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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교 다닐때 우리과 계간지 같은것이 있던걸로 기억합니다.
이름이 동그라미였는데, 저도 언젠가 글을 실은적이 있었어요.

그냥 부담없이 쓴글이었는데 몇몇 친구들로부터 좋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 기억나, 나중에 소장하고 있다가 다시 한번 읽고싶어
찾아보려고 하였으나 찾을 수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중학교때 내 첫사랑 민진기 선생님에 대한 글이었지 않나 싶어요.

* 그래서 생각한 것이 글이 사진못지 않게 그당시의 제 모습을 반추해보고
찾아보는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얼마전 태국에
서 쓴 간단한 기행물을 한번 올려놔 보려구요. 나중에 태국사람들에게 신물
나고 정떨어질때(그렇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읽으면서 다시 마음을 다독
일 수 있도록, 그리고 태국사람들한테 배워야 겠다고 마음먹고 있는 점도
제가 갖고있는지 때때로 체크해 보구요......

그런데 여긴 파일 첨부가 안되는 것 같네 어쩌나?... 방법이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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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발간호마다 100만명에 가까운 독자층을 갖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명망높은 여행 전문지로 손꼽히는 「Travel+Leisure」가 금년 8월 전세계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가장 방문하고 싶은 도시로 ‘방콕’이 전 세계 3위, 아시아 1위로 선정되었다.

어느 선배가 말하길 각 나라 공항에 첫 발을 내딛을 때 국가별로 특유의 냄새가 있는데 즉, 우리나라 인천 공항의 경우는 마늘냄새가 나는데 비해. 방콕 돈무앙 공항에서는 목욕탕 내 묵은 곰팡이 비슷한 냄새가 난다고 표현해서 웃은 기억이 있다. 정말 그 선배 말마따나 방콕 시내 도로변에 빽빽이 들어선 노점식당에서 배어나오는 시큼한 라임과 독특한 팍취(고수)냄새, 그리고 깔끔하게 처리되지 못한 하수 및 쓰레기 냄새가 함께 어울린 시금털털한 냄새가 시내 곳곳에 배어있다.

늘 정체상태인 교통 체증으로 10m를 가지 못하고 서버리는 차량들, 아무 생각 없이 무심하게 뿜어 나오는 매연, 콜라 캔 하나에도 3개씩 친절하게 담아주는 덕분에 끝없이 남용되는 비닐봉지들, 정말 태국 사람들에게 환경호르몬이 무엇인지 들어보기나 했는지 가끔씩 붙잡고 물어보고 싶은 지경일 때가 있다.

태국의 내면을 더 깊이 들여다보면 볼수록 이 사회가 많은 모순 속에 혼재되어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전체 국민의 약 95%가 불교신자인데서 알 수 있듯이 종교를 바탕으로 한 순박함과 선량함이 사람들 모습 속에 면면히 확인되는 한편, 다른 한쪽에서는 청부에 의한 살인사건이 비일비재 발생한다. 태국의 명동이라 불리는 ‘씰롬’거리를 오가는 일반적인 태국 여자들의 옷차림은 우리 한국 사람들에 비해 더 보수적이다 싶을 만큼 긴소매와 정장 스커트 차림이 흔한 반면, 여기에서 불과 약 50M 떨어진 ‘팟뽕’(태국의 대표적인 유흥가) 지역에서는 밤새 불야성을 이루며 유흥업소의 젊은 여자들이 전라(全裸)상태로 손님을 호객하고 있다. 또한 대졸 초임이 기껏해야 우리 돈 20만원 전후에 불과함에도 거리에 나가보면 벤츠, 아우디, BMW 등 007영화에서나 본 듯한 고급 신형차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처럼 선진 환경과는 거리가 멀고 모순되어 보이는 구조를 갖은 국가에 대해서 왜 세계의 여행자들은 높은 점수를 주는 것일까?

