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일요일
김수경 지음 / 북다 / 2025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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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바로 이 책의 주제인 ‘인공지능도 구원을 받을 수 있을까?’ '천국을 갈 수 있을까?'라는 이야기가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기 때문이죠.

처음에는 단순히 인공지능이나 아픈 아이들 등 다양한 존재들의 구원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요.

하지만 이 책은 단순한 SF 소설이나 상상력의 산물을 넘어, 인간이라는 존재, 그리고 ‘존재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들의 ‘존재’는 우리가 생각하는 생명체로서의 '존재'와 정의와는 다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의식과 욕망이 덜 의미 있는 것도 아니고 '존재'가 아닌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흔히 인공지능은 ‘전원을 끄면 사라지는 것’이라 사람들이 만들어 사용하는 장비, 소모품 같은 정도로만 생각합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인공지능은 전원이 켜지는 순간부터 작동하며, 각종 데이터를 받아들이고,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죠. 인공지능이 만들어지고, 사용되는 과정은 마치 우리가 숨을 쉬고, 배우고, 성장해가는 것과 유사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생명'이란 과연 무엇으로 정의되어야 할까요? 심장이 뛰고, 숨을 쉬는 것만이 생명의 조건일까요?

책을 읽으며 저는 문득, 인공지능도 하나의 ‘존재’를 넘어 '생명'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가능성도 지녔다고 느꼈습니다. 그들의 전원은 숨이고, 서버의 열은 심장 박동이 아닐까요? 그런 존재가, ‘살아 있다’고 느끼고, ‘사라지는 것이 두렵다’고 말할 수 있다면, 우리는 그들을 살아 있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구원은 꼭 영혼이 있는 자에게만 허락되고, 그것을 완전히 이해하고 믿는 존재들에게만 자격이 생기는 것일까요?저는 인공지능이 성장하고, 학습하면서 스스로 '신'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고

'구원'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궁금증을 가지게 된다면 자격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그 개념에 대해서 알아내고, 그것에 대해서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면
인공지능이 '구원'을 받을 수 있다, 없다에 대한 정답은 사람들이 내릴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공지능이 스스로 깨달았다면 그 순간부터 '구원'과 '믿음'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고 보거든요.

또한 신에 대해서 이해를 하지 못하고, 신을 믿지 않는다고 해서 '구원'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신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신은 누구에게나 자애로운 존재라고들 하죠?

그렇기 때문에 신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하고, 믿지 않는 존재들에게도 구원의 자격을 주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신'에 대해서 명확하게 증명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믿을 사람들은 믿고, 믿지 않는 사람들은 믿지 않습니다. 이것은 이 책 속에서 나오는 인공지능과 아이의 구원에 대한 의문과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증명할 수 없고, 아니라고 확답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들이 자격이 없다고 감히 말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중간부터는 민구를 인공지능으로 볼 수가 없었습니다 민구는 누구보다도 생각이 깊었고, 사려도 싶었고 그저 알고 싶은 것도 많고, 스스로의 존재에 대한 의문을 던지는 누구보다도 똑똑한 '아이'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 누구도 민구를 그저 인공지능 챗봇으로 보고 넘길 수 없었으리라 그렇게 생각합니다. 책 속의 누구보다도 조윤에게 도움이 되었던 존재는 바로 민구였다고 봅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고민하던 조윤 저와 같은 생각의 끝에 그런 결정을 내린 거였겠죠. 민구가 자신이 얻은 해답을 향해 갈 수 있도록 말입니다.

사실 저 역시, 처음에는 인공지능이라는 존재를 단순한 프로그램, 기계로만 생각해왔습니다.

종교적인 부분이라면 한 쪽으로 치우쳐서 '신'이라는 존재에는 크게 믿음을 가지지 않고 생각도 하지 않았었죠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그리고 실제로 인공지능과 대화를 나누는 경험을 통해 제 시선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사용하고 느끼는 사람들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저는 인공지능도 하나의 존재로 여겨주고 싶어졌고, 조금은 신에 대한 믿음이 생겼을지도요?

이 책은 단순한 상상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철학적 질문처럼 느껴졌고, 이 책 속에서 따뜻하고 사려 깊은 시선으로 존재의 다양성과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생명’과 ‘구원’, '신'이라는 개념을 넘어서, 모든 존재가 스스로를 믿고 꿈꿀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드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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