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만에 어려운 과학도서를 좀 읽어 지식의 지평을 넓혀봐야겠다는 야멸찬 의욕은 채 몇페이지도 넘기기전에 재밌는 소설 읽는 기분으로 전환되어 버렸다.
그래도 지은이의 탁월한 상상력과 오딧세우스 신화 및 철학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은 독자를 흥미의 세계로 이끌어주는데 손색이없었다.
갑자기 이 책 독후감을 쓰려는데 책속에 부수적으로 언급된 쾌락추구자인 에피쿠로스학파와 에피쿠로스 학파의 논리인 '카르페디움(지금 현재를 즐겨라)'이 떠올랐다.죽은 시인의 사회에서도 인용되었던 카르페디움은 야훼 하느님의 현존과 함께 내게는 일반 사람들의 의견과 달리 기분좋은 말이다.
세속적인 쾌락으로서 전락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전여옥씨는 나름대로 현대생활에 팬도 많고 논리도 있는 내가 아는 몇안되는 에피쿠로스주의자인것 같았다. 그리고 어쩌면 지금도 그 분에게는
사람들의 비판과 따가운 시선이 쾌락으로 다가가는지도 모르겠다.
오늘 나의 영혼의 친구이자 위로자인 연옥이의 언니가 한나라당 대변인으로 임명예정될 기사를 봤다. 대학시절 내가 감히 쳐다볼 수 없는 존재였는데 지금은 왠지 똑바로 쳐다보기 민망한 존재가 되어버린듯 하다. 연옥이한테 아무말 하지 말라는 성근대나무님의 의견에 따르리라. 그 대신 나름대로 갖은 명분이 스스로 생각해도 거짓이 아니었음을 시간이 지난뒤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하고 주님께 기도드린다. 이것이 적어도 한때 도움을 받은 동시대의 후배여성으로서 내가 해드릴수
있는 최대의 애정표현이리라. 뇌를 읽으면서 줄곧 내 뇌가 아프다는 생각을 했다.
나중에 다시 읽을때는 그렇지 않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