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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신 ㅣ NEON SIGN 7
청예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4월
평점 :
공포, 호러, 오컬트 장르를 좋아하는 저에게 꽤 흥미로운 제목의 소설을 눈에 들어왔습니다
바로 수호신이라는 제목이었는데요 보자마자 어 이거 오컬트 쪽 이야기인가? 란 생각에 설명을 보니까 오컬트 스릴러가 맞았습니다
그것도 주제나 테마 자체가 한국판 오컬트 스릴러에 딱 걸맞은 작품인 것 같더라고요
사실 이 책을 쓴 청예 작가님은 SF 쪽으로 굉장히 유명한 작가님이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나름 특색 있는 장르 문학을 좋아하다 보니까 이쪽으로 보다 보면 SF 쪽을 주로 파는 분들의 이야기도 자주 들을 수 있거든요
흥미롭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재미있는 작품을 많이 쓰는 작가님이라고 한 번쯤 읽어보라고 했는데
사실 제가 SF 소설은 거의 벽을 치고 있는 상황이라 읽지를 않고 있었거든요 어렵다는 그 선입견이 씻어지지가 않았어요
SF라는 장르 자체가 제가 보기에 애매모호한 경계가 있어서 이 작품이 SF 인가 싶은 것도 종종 있었고... 네 다양한 핑계가 있었죠
그래도 종종 읽긴 했는데 청예 작가님의 작품을 읽어본 적이 없어서 이 기회에 이 작가님의 스타일이 궁금하기도 해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515/pimg_7153171044294192.jpg)
띠지부터 강렬하게 들어오는 문구가 있죠?
바로 <파묘>, <검은 사제들>, <사바하> 등으로 한국 오컬트 영화의 정통성을 이어가는 유일한 감독인 장재현 감독님이 이 책을 추천했다는 문구인데요
이걸 보면 다들 한 번쯤은 호기심에 읽게 될 것 같은데요
개인적으로 읽고 나서 느낀 바로는 평소에 오컬트 소설을 좋아하지 않았던 분들이라도 이 책은 꽤 쉽게 읽을 수 있을 거라는 겁니다
리딩 타임이 그렇게 길지가 않은 작품이에요 여유롭게 읽는다고 치면 하루 정도 투자하시면 금방 완독이 가능하거든요
하지만 그렇다고 속 빈 강정은 아니고 짜임새도 좋고 재미도 있습니다
다만, 정재현 감독님의 작품들처럼 많이 어둡거나 딥한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이 됩니다 물론 어느 측면에서는 딥한 감도 있지만요
조금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오컬트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쉽게 읽을 수 있었고 리딩 타임도 짧은 거고요...
아마 청예 작가님이 맘먹으면조금더 딥한 오컬트 작품도 쓰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515/pimg_7153171044294193.jpg)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515/pimg_7153171044294194.jpg)
일단 이 책 역시도 여타의 다른 스릴러들과 마찬가지로 누군가의 죽음으로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용을 따라가면 갈수록 무언가 키워드가 남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는데요
바로 이 책에선 다른 책에서는 쉽게 다루지 않았던 "십이지신"을 소재로 한 종교관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표지에도 그렇고 책 속에도 그렇고 시작부터 "소"에 관련된 무언가가 많이 깔려있죠 물론 힌두교 이쪽은 아닙니다!!
그리고 생각하지도 못했던 복선도 잘 깔려 있어서 읽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었는데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대중적인 소재를 이용해서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낸 작가님의 상상력이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인간은 날 때부터 두 종류의 신과 함께다.
하나는 수호신이고 하나는 악신이지.
제가 인상 깊게 봤던 페이지 중에 하나인데요 바로 무당이 등장하는 장면입니다 무당이 건네는 이 말은 표지에 나오는
"인간이 두 팔을 가지고 태어나는 이유는 두 방향의 신과 손잡기 위함이다"와 일맥상통한 이야긴데요
사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수호신, 선신이나 악신은 모호함의 차이가 있는 존재라 이 페이지에서 무당을 통해서 보여주는
신들의 구성 요소, 색상이 주는 고유한 이미지가 악신과 수호신 사이의 그 모호함, 경계성
그리고 사람들의 선입을 잘 드러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무당이 호통치면서 했던 이 말도 잘 기억해두시면, 뒤로 가면서 왜 무당이 저런 말을 했는지 절실하게 깨달을 수 있습니다
분명히 수호신과 악신을 구별해서 말했는데 왜 무당은 '신'이라는 존재 자체를 언급했을까요?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515/pimg_7153171044294195.jpg)
믿지 말았어야 했다.
그저 신이란 건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수호신이든 악신이든 이 세상에 믿을 것은
오직 나뿐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했다.
그리고 최종장에 이르면서 무당이 신에 대한 믿음을 이야기한 이유를 주인공도 독자들도 절실하게 깨닫게 됩니다
물론 여기에는 또 다른 숨겨진 반전이 존재하지만 스포가 될 수 있어서 살짝 모자이크를 하였습니다
작가님이 무당 쪽이나 오컬트 쪽에도 공부를 많이 하셨는지 가볍게 지나가는 부분이라도 디테일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저처럼 오컬트 분야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이런 사소한 디테일에서도 의미나 오류를 찾는 경우가 많은데
무어라 시비를 걸고 싶은 부분도 없었고 모든 스토리의 구성도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몰입하기도 너무 좋았고요
그리고 소설에 등장하는 우바리를 보면서 오컬트에 SF 적 소재를 이런 식으로 같이 쓸 수 있구나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기도 했어요
사실 오컬트 소설이라고 하면 뭔가 공포와 함께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 초자연적이면서도 현실과 비현실의 어디쯤을 달리고 있고,
주술이나 강령술, 판타지나, 미스터리 이런 쪽을 아우르고 있어서 대놓고 과학적이거나 미래적이나 현대적인 내용을 많이 쓰기엔 애매하다고 생각했거든요
물론 최근에 파묘라든지 현대적인 오컬트 장르의 영화나 작품들을 보게 되면, 현대적인 부분은 아예 불가능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거는 과학보다는 현대라는 배경에 맞춰진 거라서 당연히 시대가 흐름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청예 작가님이 사용한 소재를 보면 꽤나 더 신선했다고 보입니다 SF에 오컬트가 합쳐진 그 무언가가 정말... 강렬했네요
작가님이 인스타를 보니까 본인의 전작 중의 하나인 <라스트 젤리샷>의 데우스 파트를 좋아했던 분들에게 추천한다고 따로 언급을 하셨더라고요?
저는 사실 해당 작품을 읽지 않았기 때문에 작가님이 왜 저 파트를 꼭 집어서 언급하셨는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어서 다음에 꼭 기회가 되면
라스트 젤리샷이라는 책을 읽어봐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오컬트를 가볍게 읽고 싶으신 분들한테 주로 추천하고 싶고요 학생들이 읽어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에도 누구나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재미있는 오컬트 소설들이 많이 나오면 좋겠네요