태국생활 경력 1년 미만짜리 아마추어 수준에서 나름대로 분석해 본다면, 태국사람들의 ‘마이 뺀 라이’문화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마이 뺀 라이”는 ‘괜찮다’는 의미로 화자의 긍정적인 반응이나 의사를 표현하기 위해 주로 사용되는 말로 혹자는 ″프랑스에 ‘똘레랑스(tolerance)’가 있다면, 태국에는 ‘마이 뺀 라이’가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태국의‘마이 뺀 라이‘는 현 상황에서 타인에게는 ’상대방 입장에 대한 이해'를 위해, 그리고 자신에게는 사태의 심각성을 과감히 줄여주는 ‘합리화’기제로서 훌륭하게 활용되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계층과 연령을 불문하고 태국 사회 내에 굳건히 뿌리내리고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다음은 내가 직접 경험한 몇 가지 사례들이다.

<사례1> 휴가를 맞아 태국을 방문한 친구와 함께 짜오프라야 강에서 배를 타기 직전 짜투리 시간을 이용하여 고급 쇼핑몰에 가서 친구가 어머니 핸드백 선물을 고르는 일을 도왔다. 이것저것 들었다 놓았다 하면서 어깨에 매보고 하다가 결국 배 탑승시간이 빠듯해 뛰는 듯 가게를 빠져나왔다. 배를 타고 약 20분 쯤 신나게 가던 중, 순간, 내 어깨가 무겁다는 느낌 때문에 내려다 보았더니 구매하지도 않은 악어백 가방이 내 어깨에 얹혀 있는게 아닌가. 그 순간의 아찔함이란..... 이미 배를 타서 돌아갈 수도 없고 돌아간다 해도 아마 난 경찰서로 직행해야할 거라는 두려움.... 순간의 두려움 때문에 이대로 들고 숙소로 가버릴까 하는 유혹이 든 것도 사실이었지만, 그 경우 나를 뒤쫓는 악어와 국제경찰 인터폴의 악몽이 내 평생의 위협이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에 망설임과 두려움 속에 숍을 다시 찾았다. 1시간 남짓 된 나의 고민과, 두려움이 무색하게도 이 점원은 자기 월급 반년치에 상당하는 가방 앞에서 간단명료히 환하게 웃으며 답했다. “마이 뺀 라이”

<사례2> 얼마전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방콕시내 대표적인 백화점과 함께 행사를 공동 기획한 일이 있다. 백화점 수석 매니저 D씨와 함께 업무분장을 하면서, 행사에 직접 참가할 소비자(60명) 모객은 우수고객을 2만명 넘게 보유한 백화점 측에서, 본인 책임하에 직접 하겠노라고 했다. 조바심이 나서 세 번, 네 번 확인했으나 100% 보장한다며 우려하는 나를 오히려 걱정까지했다. 지사에 쇄도하는 신청이 있었음에도 불구, 기관간의 신의를 고려, 지사 자체모객을 피하던 중 행사 이틀 전 D씨가 연락을 해왔다. 최선을 다했으나 당초 목표의 1/5 밖에 모객이 되지 못했노라고,,, 화를 주체하지 못해 붉으락 푸르락한 나를 보며 자기는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자기 몫을 다했으니 당신 일에 대해서는 관심 없다는 듯이 D씨는 말했다. “1/5도 마이 뺀 라이“. 나머지 목표 4/5인원을 하루 반 만에 지사 직원들과 모객하며 나는 뼈저리게 체험했다. 합리화용 멘트 마이 뺀 라이의 엄청난 위력을....

<사례3> 태국내에서 한국상품을 가장 전문적으로 판매중인 마르코 여행사는 우리 지사와 협력관계도 좋을 뿐 만 아니라 정말 모든 스텝이 열심히 일하는 젊은 여행사다. 직원중 나와 가장 친한 투어가이드인 P씨는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데 있어서 타고났다 싶을 정도로 자질이 있는데 게이(lady boy)다. 내가 마르코 여행사를 높게 평가하는 것 중에 하나는 P씨와 같은 게이 직원들의 경우 Privacy와 business를 절대 연계시키지 않는다는데 있다. 한국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게이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것을 알기에 P씨가 게이인 것이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느냐는 일부 사람들의 우려를 마르코 여행사 사장은 단호히 불식시킨다. ‘마이 뺀 라이’

