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타이거!
앨프리드 베스터 지음, 해도연 옮김, 듀나 해설 / 다산책방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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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나를 버리자마자 각성에 성공하는 사람들이 있다.


여기 찌질하고 바보같던 한 사람 걸리 포일도 그랬다. 


야망이 부족해서 그 누구도 그 사람이 제대로 된 녀석이 될거라고는 상상도 못한 찌질이.


그런 남자가 우주 난파선에 갇혀서도 그냥 사는지 죽는지 모를 날만 기다렸다가 자기를 구하지 않고 사라지는 배 한 척에 인격을 갈아끼우고 미친듯이 날뛴다.


너를 죽일 것이다.


복수할 것이다.


일단 가만 안둘 것이다 너는 진짜 내가 죽인다.


이런 세상 또라이같은 마음 하나로 우주 끝까지 날아가는 모습을 보다보면 어쩐지 속이 시원해진다.


책 바깥에는 찌질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한 명의 현대인인 내가 여기 있다.


나는 심지어 존트도 할 수 없다. 그러니까 내가 존트나 포일보다 조금 더 불쌍한 것 같은데... 


존트하게 해줘.


존트가 자기 뜻때로는 존트하지 못했더라도 존트로 낭만과 야만의 시대를 열어버렸던 것에도 보르가 호가 자기를 떠났을 때 포일이 자기자신을 구할 수 있게 된 것에도 열광했다.


이 남자가 쓰레기같은 결말을 맞이해도 좋다.


야만과 낭만이 뒤섞인 쓰레기같은 세상 속에서 버려졌다고 울부짖어도 일단 내가 더 불쌍하다.


구르고 굴러서 그가 복수하기를 열망하면서 책장을 순식간에 넘기게 된다.




일단은 책이 진짜 미친듯이 재밌다. 오랜만에 정말 재밌었다. 파괴된 남자도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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