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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존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 동아일보사 / 2004년 3월
평점 :
품절
영문제목은 DISGRACE이다 이건 모욕이라던지, 치욕을 뜻하는 말이다.
추락과는 왠지 거리가 느껴지는...추락과 치욕 어느것이 더 어울리는 것인지 계속 저울질하게 된다. 역자는 물론 추락이 낫다고 여겼다지만...추락인 편이 담담하게 느껴지긴 한다.
데이비드 루리라는 주인공이 느끼는 감정은 처음에는 치욕이었다가 그 치욕을 인정하게 되면서 아니...단념하게 되면서 추락으로 바뀌지 않았을까 싶다.
데이비드 루리교수가 바라보는 세계는 자기 안에서 논리적으로 완벽했을뿐 현실은 달랐다...인간과의 관계에서-소라야, 멜라니, 그리고 딸인 루시- 그가 생각하는 그들과 그의 관계는 오로지 그의 생각안의 어떤 것이 었을뿐...그들은 모두 다른 방향에서 이해하고 있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특수한 상황에 배경을 둔 이 소설은 지금 이나라가 처해있는 상황만큼이나 날 불안하고 가끔은 멍한 기분이 들게 했다.
윤간을 당하고도 그 무시무시한 기억이 남아있는 자기의 농장을 떠나지 않고 오히려...자신이 처해있는 상황을 운명으로 받아드리려는 딸 루시...사실 이 설정은 나의 이해 영역의 밖에 있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에 주인공 데이비드 루리의 한마디 '그렇소, 단념하는 거요' 이건 개에 국한된 말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의 약간은 독특한 의식세계, 그가 상식이라고 믿고 있었던 것들...그리고 그의 피붙이 루시...어쩌면 불안한 사회의 상황까지...그 모든것을 의미하지는 않을런지.
가치있는 소설, 지루하지 않은 글쓰기가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