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는 바다 냄새 쪽빛문고 7
구도 나오코 지음, 초 신타 그림, 고향옥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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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돌고래 친구에게 선물하고 싶어서 2권 구입! 그러나 절판.(털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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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문 - 펭귄 클래식 펭귄클래식 5
앙드레 지드 지음, 이혜원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희망 없는 사랑, 슬픈 꿈, 그리고 엇갈림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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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문 - 펭귄 클래식 펭귄클래식 5
앙드레 지드 지음, 이혜원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8년 8월
절판


설령 그 추억들이 군데군데 잘리어 조각나 있을지라도 그것들을 깁거나 이어 붙이기 위해 있지도 않은 이야기를 지어내지는 않겠다. 거짓 기억을 지어내기 위한 노력이 내가 추억들을 이야기하는 동안 맛보기를 고대하는 마지막 즐거움마저 앗아 갈 것이기 때문이다.-11쪽

스스로를 억제한다는 것은 다른 이들이 자신의 뜻대로하는 것만큼이나 내게는 자연스러운 일이어서 나를 얽어맸던 엄격한 규율도 반감을 불러일으키기는 커녕 오히려 나를 우쭐하게 만들었다. 내가 미래에 추구하고자 한 것 또한 행복 자체보다는 그것에 이르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었다. 말하자면 진즉부터 행복과 미덕을 혼동하고 있었던 것이다.-32쪽

"너는 혼자 나아갈만큼 굳세지 못한 거니? 우리는 저마다 혼자 힘으로 하느님을 찾아야 하는 거야."
"하지만 내게 그 길을 가르쳐주는 건 바로 알리사야."-39쪽

소리가 잘 울리는 공간 안에 있는 것처럼 우리 마음속의 극히 미묘한 움직임이 만들어내는 소리까지도 서로 들을 수 있을 만큼 단조롭게 흐르는 생활이 시작되었다.-47쪽

젊어서는 남들을 즐겁게 하던 유쾌한 성품도 나이를 먹다 보면 고약해지는 법이란다. 지금 너희가 ‘난리법석’이라고 부르는 누님의 성격도 처음에는 호감이 갈 만큼 열정적이라거나, 충동적이라든가, 매력적이라고만 여겨지던 건이었지... 내 단언하건대, 우리도 지금의 너희와 별반 다를 게 없었단다. -48쪽

오, 사랑의 미묘한 책략이여, 미묘하다 못해 잔인하기까지한 사랑의 책략이여, 너는 어떤 비밀스러운 경로를 통해 웃음에서 눈물로, 천진한 기쁨에서 덕행의 요구로 우리를 이끌어 갔던가!-49쪽

언니와는 언제 결혼할 생각이야?
병역 마치고 나서.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좀 더 알게 되기 전에는 하지 않을 거야.
아직 잘 모른다는 거야?
아직은 알고 싶지 않아. 관심 가는 게 너무나 많거든. 무엇 하나를 골라잡아서 죽어라고 그것만 해야 하는 시기를 되도록 늦추고 싶은 거야.-52쪽

아! 우리가 사랑하는 이의 영혼 위로 몸을 기울여 마치 거울을 들여다보듯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비치는지 볼 수 있다면! 우리가 자신의 마음을 읽는 것처럼, 아니 그 이상으로 다른 이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면! 그 애정은 얼마나 평온할 것인가! 그 사랑은 얼마나 순수할 것인가!-53쪽

알리사는 산호 목걸이를 목에 걸고 있던 참이었다. 그녀는 고리를 채우려고 두 팔을 들고 고개를 수그린 채 문 쪽으로 등을 돌리고서 불 켜진 촛대 두 개 사이에 놓인 거울을 자기 어깨 너머로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녀가 처음 나를 본 것은 거울 속에서였다. 그녀는 뒤돌아보지도 않은 채, 얼마 동안 거울 속의 나를 가만히 바라보았다.-57쪽

