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감 - 씁쓸하고 향기로운 야생초의 유혹
아리카와 히로 지음, 오근영 옮김 / 살림 / 2012년 5월
품절


"헤어지는 남자에게 꽃 이름 하나를 가르쳐 주십시오. 꽃은 해마다 어김없이 피어납니다."
대문호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그런 말을 남겼다고 하지만... 낭만주의자인가? 서정주의자? 아니. 그게 아니야. 하고 사야카는 속으로 단호히 단언했다.
그 발상은 한마디로 '심약함'이다!
더구나 여자는 절대로 생각해 내지 못하는 발상 아닌가. 애당초 여자란 헤어지는 남자의 기억에 그런 식으로 자신을 각인시키려 하지 않는다.
여자의 사랑은 그때그때 표현하는 감정이고, 남자의 사랑은 보존식이다. 여자는 아무리 오래 기억하려 해써도 다음 상대를 만나 사랑에 빠지면 옛 연인 따위는 추억에서 기억으로 격하시키고 만다.
-11쪽

도망쳐 도착한 곳에서 내가 머물고 싶은 장소를 발견했어. 하지만 도망쳐 온 곳이기 때문에 거기에 있을 수 없었어.
도망치지 않았다면 계속 그곳에 머무를 수도 있었겠지만, 그랬다면 그곳을 발견하지도 못했을 것이고, 어떻게 해야 그곳에 갈 수 있을지 알 수도 없었을 거야.
-420쪽

어른이나 아이나 그건 다를 게 없어. 상냥할 때도 있고 심술궂을 때도 있어. 모두가 평소에는 늘 정직하게 살지만 가끔은 이상한 짓을 하지. 어른이라는 사람들도 전혀 대단한 사람들이 아니니까 그 선생님도 마찬가지야. 안나 일만 해도 안나는 전혀 잘못한게 없는데도 선생님은 막상 창피하니까 그 화풀이를 하느라고 꾸중한 거야.-4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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