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작가님의 이야기가 저와 많이 닮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 역시 예전부터 우울증이 있었고 그걸 외면하고 있었죠 제대로 우울증과 마주하기 시작했던 건 바로 3년 전입니다
22년 11월 인생의 또 다른 변화 앞에서 제 마음은 너무나 약하고 약했고 이젠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직감하고 스스로 병원을 향했습니다
정신병원, 정신병자, 정신이 약한 사람이라는 그런 틀에 박혀서 도장 찍히고 싶지 않았지만 제 자신이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우울증과 중증 불안장애
33년의 인생 속에서 저에게 우울증이라는 낙인이 찍혔던 그 순간 가족들은 제가 너무 약해서 그렇다고 이야기를 했죠 약을 먹고, 방에 누워서 아무런 의지도 없이, 살이 빠지고, 식욕도 없고, 모든 삶을 놓아버리고 싶었던 그때의 모습 그 과정에서 느꼈던 감정들이 글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생생하게 되살아났습니다
특히 "잘 해내고 싶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미워해온 나날들"이라는 문구는 가슴에 와서 박혔죠 저도 그런 날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작가님이 자신의 아픔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모습은 저에게 큰 위로가 되었고, 저 또한 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습니다
우울증이라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며 느꼈던 감정들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어, 읽는 내내 공감하며 마음이 아팠습니다 작가님은 우울증을 겪으면서 스스로를 미워하고, 잘 해내고 싶다는 압박감에 시달렸던 날들을 회상합니다 홀로 감내하던 그 고통과 외로움은 저에게도 너무나 익숙한 감정이었습니다
밤새 혼자 울고 아침엔 아무렇지 않게 사람들에게 감정을 숨기고 죽어서 이 감정을 끝내고 싶었고 슬픔을 고통을 없애고 싶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동안 숨기고 싶었던 나의 모습과 마주하는 기분이 들었고
우울증은 단순한 기분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여러 측면에 영향을 미치는 복잡한 감정의 연속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작가님이 이런저런 물건을 충동적으로 구매하고, 애착 인형을 가지고 있는 모습 하나하나까지도 너무 닮아서 책을 한 번 읽으니 손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나와 닮은 이 이야기를 끝까지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책 속에서는 작가님이 우울증을 겪으면서 느낀 고통과 불안,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한 작은 희망의 순간들을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울증이 단순한 슬픔이나 우울함이 아니라, 삶의 여러 측면에 영향을 미치는 복잡한 감정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기도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