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이 없고, 낙담에 빠지지 않으며, 극도로 어려운 과제에 접근하는 데 있어 거듭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힘과 유연성을 유지하는 공산주의자는 파멸하지 않는다. ...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는 그의 결론은 단순히 진행 속도를 늦추고 이미 성취한 것을 공고히 하자는 것이 아니라, 정확히 초심으로 되돌아가는 것, 즉 이전 노력에서 상승에 성공한 지점이 아니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키르케고르의 용어로 하자면, 혁명적 과정은 점진적인 진보가 아니라 반복적인 운동, 거듭해서 시작을 반복하는 운동이며, 바로 이것이 10월 혁명으로 시작되어 시대의 결정적 종말이 된 1989년의 모호한 재앙 이후 오늘날 우리가 서 있는 곳이다. ...모든 것을 다시 생각해야 하며, 제로 포인트에서 시작해야 한다.


지젝 <잉여 향유>


내 말이 그 말이여

아주 재미지단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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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진짜를 원해서
가짜를 버리는 과정이었다.
버릴 게 더 있나?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사는 법만 있는 줄 알았는데

조각들이 녹아 
덩어리가 되는 불길이 있었구나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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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언가를 상실했다.무척 소중했으나 이제는 무의미해진 것을. 나는 그것이 필요하지 않다. 마치 세 번째 다리를 잃어버린 듯한 그런 느낌이다. 지금껏 걸음을 방해하기만 했으면서 내가 세 다리 종족이란 확신만은 강하게 가지도록 만들었던. 그런 세 번째 다리를 나는 잃었다. 그리고 나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갖지 못했던 것을 회복했다. 오직 두 개의 다리라는 존재. 다리가 두 개여야만 제대로 걸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지만, 그래도 잃어버린 세 번째 다리의 쓸모없는 부재를 깨닫고는 소스라친다.세 번째 다리는 내가 나를 발견하도록 만들어주는, 심지어 나를 찾는 수고 없이도 그렇게 되도록 해주었던 무엇이었으므로.
 그렇다면 내게 필요하지도 않은 것을 잃었기 때문에 혼돈이 왔단 말인가? 겁먹음, 그것은 내게 일어난 가장 최근의 일인데, 내가 겪은 최대의 모험이기도 하다. 내 겁먹음은 너무도 드넓은 벌판이어서, 오직 최대한 용기를 내야만 감내할 수가 있다.


<G H에 따르는 수난>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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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실망이 있다.하지만 무엇에 대한 실망인지? 나 스스로는 조금도 자각하지 못했지만, 간신히 꾸며낸 질서를 견디기 힘들었던 건 아닐지? 아마도 실망은 더이상 시스템에 속하지 않는다는 두려움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렇게 말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 마침내 실망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이전의 나는 나에게 이롭지 못했다. 그러나 그 이롭지 못함으로부터 나는 최고의 것을 거두었다. 그것은 희망이다. 스스로의 불행으로부터 미래를 위한 덕을 만들어냈다. 그렇다면 지금 두려움은, 새로운 존재 방식이 무의미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인가? 하지만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냥 매번 일어나는 일에 나를 맡겨두면 왜 안 되는가? 나는 우연이라는 성스러운 위험을 감수해야 하리라. 그리하여 운명을 개연성으로 대체하게 되리라.

<G.H에 따르는 수난>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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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는 쉽니다.

그저께는 용문산 사나사 계곡 가서 산 타고 물놀이 했다. 
산 친구들이랑 가끔 놀러다닌다. 넘 재밌었다.

어제는 결혼식 가 있는데 친구한테 연락와서 급만남.
재밌었다. 삼성역에 있다가 광화문 테라로사로 급히 이동. 

트락타트에서 카프카 티셔츠를 샀다.
암만 봐도 벤야민 떡칠이어서 알아봤더니(트락타트부터 이미)
예전에 5년? 정도 벤야민 세미나에서 같이 공부했던 친구들이 만든 거였다.
책 읽는 사람들을 위한 옷이라고 한다. 응원합니다.

곧 우리 고양이 생일. 생일상 차려드려야.
고양이랑 투닥투닥 사는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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