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하늘 체리
도시마 미호 지음, 이정현 옮김 / 이젠미디어 / 2007년 2월
품절


교수님, 저는 교수님 적분에 살아 있어요.
제 곁에는 달링이 있어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교수님이 바라신 대로이지요?
하지만 평생 바라신 대로 되지 않을 일이 하나 있어요.
'나를 잊고'라는 부분.
잊을 리가 있겠어요?
언제나 감사합니다, 교수님.
6월 15일 구라모치 아사미.

다시 여름이 오고 나팔꽃이 피면 허니는 또 그런 얼굴로 웃어줄까?
그렇게 먼 나중 얘기를 생각하면 혼자 히죽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잠시 후 나는 중요한 일을 잊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은 지금은 전쟁 중이고 허니는 피난을 온거였지?
내년 여름에는 허니는 '수도'로 돌아가 있을 거다.
잘은 모르지만 전쟁같은 거 금방 끝나지 않을까?
아마.
왜냐하면 우린 이렇게 평화롭게 살고 있잖아.
별로 대단한 정쟁도 아닌 거 아냐?
나는 허니와 떨어져 있는 건 싫었지만 멀리 떨어져 지내는 연인관계에 대해 상상해봤다.
멀리 떨어진 도시에서 머리도 좋고 돈도 많은 학교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살면 허니는 나 같은 건 잊어버릴 거다.
하지만 그래도 허니 방 베란다에는 예쁜 나팔꽃이 피겠지.
그래, 헤어질 때 내가 건네준 이 씨앗에서...

'외롭다'와 '보고 싶다'는 다르다.
'보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서로 떨어져 잘 지낼 수는 있다.
아마도.
그건 '지는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교수님을 가슴에 고이 간직하면서도 불안함에 휩쓸리지 않게 달링으로 균형을 잡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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