽으면서 깨달은 게 있어. 대부분의 경우, 상담자는 이미 답을 알아. 다만 상담을 통해 그 답이 옳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거야. 그래서 상담자 중에는 답장을 받은 뒤에 다시 편지를 보내는 사람이 많아. 답장 내용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기 때문이지."-167쪽

하긴 이별이란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고스케는 생각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이 끊기는 것은 뭔가 구체적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아니, 표면적인 이유가 있다고 해도 그것은 서로의 마음이 이미 단절된 뒤에 생기는 것, 나중에 억지로 갖다 붙인 변명 같은 게 아닐까. 마음이 이어져 있다면 인연이 끊길만한 상황이 되었을 때 누군가는 어떻게든 회복하려 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이미 인연이 끊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침몰하는 배를 그저 멍하니 바라볼 뿐 네명의 멤버들은 비틀스를 구하려 하지 않는 것이다.-269쪽

"우선 남자 친구를 정신 차리게 하는 게 선결 과제라고 해. 남자 한테 확실하게 말해주면 된다고, 기껏해야 스포츠 정도로 여자친구의 발을 묶어놓을 일이 아니다, 올림픽 같은 건 운동회하고 별 다를 것도 없으니깐 괜히 집착할 거 없다, 그렇게 써."-63쪽

나에게 상담을 하시는 분들을 길 잃은 어린 아이로 비유한다면 대부분의 경우, 지도를 갖고 있는데 그걸 보려고 하지 않거나 혹은 자신이 서 있는 위치를 알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4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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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감 - 씁쓸하고 향기로운 야생초의 유혹
아리카와 히로 지음, 오근영 옮김 / 살림 / 2012년 5월
품절


"헤어지는 남자에게 꽃 이름 하나를 가르쳐 주십시오. 꽃은 해마다 어김없이 피어납니다."
대문호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그런 말을 남겼다고 하지만... 낭만주의자인가? 서정주의자? 아니. 그게 아니야. 하고 사야카는 속으로 단호히 단언했다.
그 발상은 한마디로 '심약함'이다!
더구나 여자는 절대로 생각해 내지 못하는 발상 아닌가. 애당초 여자란 헤어지는 남자의 기억에 그런 식으로 자신을 각인시키려 하지 않는다.
여자의 사랑은 그때그때 표현하는 감정이고, 남자의 사랑은 보존식이다. 여자는 아무리 오래 기억하려 해써도 다음 상대를 만나 사랑에 빠지면 옛 연인 따위는 추억에서 기억으로 격하시키고 만다.
-11쪽

도망쳐 도착한 곳에서 내가 머물고 싶은 장소를 발견했어. 하지만 도망쳐 온 곳이기 때문에 거기에 있을 수 없었어.
도망치지 않았다면 계속 그곳에 머무를 수도 있었겠지만, 그랬다면 그곳을 발견하지도 못했을 것이고, 어떻게 해야 그곳에 갈 수 있을지 알 수도 없었을 거야.
-420쪽

어른이나 아이나 그건 다를 게 없어. 상냥할 때도 있고 심술궂을 때도 있어. 모두가 평소에는 늘 정직하게 살지만 가끔은 이상한 짓을 하지. 어른이라는 사람들도 전혀 대단한 사람들이 아니니까 그 선생님도 마찬가지야. 안나 일만 해도 안나는 전혀 잘못한게 없는데도 선생님은 막상 창피하니까 그 화풀이를 하느라고 꾸중한 거야.-4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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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 컴퍼니 스토리콜렉터 3
하라 코이치 지음, 윤성원 옮김 / 북로드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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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회사에 염증이 난 건가요?˝ ˝회사라는 것에는 인간의 이기심이 그대로 반영되는 법이거든요. 그 이기심에 구역질이 났기 때문이죠.˝ 그 이상 구체적인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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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 컴퍼니 스토리콜렉터 3
하라 코이치 지음, 윤성원 옮김 / 북로드 / 2011년 5월
품절


내가 회사에 있었던 것에는 분명한 의미가 있다. 그것을 확인하고 다시 납득하기 위해 무의식중에 만들어낸 장치, 그것이 모조 회사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저, 아니 우리는 그런 도구를 갖추지 않고 스스로 돌아볼 수 조차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 애처롭기까지한 심정만은 세상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합니다. 그러니까....-246쪽

"왜 회사에 염증이 난 건가요?"
"회사라는 것에는 인간의 이기심이 그대로 반영되는 법이거든요. 그 이기심에 구역질이 났기 때문이죠."
그 이상 구체적인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234쪽

그야 물론 감상에 젖어 있는 면도 없지는 않다. 솔직히 말해서 그런 정도의 기분으로 시작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아무리 그래도 감상만 갖고는 사람들이 여기까지 할 수는 없는 법이야.
우리는 인생의 전부였던 회사라는 것을 다시금 시물레이션해나가는 과정에서 마침내 어떤 사실을 깨달은 거다. 지금 이렇게 하고 있는 일은 우리가 모든 인생을 걸고 해왔던 회사 일을 검증하는 작업이기도 한 거야.
"컴퓨터 게임에서 말하는 롤풀레잉 게임이 아니라 살아 있는 인간이 연기하는 극 형식의 심리요법 게임인데, 그것의 실체험적인 의미가 모조 회사에 있는 것이 아닐까요?"-123쪽

오늘날 관점에서 보면 회사 외곬로 회사에 들러붙어 살아가는 사람일지 모르지만, 언제 제거될지 알 수 없는, 먹느냐 먹히느냐 하던 그 시절에는 찰싹 회사에 들러붙어 분투하고 노력하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었다. 아니 살아나갈 수조차 없었다..... 그리고 그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이윽고 고도 경제성장의 물결이 밀려오자 회사도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덕뿐에 가정에서도 가전제품을 잇달아 사들이고, 꿈에 그리던 마이카를 마련하고, 사나이 평생의 숙원 사업인 내 집도 마련하는 등 탄복할 만한 개인의 고도 경제성장도 달성했다.
"그 모든 것이 우리 같은 사람들이 회사에 찰싹 들러붙어 있었기 때문에 이루어진 게 아니겠니? 만약 우리가 매일 곧이곧대로 정시에 출퇴근하고 주말에는 어김없이 쉬고, 추석이니 설이니 황금연휴니 공휴일이니 유급휴가니 경조사니 병가니 하는 것들을 꼬박꼬박 챙기면서 가정이 우선이라고 주장하며 놀았더라면 지금의 일본은 어떻게 됐을 것 같으냐?"
그런데 마침내 풍요로운 시절로 만들어 놓았더니 이왕이면 큰물에서 놀겠다는 듯 대거 입사한 놈들은 어땠을까?-183쪽

정말이지 멋대로 아닌가? 처음부터 여유와 안정이 보장된 상태에서 가족주의니 여유주의니 사생활주의를 내세우는 거다.....
그래도 여전히 회사밖에 모르는 인간들을 조롱하는 풍조는 남아 있지만 두고 부면 알 거다.
먹느냐 먹히느냐 하는 사태가 벌어지면 인간이 어떻게 행동할지는 뻔하다. 겐조들을 비웃던 놈들도 똑같은 일을 되풀이할 게 분명하다.-1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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