(아닌 게 아니라, 나에게는 내가 좋아하고 그녀에게도 알려 주고 싶은 구절이 있을 때마다 내 책이나 알리사의 책에 그녀의 이름 머리글자를 휘갈겨 써넣는 버릇이 있었다.) 하지만 상관없어! 내가 즐거움을 느끼고 싶어서 옮겨 적는 거니까. 내가 발견했다고 생각한 것이 사실은 네가 가르쳐준 것이라 처음에는 기분이 좀 상했지만, 너도 나처럼 이 구절들을 좋아했구나 하고 생각하니 그런 몹쓸 생각이 곧 사라져버렸어. 여기에 옮겨 적고 있노라니, 꼭 너와 함께 읽는 것 같구나.-103쪽

너의 합격은 내게도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로만 여겨져서 축하한다는 말조차 하기가 좀 그렇네. 나는 그 정도로 너를 믿고 있어, 제롬! 네 생각을 하기만 해도 나는 희망으로 가슴이 부풀어 올라. 이제 너는 전에 얘기했던 그 일을 시작할 수 있는 거지?-106쪽

우리가 구해야 할 것은 마음의 해방이 아니라 바로 찬미야. 마음의 해방에는 으레 고약한 자만심이 따르기 마련이니까. 반항하려 하는 야심보다는 섬기려 하는 열망을 품을지어다...-108쪽

생성이란 어쩌면 이리도 늘 신비롭고 놀라운지! 우리가 평소 좀 더 자주 놀라지 않는 것은 주의력 결핍 때문이야. 희망으로 가득 찬 그 조그만 요람을 들여다보며 보낸 시간이 얼마인지. 도대체 어떤 이기심이 발동하고 그 무슨 만족감이 들어서, 아니면 최선을 다하려는 열의가 얼마나 부족하기에, 발전은 그리도 빨리 멈춰버리고 온갖 피조물들은 그토록 하느님을 멀리하는 것일까? 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주께로 더욱 가까이 갈 수 있다면, 좀 더 가까이 가기를 바란다면... 그 얼마나 놀라운 경쟁심일까!-119쪽

잘 있어. 너무나도 사랑하는 제롬. 하느님이 너를 지켜주시고 인도해 주시기를. 인간은 오직 하느님 곁으로만 마음 놓고 다가갈 수 있는 거야. (중략) 그리고 바로 그런 점 때문에 네가 훨씬 전부터 나는 네 사랑이 머리로 하는 사랑이고, 애정과 신의에 대한 아름답고 지적인 집착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 -130쪽

그 이상 아무것도 더 바라지 않게 되는, 그런 충만감이야! 라고 너는 말하곤 했지만, 슬프게도 그 충만감이야말로 나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야...-141쪽

교만한 마음이 조금만 덜했더라면 우리의 사랑은 수월했으리라... 하지만 대상을 잃어버린 사랑에 집착해 보았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건 고집이지, 더 이상 충실이 아니었다.

이제는 나도 어엿한 가정주부가 되었고, 뜨겁게 불타오르던 과거가 쌓이고 쌓인 재에 덮여 버린 지금은 오빠를 다시 만나 보고 싶어 해도 괜찮겠지요. 언제 놀러 오거나 볼일이 있어 님에 오게 되면 에그비브까지 와주세요. 남편도 오빠를 알게 되면 기뻐할 거고, 우리 둘이서 알리사 언니 얘기를 주고받을 수도 있을 테니까요.-169쪽

슬픔은 복잡한 감정이다. 내가 느끼는 행복을 분석하려고 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177쪽

그래서 내가 바라는 것은 행복이 아니라 행복으로 가는 도정이 아닐까 자문하게 된다. 오, 주여! 너무 쉽게 다다를 수 있는 행복으로부터 저를 지켜주소서! 당신 곁에 이를 때까지 저의 행복을 미루고 멀리할 수 있는 길을 가르쳐주옵소서!-178쪽

