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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록 ㅣ 범우 한국 문예 신서 13
이태준 지음 / 범우사 / 1999년 12월
평점 :
품절
편의점표 도시락만 먹다가 엄마표 된장찌개에 고등어 구이, 계란말이, 나박김치, 김, 잡곡밥이 올려져 있는 상을 받은 기분이 들었다.
이제껏 모르고 살아 왔던게 성질났다.
애초에 무지한 사람이라는 자각은 있지만 속상하다.
이제서야 보게 되다니.
자연스럽고 담박하고 진실되다. 아직 첫 장도 들춰보지 않은 책들이 쌓여 있음에도 이분의 다른 책들을 사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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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숙[早熟] 中에서
오래 살고 싶다.
좋은 글을 써 보려면 공부도 공부려니와 오래 살아야 될 것 같다. 적어도 천명을 안다는 50에서부터 60,70,100에 이르기까지 그 총명, 고담의 노경속에서 오래 살아보고 싶다. 그래서 인생의 깊은 가을을 지나 농익은 능금처럼 인생으로 한번 흠뻑 익어보고 싶은 것이다.
"인생은 즐겁다!"
"인생은 슬프다!"
어느 것이나 20,30의 천재들이 흔히 써 놓은 말이다.
그러나 인생의 가을, 70,80의 노경에 들어보지 못하고는 정말 '즐거움' 정말 '슬픔'은 모를 것 같지 않은가!
오래 살아 보고 싶은 새삼스런 욕망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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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도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내게 가르침을 주는 말들.
짧은 문장들이 강렬하게 내 마음에 박혀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