태국사람들의 생활 속에는 종교적인 관용정신과 어우러진 ‘마이 뺀 라이’ 문화가 생활 속에 깊이 뿌리 내리고 있어. 다른 사람이 무슨 외제차를 타는지, 노출이 심한 옷을 입던 입지 않던, 근무처가 팟뽕의 유흥업소이건, 외국계 회사이건, 성향(sexual Orientatin)이 게이인지 아닌지의 여부가 그리 중요하거나 심각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인해 외견상 서로 모순 될 것 같은 상황이 갈등 없이 공존할 수 있고, 아울러 외국인들은 이처럼 공존하는 다양함 속에서 태국이라는 국가에 대해 강한 매력과 심리적인 안정감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물론 가끔씩 정말 이처럼 ‘마이 뺀 라이’만 남발하고 문제의식이 없기 때문에 넓은 영토, 풍부한 자원에 비해 가시적인 경제성장이나 혁혁한 성과가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가끔씩 솟구칠 때가 있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서구 중심의 산업화 및 경쟁 논리로 무장한 소위 선진국 국민들에 비해 비록 소득에 있어서는 1/10에도 미치지 못하고 ‘마이 뺀 라이’를 연신 내뱉는 태국인들이지만 이들의 행복지수나 상대방에게 편견없이 건네는 미소의 순수 농도는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남여 성에 대한 편견이 없다는 것, 자신이 게이임을 밝혀도 사회생활 하는데 지장이 없다는 점 그리고 나 같은 노처녀가 결혼 못한 이유에 대해 뒷 말없이 존중해 준다는 점 만으로도 편견 많고 가리는 것 많은 나같은 사람에게 태국은 참 매력적인 곳임에 틀림없다.

어느덧 태국 사람들의 ‘마이 뺀 라이’에 나도 모르게 젖어들어 태국 소비자들이 한국에 가고 싶은데 입국심사가 너무 까다롭다고 불평하거나, 너무 추워서 겨울 여행을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고 물어볼라 치면 나도 모르게
연신 ‘마이 뺀 라이’ ‘마이 뺀 라이’를 외친다.

이제는 어느덧 태국생활에 적응이 잘(?)된 나머지 심심치 않게 태국인들로부터는 혹시 부모님 쪽에 태국계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을 듣는가 하면, 심지어 어떤 한국분 에게는 “어휴, 한국말 잘 하네” 라는 소리를 들을 때도 있다. 친구들은 그런 소리 자주 들으면 기분 나쁘지 않느냐고 묻는데, 이 말이 남국의 작열하는 자외선 덕에 급격히 까무잡잡해진 피부와 증가한 주름살에 대한 언급임을 알면서도 내가 좋아하는 태국사람들과 닮았다는 소리가 마냥 기분 나쁘지 않아 나도 모르게 말한다. ‘마이 뺀 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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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소개를 드리자면, 이부자의 아들중 넷째아들을 남친으로 둔 행복한 사람입니다.
주위 사람들은 머니센스 없는 저를 세심히(?) 배려하여, 평생 고생않고 살도록 이부자의 세째아들과 사귈것을 처음에는 종용했으나. 왠지 만날때마다 편치 않고 무엇보다도 상대가 저를 좋아하지 않더군요. 그래서 절 별로 마다않는 네째아들과 사귀기로 했는데 매우 만족해하고 있답니다. 접할수록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사람입니다.*^^*

이 참에 저도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부자 아버님께서 제게 1억원을 하사하신다면...... 저는 일단 딱 잘라 1/2은 우리나라의 심장병으로 고생하는 빈민계층 아동, 아니면 과감히 달러로 환전 남미, 북아프리카 등지에서 하루 18시간 노동에 한달 급여가 10불도 되지 않는 아이들을 위한 방법이 무엇일까 최우선으로 고민하겠습니다.(제 경험상 좋은일은 나중에 미루면, 끝까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좀 과장되이 말해 90%가 넘는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1순위로 실천해야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금액은 남편과 아이와 함께 조촐히 배낭을 매고 세계지도를 지닌채 떠나렵니다. 저 넓은 세상으로.... 아름답고 좋은 사람들 그리고 자연을 접하면, 나를 선한 의도로 창조하신 분을 대면할 수 있을것이라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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