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실수집가
오야마 세이이치로 지음, 윤시안 옮김 / 리드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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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그런데 밀실수집가가 누구예요?”

흔히 말하는 밀실 살인이 벌어지면 어디선가 불쑥 나타나 사건을 해결한다고 알려진 수수께끼의 인물이야.”

아무도 들어올 수도 나갈 수도 없는 방.

그 안에서 조용히 피흘리고 죽어있는 시체.

그리고 모두를 속이는 밀실 트릭.

이런 소재는 늘 재미있지만 이번에는 조금 더 특별하다. 왜냐하면 풀지 못한 밀실 살인 현장에 나타나 도움을 준다는 신비로운 사람 밀실수집가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추리소설을 읽다보면 늘 마주하는 것이 이런 수수께끼 같은 사건현장이다. 최소한의 단서를 가지고 피해자와 형사들의 막막함을 느끼며 애를 쓰다보면 누군가 나타나서 힌트 좀 제발 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 마련인데 밀실수집가는 바로 그 부분을 시원하게 해결해준다.

문과 창문이 모두 잠긴 교실에서 피해자를 총으로 쏘아 죽이고 사라진 범인

경찰이 철저하게 감시하던 집에서 나온 남녀의 타살 시체

사람이 아무도 없는 방에서 추락한 여자

자살한 사람을 살려준 의사가 자살자가 잠든 사이에 시체로 발견되는 일

 

아무리 조사해도 미궁에 빠져버린 사건들

피해자들의 눈물어린 고충과 사연

그리고 누군가의 거짓말 속에 해결하기 어려워진 이야기들은

밀실수집가라는 신기한 인물의 등장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등장하자마자 진범과 진상을 알아내는 놀라운 능력부터

그걸 설명해나가며 추리하는 명쾌함까지

읽는 내내 속시원한 해설과 해결까지 속도감있게 이어진다.

게다가 사건이 해결되고 나면 공을 형사들에게 넘기고는 은근슬쩍 사라지는데 그 모습에는 신비한 매력까지 더해진다.

단편집처럼 속도감있고 짜임새있는 전개를 가지고 있어 이야기마다 읽기가 편한데 각 편마다 등장하는 밀실수집가의 인상이나 단서를 꿰어맞추는 일도 재미있다. 책 한 권을 다 읽고 나면 세상 어려운 현장에 맞닥드린 형사들이 왜 밀실수집가 이야기를 알음알음 전해오는지 이해가 된다. 어려운 업무에 내던져졌을 때 누군가 제발 와서 도와줬으면 하는 마음은 누구라도 같은 것이 아닐까.

막 번영하기 시작한 혼란스러운 도시의 범죄는 흉흉하다. 그 안에서 살아남고 싶은 소시민과 어린 청년들의 생존을 향한 욕구는 글 바깥으로 강렬하게 표출된다. 실수를 숨기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끔찍한 범죄, 치졸한 마음과 생존이 결합해서 만들어낸 이야기들은 안타깝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 모든 것이 먼 옛날에 일어났던 일이라면 어떨까. 과거의 도시에서 일어났던 범죄들, 지나간 시대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들은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운 이야깃거리다. 밀실수집가는 과거의 사건들 사이를 신비로운 모습으로 돌아다니며 해결하고 수집한다. 마치 미래의 독자가 과거의 사건들 사이를 돌아다니는 것 같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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