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큐리 테일
김달리 지음 / 팩토리나인 / 2025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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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다섯 가지 이야기, 다섯 가지 비틀림

드디어 2025년의 첫 번째 장르 소설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팩토리나인에서 출판된 김달리 작가님의 머큐리 테일입니다



이전에 김달리 작가님의 '렉카 김재희'를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이번 작품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요

역시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정말 재미있고 매력적인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머큐리 테일'은 어딘가 어긋난 이들의 집착과 사랑, 욕망을 다룬 다섯 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었는데요

이 책을 읽는 내내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서사에 매혹되면서도 동시에 약간의 불편한 감정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이야기 속에 떠오르는 오묘한 비현실감은 진짜 사람이라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조금은 있었거든요



 

다섯 가지의 이야기 중에서 제가 가장 흥미롭게 읽은 건 바로 두 번째 이야기인 들러리였습니다

애인과 사랑을 나눌 때마다 등장하는 단발머리 귀신에 대한 이야기였는데요

제가 평소에 관심이 가장 많은 주제가 귀신인 것도 있었지만 작가님이 표현한 내용들이

실제로 어디선가 일어났을 법한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꽤나 구체적이었기 때문이죠

애인과 사랑을 나눌 때마다 등장하는 귀신에 대한 이야기인 만큼 성관계에 대한 내용도 짧게 나오지만

그 내용에 대한 표현이 불쾌감이 느껴질 정도로 상세하진 않아서 편하게 넘길 수 있었습니다

사실 귀신에게 시달리며 고생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저도 경험이 있다 보니 그런 부분에선 감정 이입도 되더라고요

무속적인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에서는 무당들에게 피해 입는 사람들이 생각이 떠올라서 저 무당이 진짜 도움을 주는 것일까?라는 의심을 했고

또한 주인공이 보았던 모든 존재들이 진짜 사람인지 귀신인지에 대한 의심까지도 남아서 끝이 깔끔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

귀신이야 먼지 같은 거잖아.

개인적으로 마음에 와닿은 문장인데요 제가 항상 귀신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으며,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나 없다고 말을 자주 하거든요

근데 딱 저 문장이 제가 생각하는 귀신을 정확하게 정의하는 느낌이었어요 먼지 같은 존재 우리 눈에 안 보이더라도 어디에나 있고, 또 어디에나 없는 것이요

저런 식으로 귀신이라는 존재를 너무 믿지도 그렇다고 안 믿지도 않고 적당히 무시할 땐 무시하고 넘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 외에 다른 4가지 이야기 속 주인공들이 겪는 갈등과 사건들 역시 어느 정도 있을 법한 이야기도 있지만

인외적인 존재들의 등장 때문에 이해하기 힘든 행동도 많았는데요 하지만 그만큼 상상력이 돋보였다 보니

글을 읽는 사람들도 같은 상상에 빠져서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힘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렉카 김재희에서도 그랬지만 작가님이 인물들의 심리 묘사를 꽤 덤덤하게 잘하시는 편이라서 등장인물들의 복잡한 감정선과 갈등이

마치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처럼 느껴져서 내용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인간의 감정이 얼마나 복잡하고 다층적인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랑과 집착, 욕망, 인외적인 존재들이 만들어 낸 얽히고설킨 이야기들은 우리 삶에서도 쉽게 접할 수 없을 법한 이야기들이면서도

또 어쩌면 나도 모르게 쉽게 접할 수도 있는 이야기이기도 해서 끊을 수 없게,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SF 적이면서도, 오묘한 미스터리함이 뒤섞인 욕망의 단편선들이 궁금하다면 꼭 한 번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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