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그건 단순히 나야말로 타자에 무관심한 사람이라서 그녀와 나를 동일시했던 것일뿐, I본인은 예전부터 '모두'에 대해 속을 툭 터놓고 대화를 원했던 것일까.
그렇다면 나는 I라는 인물의 성격을 완전히 잘못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고, 또한 그녀뿐만 아니라 Y와 이지리와 사오리를 포함한 다양한 지인이나 가족들의 생생한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려 하지 않고 내 멋대로 거짓되게 짜낸 각각의 인물상에만 시선의 초점을 맞추고서 적당히 소통이 잘 되고 있다는 식으로 생각해왔던 것뿐일까.
하지만 누구라도 크건 적건 그런 식으로 밖에는 타인과는 접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등등, 내가 이 대목에서 나는 죄가 없다고 딱 잡아떼어버릴 수도 있겠으나, 예의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기분이 즉각 브레이크를 걸어온단다, 치이 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