나는 사랑에 관해서는 일절 입에 담지 않고서, 내가 그를 사랑하고 있음을 알지 못한 채 그를 사랑하고 싶다. 무엇보다 내가 그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그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가운데 그를 사랑하고 싶다.-179쪽

아무리 행복하더라도 진전이 없는 상태를 소망할 수는 없다.-179쪽

이럴 수가! 내 마음속에서 나도 모르게 저절로 솟아나는 애정을 가밓 미덕이라 부를 수 있단 말인가! 오! 마음을 잡아끄는 궤변이여! 그럴듯한 권유여! 행복의 교활한 신기루여!-183쪽

때때로 나는 사랑한다는 것, 할 수 있는 한 사랑한다는 것, 끊임없이 더욱 사랑하는 것 말고 또 다른 미덕이 있는지 의심해 본다...-183쪽

하느님, 무기력한 제 마음은 제 사랑을 억누를 길이 없사오니, 더 이상 저를 사랑하지 않는 법을 그에게 가르쳐줄 수 있는 힘을 제게 허락해 주옵소서. (중략) 그가 저로 인하여 걸음을 멈추게 되는데도 제가 계속 그를 사랑할 수 있겠사옵니까? 장하다할 수 있을 그 모든 것도 행복 안에서는 얼마나 움츠러드는 것인지요!-184쪽

주여 아니 되옵니다! 주께서 우리에게 가르쳐주시는 길은 좁은 길이옵니다. 둘이서 나란히 걸을 수도 없을 만큼 좁은 길이옵니다.-185쪽

제롬! 곁에 있으면 마음이 저려오고, 멀리 떨어져 있으면 죽을 것만 같은 애달픈 나의 벗, 제롬, 내가 조금 전에 했던 말들 줄에서 내 사랑이 한 말 외에는 아무것도 귀담아듣지 마.-196쪽

몹시 늙은 사람처럼 지쳐 있지만 내 영혼은 신기하게도 동심을 간직하고 있다. 나는 아직도 방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정돈해 놓고, 벗어놓은 옷을 머리맡에 가지런히 개어놓지 않으면 잠들지 못했던 어린 소녀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 죽음을 맞이할 채비도 이렇게 하고 싶다.-198쪽

지금, 빨리, 내가 혼자라는 사실을 또 한 번 깨닫기 전에 죽고 싶다.-201쪽

오빠가 얼른 잊어버렸으면 하는 게 뭔데요?
언제까지나 잊고 싶지 않은 것.-204쪽

만약 내가 다른 여자와 결혼을 한다면 그 여자를 사랑하는 척밖에는 할 수 없을 거야. (중략) 그럼 오빠는 희망 없는 사랑을 그렇게 오래도록 마음속에 간직할수 있다고 믿는 거예요?-205쪽

우리 두 사람은 아무 말도 않은 채 가만히 앉아 있었다. "자!" 마침내 그녀가 입을 열었다. "이제 깨어나야만해요..."-2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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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나무' 아래서
오에 겐자부로 지음, 송현아 옮김, 오에 유카리 그림 / 까치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인간의 원칙과 긍지를 가진 노작가의 담백한 체험적 교육 에세이

나무들의 라틴어 학명을 외우고, 숲에서 바다 물개를 키우는 공상을 하며, 영어사전을 벗삼아 모르는 단어들과 씨름하던 소년은 커서 일본의 아쿠타카와상,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는 작가가 된다. 이 책은 오에 겐자부로가 어린 시절 할머니에게 들었던 나무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노년이 된 자신이 아이인 자신에게 무엇을 말해줄 것인가? 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독자의 범위는 현재를 살아가는 초등 상급생부터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생 아이들이다. 분류를 하자면 교육 에세이. 현장의 교육 경험이 없는 그는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며 실제 겪었던 체험 위주로 담백하고 과장없이 그러나 힘있게 글을 전개해나간다.


