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쌍하구나?
와타야 리사 지음, 김선영 옮김 / 시공사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빵~ 터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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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하늘 체리
도시마 미호 지음, 이정현 옮김 / 이젠미디어 / 2007년 2월
품절


교수님, 저는 교수님 적분에 살아 있어요.
제 곁에는 달링이 있어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교수님이 바라신 대로이지요?
하지만 평생 바라신 대로 되지 않을 일이 하나 있어요.
'나를 잊고'라는 부분.
잊을 리가 있겠어요?
언제나 감사합니다, 교수님.
6월 15일 구라모치 아사미.

다시 여름이 오고 나팔꽃이 피면 허니는 또 그런 얼굴로 웃어줄까?
그렇게 먼 나중 얘기를 생각하면 혼자 히죽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잠시 후 나는 중요한 일을 잊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은 지금은 전쟁 중이고 허니는 피난을 온거였지?
내년 여름에는 허니는 '수도'로 돌아가 있을 거다.
잘은 모르지만 전쟁같은 거 금방 끝나지 않을까?
아마.
왜냐하면 우린 이렇게 평화롭게 살고 있잖아.
별로 대단한 정쟁도 아닌 거 아냐?
나는 허니와 떨어져 있는 건 싫었지만 멀리 떨어져 지내는 연인관계에 대해 상상해봤다.
멀리 떨어진 도시에서 머리도 좋고 돈도 많은 학교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살면 허니는 나 같은 건 잊어버릴 거다.
하지만 그래도 허니 방 베란다에는 예쁜 나팔꽃이 피겠지.
그래, 헤어질 때 내가 건네준 이 씨앗에서...

'외롭다'와 '보고 싶다'는 다르다.
'보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서로 떨어져 잘 지낼 수는 있다.
아마도.
그건 '지는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교수님을 가슴에 고이 간직하면서도 불안함에 휩쓸리지 않게 달링으로 균형을 잡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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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의 광채 블루칼라 화이트칼라 노칼라 2
줌파 라히리 외 지음, 리차드 포드 엮음, 이재경.강경이 옮김 / 홍시 / 2012년 10월
구판절판


크로지어 씨는 록산느의 무식함이 좋았던 거다.
록산느의 무식함이 토피 사탕을 핥을 때처럼 그의 혀에서 달콤하게 녹았던 거다.

실비아와 록산느 사이의 알력 다툼은 나름대로 납득이 갔다.
하지만 그들 중간에 있던 '지워진 전리품' 크로지어 씨를 생각하면 묘한 기분이 들었다.
생명이 꺼져가는 상황에서도 어떤 결정을, 그것도 무언가를 끊어내는 결정을 내릴 의지가 있었다는 것이 신기했다.
끊어내려 했던 것이 죽음 문턱에서 느낀 육욕이었든 아니면 진실한 사랑이었든,
둘 다 당시의 나에게는 소매에 떨어진 지네처럼 징그러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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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
앨리스 먼로 지음, 서정은 옮김 / 뿔(웅진) / 2007년 5월
구판절판


좀 전까지만 해도 무릎을 꿇고 구혼을 하던,
성적 갈망을 주체하지 못해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쩔쩔매던 그들이 일단 침대를 함께 쓰는 사이가 되고나면 실로 완고하고 퉁명스러운 존재가 되고 마는 것이다.

그들은 아침이면 말끔히 면도를 하고, 젊은 목둘레에 타이를 매고,
낮 내내 뭔지 모를 일들을 하다가 저녁이면 돌아와 비판하는 눈초리로 그날 저녁 메뉴를 확인한 후 부인과 애들,
복잡복잡한 감정과 하소연들을 차단하기 위해 얼굴 앞으로 신문을 펼쳐 들었다.
그들은 얼마나 많은 것을 빠르게 익혀야만 했던가.
상사에게 아부하고 부인들을 구슬리며, 다가올 사반세기 동안 가족을 먹여 살릴 직장을 유지하는 기술들.
뿐만 아니라 그들은 정치적인 관심사를 유지하면서도 집을 장만하고, 담장을 수리하고 잔디를 깎고,
배수관을 뚫는 가내의 모든 일에 대해서도 권위를 지킬 수 있어야만 했던 것이다.
남편이 나가고 나면 낮 시간 동안 여자들은 육아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에 대한 보상이라는 듯 그들만의 두 번째 사춘기 시절을 만끽하곤 했다.
남편이 집을 떠나자마자 마음이 가벼워진 그녀들은 남편이 없는 낮 시간 동안 그들이 융자를 갚는 집 담 너머로 은밀히 모여들어 고교 시절로 돌아간 듯 커다랗게 웃고 떠들며 조용히 반란을 꿈꾸는 시간을 보냈던 것이다.

그녀가 해야 할 일은 그 모든 것을 다시 기억해 내는 것이었다.
'기억'함으로써 그 모든 일을 다시 한 번 경험한 후 봉인해 영원히 보관해 둘 생각이었다.
단 하나도 놓치거나 흐트러뜨리지 않고 그날의 일을 순서대로 재구성해 마치 보물인 양, 마음 한구석에 갈무리해 넣어두려는 것이었다.
메이얼은 두 가지 일을 예상할 수 있었다.
첫 번째 예상에 대해서는 안도감을 느꼈다.
두 번째 예상은, 지금은 쉽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할 것이 틀림없었다.
피에르와의 결혼 생활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이게 첫 번째 예상이었다.
그리고 아마도 어셔는 다시 만나지 못할 것이다.....

"영리하니까 냉담한 거야. 여자들에게 영리하다는 건 곧 차갑다는 거니까."

다른 삶이라고 해서 더 많은 것을 발견하지는 못했을지도 모른다. 아마 계속해서 같은 것만을 다시, 또다시 발견하게 되었을지도....
명백한 것 같으면서도 여전히 불안정한 자신에 대한 그런 진실들. 그녀가 자신에 대해 발견한 진실은 어떤 신중함, 최소한 경제적인 감정통제라고 할 만한 그 무엇이 한평생 자신을 지배해 왔다는 사실이었다.

친절하고 치명적인 경고, 희미한 자기 보호의 시도, 융통성 없던 그 태도 모두가 이제 그와 함께 철 지난 유행처럼 다소 시시하게 느껴졌다.
이제 그녀는 마치 남편에게 그러하듯이 일방적인 시선으로 그를 회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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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그림자의 춤
앨리스 먼로 지음, 곽명단 옮김 / 뿔(웅진) / 2010년 5월
구판절판


모든 어린이에게는 음악이 필요하지. 가슴속으로 음악을 사랑하지 않는 아이들은 없으니까."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선생님인걸.
마사레스 선생님은 당신이 어린이의 마음속을 들여다볼 수 있고 거기에서 착한 마음씨와 선한 것이면 무엇이든 다 좋아하고 천성을 간직한 보물을 찾아낼 수 있다고 철석같이 믿는 사람이다.
독신 여성의 감상성과 아이들이 선하다고 믿는 본래의 아동관이 접목된 그 미혹은 어마어마한 전설 같다.
이렇듯 외곬으로 아이들의 심성이 거룩한 무엇처럼 말하는 선생님이다 보니, 부모된 이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난감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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