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 고이즈미 야쿠모 작품집
고이즈미 야쿠모 지음, 김민화 옮김 / 보더북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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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일본 괴담의 정수



오늘 가지고 온 책은 제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일본 괴담들이 수록된 책입니다.


일단 이 책은 저자부터가 조금 신기한 분이에요 바로 '고이즈미 야쿠모'라는 작가분인데요 사실 귀화전의 이름인 '라프카디오 헌'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작가로 원래 아일랜드 영국인이지만, 일본 문화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품으면서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인 여성과 결혼하며 귀화한 인물입니다.


고이즈미 야쿠모는 귀화를 한 외국인이지만, 일본의 정서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수용한 작가로 평가받고 있기도 합니다. 그는 자신의 작품에 외국인이 보는 일본에 대한 시선을 담아낸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일본의 정서를 그대로 이해하고 그 자체를 녹여냈다고 하죠. '괴담'은 그런 고이즈미 야쿠모가 일본의 전통 괴담이나 요괴 이야기들을 직접 정리하고 자신만의 해석을 담아서 재구성한 대표작을 모은 작품집입니다. 총 13가지의 단편 이야기들이 담겨 있고요 그중에는 사람들에게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괴담들도 존재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e-book 플랫폼을 통해서 라프카디오 헌이라는 이름으로 '화해', '시체 올라타기','찻잔 속'이라는 작품을 접해봤었기 때문에 꽤나 익숙한 작가분이기도 했지만 생소한 분들도 많을 텐데요.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괴담 책으로 알려진 책이 바로 이 라프카디오 헌이 1904년도에 집필한 '괴담'입니다...이 책과 제목은 똑같은데 내용은 차이가 좀 있는데요.

100년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번역본도 계속해서 출간되고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일본 괴담의 바이블 같은 느낌이라고 할 수 있죠.


책에 수록된 대표작 중에는 '설녀', '로쿠로쿠비', '귀 없는 호이치 이야기'처럼 익숙하게 듣고 알고 있었던 괴담들도 있어서, 거부감 없이 그리고 큰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었는데요. 마치 오래된 친구를 다시 만나서 이야기를 듣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알고 있던 이야기들이지만 이렇게 글로써 다시 읽으니 색다른 느낌이 들기도 했고, 그와 동시에 자료 사진들 역시도 알고 있던 작품들이 많아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처음 듣는 이야기들도 같이 수록되어 있어서, 일본의 전통적인 괴담에 대해서 더욱 많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했는데요. '괴담'이라는 제목이 말해주는 것처럼 미스터리, 심리적인 공포보단 구전으로 전해져오는 요괴나 전설에 대한 이야기들이 기반이라서 기묘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면서 일본의 시대적인 정서나 문화적 배경이 잘 녹여져 있는 말 그대로 일본 전설 괴담 모음집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단점으로는 아마 시시하다고 느끼는 분들이 계실 것 같다는 점인데요. 책에 수록된 이야기들 자체가 호러 소설이나 공포 영화들처럼 자극적인 소재도 아니고 구전 민담을 재해석해서 엮은 책이다 보니까 비교적 잔잔합니다 그만큼 조용하고요. 한국의 전설의 고향 이런 스타일도 아니고 더 조용한 일본 분위기다 보니까 이게 뭐야? 하고 싱숭생숭하다고 느끼는 분들도 계실 것 같지만 한 번쯤 읽어 보기엔 좋은 책이에요. 물론 저처럼 일본 괴담이나 요괴 이야기, 민담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그냥 평소에 알고 있던 일본 스타일 그대로라서 매우 익숙하고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13편이 모두 길지 않고 짧게 짧게 이어진 단편이라서 가볍게 읽기도 좋을 것 같고, 요괴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책 속에 나오는 이야기들에 대해서 따로 또 검색해서 다양한 전설들을 알아보기도 했는데요 무척 흥미롭더라고요.


특히 골동 편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요괴 이야기와는 사뭇 분위기가 달라서 조금 더 신기했다고 할까요? 요괴보다 조금 더 일본의 시대적인 정서나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골동 편에 집중해서 읽으시면 좋을 것 같고, '찻잔 속'을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이 책에는 수록되지 않은 작품들도 찾아서 읽어보시기를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 '괴담'처럼 고전적인 괴담이나 요괴에 대한 책들이 많이 출간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저 같은 사람들에겐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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