‘잇는다’

오에 겐자부로는 어머니를 통해 아이가 학교를 다녀야 하는 이유에 대한 대답으로 '잇는다'라는 말을 듣는다. 죽은 아이들의 기억을 '잇기 위해서' 학교에 다녀야 한다고. '잇는다'라는 개념은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 표현이다.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을 잇고 아이와 어른을 잇고 역사와 역사를 잇는다. 나도 오에 겐자부로의 '잇는다'라는 생각과는 약간 다르지만 비슷한 공상을 해본 적이 있다. 찰스 디킨스의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을 읽고서 '현재의 나와 미래의 나(유령A), 과거의 나(유령B)가 동시에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보이지는 않지만 내 주위에서 맴돌면서 나의 판단과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을까?'하고 말이다. 한 사람이지만 아이와 아이였던 어른은 별개의 개성을 가진 개체가 아니라 이어진 존재라는 점. 확장시켜보자면 부모와 아이도 유전자로 이어져있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라이온 킹>에서 심바에게 무파사가 그리 말하지 않던가? '나는 네 안에 있다'고.


아이를 위한 책, 그러나

어른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나무에 기대 어른의 모습이 된 자신을 기다리던 어린 시절의 자신과 마주할 소중한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한 개인을 구성하는 최초의 경험들.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어른들의 영향을 받지 않고 스스로 생각한 그 소중한 순간. '나무는 왜 위로만 자라는가?'같이 어른들을 괴롭히는 진지한 질문들. 문체를 스스로 발견하고 재미있게 생각했던 일같이 오로지 나만이 가진 비밀스런 깨우침들.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소소한 추억들. 이러한 삶의 에피소드들은 작가의 어린 시절 경험담에 그치지 않고 일반적인 독자에게까지 자신의 유년 시대로 회귀하도록 강력하게 추동하는 힘이 있다. 해서 분량이 많지 않은 짧은 에세이지만 책을 자주 덮고 추억에 잠길 때가 많았다. 과거의 기억은 회상될 때마다 윤색되는 경향이 있다. 어른이 된 후 이 책의 독서 경험은 자신의 어린 기억들, 그러나 가장 오래된 기억들이 소환되어, 빛바랜 기억들은 덧칠을 통해 새로운 빛을 얻게 되거나 혹은 오래전에 잃어버린 소중한 무언가를 되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책 속의 밑줄, 자신과의 밀회로 이루어지는 elaboration

좋은 습관, 공부법과 독서법에 대한 조언 중에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작가가 정말 좋아하는 책이라면 반복해서 읽을 때 시간을 두어서 밑줄을 다른 색으로 그어 확인해보라고 한 점이다. 분명 시간을 두고 읽으면 달리 해석되어지는 부분이 있다. 그렇다. 우리가 책을 읽는 시점과 나중에 다시 읽는 시점의 간극에는 이어진 동일한 존재임에도 시간에 따른 수많은 경험의 차가 필연코 발생한다. 그렇게 우리는 우리만 아는 밑줄 그어진 그곳에서 어른이 된 자신과 아이가 된 자신이 밀회를 나눌 수 있다. 그 수많은 랑데뷰와 저스트 미트가 모여서 하나의 삶을 끊임없이 elaboration(고심하여 만듦)할 수 있고, 일상 속에서 조화로운 화음과 멜로디를 만들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일 때 못 읽고 어른이 되어서야 읽게 된 책이지만, 나중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원전 운동을 하면서 플래카드를 펼쳐보이는 오에 겐자부로(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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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몸이었다 

서로 갈려

다른 몸 되었는데


주고 아프게

받고 모자라게

나뉘일 줄 

어이 알았으리


쓴 것만 알아

쓴 줄 모르는 어머니

단 것만 익혀

단 줄 모르는 자식


처음대로 

한몸으로 돌아가

서로 바꾸어

태어나면 어떠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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