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록달록 우울증 영수증
류정인 지음 / 라브리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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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의 흔적을 찾아서

오늘 가지고 온 책은 바로 우울증에 관련된 에세이인데요

저의 이야기와 너무 닮아서 차마 외면하기 어려웠던 슬픈 이야기는 아니지만 읽으면서 감정이 올라와서 눈물까지 펑펑 쏟았던 책입니다



바로 류정인 작가님의 '알록달록 우울증 영수증'이라는 책이에요

작가님이 25살에 처음 우울증 진단을 받고, 30살에 두 번째 진단을 받기까지의 여정을 담은 에세이입니다 이 책은 작가님이 20대의 절반 이상을 우울증과 함께 보내며 겪은 다채로운 감정과 경험을 솔직하게 풀어내고 있었죠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작가님의 이야기가 저와 많이 닮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 역시 예전부터 우울증이 있었고 그걸 외면하고 있었죠 제대로 우울증과 마주하기 시작했던 건 바로 3년 전입니다

22년 11월 인생의 또 다른 변화 앞에서 제 마음은 너무나 약하고 약했고 이젠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직감하고 스스로 병원을 향했습니다

정신병원, 정신병자, 정신이 약한 사람이라는 그런 틀에 박혀서 도장 찍히고 싶지 않았지만 제 자신이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우울증과 중증 불안장애

33년의 인생 속에서 저에게 우울증이라는 낙인이 찍혔던 그 순간 가족들은 제가 너무 약해서 그렇다고 이야기를 했죠 약을 먹고, 방에 누워서 아무런 의지도 없이, 살이 빠지고, 식욕도 없고, 모든 삶을 놓아버리고 싶었던 그때의 모습 그 과정에서 느꼈던 감정들이 글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생생하게 되살아났습니다


특히 "잘 해내고 싶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미워해온 나날들"이라는 문구는 가슴에 와서 박혔죠 저도 그런 날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작가님이 자신의 아픔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모습은 저에게 큰 위로가 되었고, 저 또한 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습니다

우울증이라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며 느꼈던 감정들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어, 읽는 내내 공감하며 마음이 아팠습니다 작가님은 우울증을 겪으면서 스스로를 미워하고, 잘 해내고 싶다는 압박감에 시달렸던 날들을 회상합니다 홀로 감내하던 그 고통과 외로움은 저에게도 너무나 익숙한 감정이었습니다

밤새 혼자 울고 아침엔 아무렇지 않게 사람들에게 감정을 숨기고 죽어서 이 감정을 끝내고 싶었고 슬픔을 고통을 없애고 싶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동안 숨기고 싶었던 나의 모습과 마주하는 기분이 들었고

우울증은 단순한 기분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여러 측면에 영향을 미치는 복잡한 감정의 연속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작가님이 이런저런 물건을 충동적으로 구매하고, 애착 인형을 가지고 있는 모습 하나하나까지도 너무 닮아서 책을 한 번 읽으니 손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나와 닮은 이 이야기를 끝까지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책 속에서는 작가님이 우울증을 겪으면서 느낀 고통과 불안,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한 작은 희망의 순간들을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울증이 단순한 슬픔이나 우울함이 아니라, 삶의 여러 측면에 영향을 미치는 복잡한 감정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기도 하죠

작가님은 우울증을 겪으면서도 자신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과, 그 과정에서 느낀 감정들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런 작가님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많은 사람들 역시 자신의 이야기를, 노력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우울증에 대한 인식이 더 많이 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예전에는 우울증을 단순히 기분의 문제, 단순히 마음이 우울한 상태로만 치부하거나, 나약한 사람들이 걸리는 병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그 깊이와 복잡성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긴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을 숨기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 역시도 우울증을 무조건 이겨내야 한다는 사람들의 말과 약해서 그렇다는 사람들의 말에 상처를 받았고 그 때문에 감정을 숨기고 여전히 혼자 감내하고 있기 때문에 특히나 인식의 변화를 바라고 있죠

작가님이 이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역시도 바로 그런 부분입니다

우울증은 혼자서 싸워야 할 문제가 아니라, 모두 함께 나누고 이해해야 할 문제라는 것입니다

우울증의 모습이 진짜 마냥 우울하기만 한 사람들을 떠올리지만, 실제 우울증 환자들의 모습은 사람들의 생각과 많이 다릅니다 감정을 숨기고, 오히려 우울함을 감추려고 노력하죠 그래서 주변에서는 심각성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갑작스럽게 목숨을 끊는 사람들의 경우에도 주변에서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다, 그럴 증조가 없었다고 말을 많이 하죠 하지만 그 사람이 남긴 이야기를 들어보면 상당히 외로움과 우울감에 몸부림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우리는 우울증이 얼마나 복잡하고 다양한 감정의 집합체인지, 그리고 그로 인해 얼마나 큰 고통을 겪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서 작가님이 조금이나마 우울증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자 하는 의도가 느껴졌고, 저 또한 그 변화에 동참하고 싶다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알록달록 우울증 영수증'은 단순히 우울증에 대한 고백 에세이가 아닙니다

이 책은 우울증을 겪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위로가 될 수 있는 소중한 이야기이며, 우울증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입니다 작가님의 솔직한 고백을 통해, 우리는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함께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여러분도 이 책을 읽고, 작가님과 함께 우울증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져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우울증에 대한 인식이 더욱 긍정적으로 변화하길 바랍니다 함께 나누는 이야기가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어 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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