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피용 (반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베르베르가 쓴 책을 처음으로 읽었다. 내가 보려고 산 것도 아니고 딸 녀석이 친구가 재미있게 보았다고 사달라고 해서 산 책을.

녀석이 보고 나서 안방 테이블 위에 올려 놓은 것을 집어 들고 전철을 타고 다니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진도가 너무 느렸다. 전철 타는 시간 20분에 왕복으로 하루 50페이지를 넘기기 어려웠다. 몇주전 술마시고 들어와 이른 시각부터 자다가 새벽에 몸과 머리가 불편해 깨었다가 다시 잠이 오지 않자 빠피용을 읽어 나갔다. 150페이지 정도를 읽고 이틀인가 뒤 대선일 즈음 밤에 끝을 낸 것 같다.

개미부터 시작한 그의 명성에 비하면 빠피용의 첫인상은 그리 강하지 않았다. 특별한 복선이나 추리소설이 갖는 뒷부분에 대한 끊임없는 호기심 같은 것이 없이 서술형태로 술술 읽히는 책이었다. 한 장이 끝나면 다음장에 대한 기대로 책을 놓을 수 없도록 하는 마력 같은 것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읽기 위해 인내심을 가져야 할 정도는 아니다.

지구의 불안한 미래를 탈출하기 위해 140만명의 지구인을 태울 수 있는 우주선을 타고 세대를 이어가며 천년을 여행하며 새로운 지구를 찾아나선 사람들의 이야기.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떠나지만 결국은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고민과 갈등과 인간사회의 모든 문제들이 새로운 세계를 찾아간다고 해결될 수는 없다는 주제같다. 그리고 지구의 모든 생활여건을 축소해 놓은 수십킬로미터 길이의 우주선 모양은 미래적이긴 하지만 그가 지주로 삼고 있다는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같은 오랫동안 우리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멋진 풍자는 없는 것 같다.

그의 이전 소설들이 모두 이 정도라면 굳이 그것들을 애써 읽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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