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의 시인들 살림지식총서 118
김헌 지음 / 살림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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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 고대 그리스의 시인들, 살림지식총서 118, 2004(초판)

 

토요일자 한겨레신문을 읽는 재미중 하나는 북리뷰이고 다른 하나는 서울대 HK교수 김헌의 그리스 문학에 관한 한 페이지를 꽉 채운 글이다. 고대 그리스 문학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고 감탄했었는데 펭귄판 아리스토텔레스 시학해설에서 김헌이 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는 사실을 읽고서야 그 이율르 알게 되었다.

 

짧은 신문기사로 다소 아쉽다는 생각을 하던차에 파주출판단지에서 살림지식총서를 구경하던 중에 2004년에 발간된 김헌의 고대 그리스의 시인들을 발견했다. 호메로스와 사포 외에는 들어본 적이 없는 시인들이었지만 신문 칼럼의 강렬한 인상을 좀 더 길게 느껴보고 싶었던 데다 2,500원으로 할인된 가격의 매력에 샀다.

 

저자는 고대 그리스 시인들 주로 서사시와 서정시를 쓴 시인들을 통해 실체로서의 신에게 자신을 얽매기보다는 인간의 삶과 존재의 비밀을 해명하는 속성으로서 신을 누리던 서구 문화의 시원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화려한 영웅들의 이야기를 치밀한 구성으로 엮어놓은 호메로스, 정의와 질서를 갈구하며 신들과 인간의역사를 상상력으로 구성했던 헤시오도스, 존재의 비밀을 웅장한 영웅시의 운율에 담은 철학자 파르메니데스”. “자신을 시안에 드러내며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려고 했던 아르킬로코스와 사랑의 감정과사건을 솔직하고 감리로운 언어 안에 담아 읊던 사포”, “그리고 전설과 신화 속에 동시대의 살아있는 영웅를 그려내어 죽음으로 한계지워진 인간을 영원의 지속 안에 남기려 했던 핀다로스등의 시를 분석하고 있다.

 

호메로스

전설 속의 영웅을 불멸의 신들과의 관계 속에서 노래한시인

 

헤시오도스

가히 헤시오도스의 시는 존재의 근원을 탐구하는 철학적인 질문의 시작이며, 그 형이상학적인 질문에대한 신화적인 해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파르메니데스

현상의 이면에는 현상을 움직이는 신비로운 신의 힘이 의인화된 형태로 대응되어 감추어져 있다는 세계관이 호메로스와 헤시오도스의 서사시에 담겨있다. 반면 탈레스, 아낙시만드로스, 아난시메네스, 피타고라스와 헤라클레이토스, 엠페도클레스와 아낙사고라스 그리고 레우키포스와 데모크리토스로 이어지는 자연철학자들의 조각글들 속에는 현상의 배후에 신이 아닌 그 무엇이 현상의 근원으로, 원리와 원소로 감추어져 있다. .. 보이는 것은 보이는 것 그대로만은 아닌 것이다. 이 모든 존재론의 정점에 파르메니데스가 우뚝 서 있다.”

 

아르킬로코스.

인간적인 삶에 대한 애착. 한번 지나면 돌아올 수 없는 시간 속에서 지금을 절실하게 느끼며 누리는 것. 아르킬로코스는 보다 간절한 목소리로 인간의 삶 그리고 그 안에 흐르는 고유한 리듬과 그 리듬에 따를 때 느끼는 기쁨을 자신의 목소리로 노래한다.”(p.57)

 

사포

자연의 아름다움과 사랑의 감정 안에 깃든 신비롭고 신성한 힘의 존재를 느끼며 볼 줄 알았던 사포. 그리고 이것을 아름다운 시심으로 노래할 수 있었던 그녀. 그녀는 진정 인간의 몸을 빌려 이 땅에서 살았던 열 번째 뮤즈였던 것이다.”(p.73-74)

 

핀다로스

핀다로스는 그 영원하고 보편적인 신의 세계와 가치체계를, 특정하고 순간적인 역사적 개인에 투사시킨다. 숭고한 언어와 치밀한 운율은 시의 외형에 웅장한 질서를 줄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현재를 지배하는 현상 배후의 보편적인 질서에 대한 객관적인 통찰을 단단하게 구조화시켜준다. 시간과 고간의 범위를 길고 넓게 확장시킨 시야 속에서 우승자 개인은 정교한 원근법적인 조준에 의해 초점 잡힌다. 핀다로스가 보여주는 대상 포착의 기법은 높은 우주의 고도에서 지상의 한 점으로 하강하는 아찔한 속도를 정확하게 길 잡아준다. 핀다로스의 이와 같은 작시 기법에 의해 각종 운동경기의 승리자는 지상의 한 점에서 곧바로 천상의 제우스와 여러 신들의 가호를 받으며 불멸의 영광을 획득하게 된다.”(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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