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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1999년 2월
평점 :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을 지금까지 4권 읽고 이번 키친을 읽으면 5권째가 되는데 항상 느끼는거지만 글체가 좀 가볍습니다. 부담이 없다고도 볼 수 있고요, 그런데 또 이상하게도 가만히 생각해보면 뼈가 있는 글들입니다. 가벼우면서 왠지 무거운 느낌이 드는 글들입니다. 작가가 이걸 염두해 두고 작품을 쓴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그 느낌을 지울 수 없군요. 이번에 읽은 키친도 역시 여느 바나나 소설(지금까지 내가 읽은)과 별반 다른것을 느끼진 못했지만, 그러나 역시 바나나 작품 답다는 생각을 떨칠수는 없네요.
이번소설은 2개의 작품이더군요. 바나나 소설을 읽다가 (얼마전 해리포터를 읽은지라) 마지막에 가서 무언가 반전이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기대했는데, 제 생각은 무참히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또, 이제 바나나의 소설에 적응되었는지 몰라도 내용이 어느정도 예상 되더군요.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했던 장면들이 몇개 생각 나네요. 또, 바나나 소설의 특징(과연 특징이라고 불리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인 좀 황당한 이야기들이 개인적으로 흥미롭습니다. 예를들자면, 애인의 죽음을 안고 살아가는 여자에게 (진짜 황당한)다른 여자가 (그것도 극적[?]으로)다가와 얽혀있는 생각들을 풀어주는 내용. 어찌보면 황당하기 이를데 없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래도 비극적 결말보다는 낫다는 생각에 그냥 수긍하게 되는. 그런 바나나의 소설이 저는 부담없고 시원해서 좋습니다.
이제 티티새, 암리타, NP가 남았는데 요시모토 바나나의 작품이 기대되는건 비단 저뿐만이 아닐겁니다. 글쎄요, 무라카미 하루키와 비교도 되는것 같던데 하루키와는 그 줄이 다르지 않나 라는 생각도 듭니다. 하루키는 결코 가볍지 않은 좀 무거운 (또 좀 야한) 그런 글을 쓰지 않나요? 바나나의 소설이 일본 문학의 전부는 아니라고 봅니다. 일본 문학의 일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 일 부분이라는 것이 저에게는 그렇게 거부감이 일지는 않는군요. 가볍고 신선하니까 그런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